자꾸만 숨게 되는 이유

디깅 프로젝트 1 : 나 알아가기

by 캐러바웃 Carolabout

작심 1일은 아니었고 그 사이에 글도 썼지만 아직 다듬지 못해서 나중에 정리해서 올릴 예정.

시간 날 때마다 오며 가며 노션에 적었는데 구구절절 쓰다 보니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컷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지경ㅋㅋㅋㅋㅋ

글을 쓸 때 회고가 가장 중요하다던데 개인적으로 회고를 별로 안 좋아해서 브런치에도 글 쓰면 맞춤법 검사만 하고 올려버리는 편이라 글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몰라 노션에 들어가지도 않는 중.

변명을 해보자면 그 사이에 넣어볼 만한 채용 공고를 늦게 봐서 퇴근 후에 병원/자소서를 썼고 1박 2일 워크숍도 있었기에 좀 봐줘라(누구한테 하는 말임? 사실 다 핑계지 뭐)

정리는 못했지만 정리하면서 머릿속에만 있던 생각을 끄집어낸다는 것이, 그 생각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는 것이 나름 의미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써야 하나….


나는 나를 드러내는 것을 어려워한다.

성향이 I인 것도 있지만, 사실 성향과는 또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내 인생은 시트콤 같아서 주변 사람들이 유튜브 하면 대박 날 거라고 했는데 얼굴 공개 되는 게 무서워서라는 핑계로 시작하지 못(안)했다. 블로그도 마찬가지. ‘나를 드러낸다’ 혹은 ’ 드러날 수 있다’라는 것에 지레 겁먹어 몇 안 되는 게시글에도 나를 특정할 수 없는 글/사진을 올리거나 내가 나온 사진은 모자이크 하는. 그건 다른 SNS 채널도 마찬가지다. 오죽하면 내 주변 사람들에 공개되고 싶지 않아 핸드폰 번호를 등록하지 않은 덕에 해킹? 갑자기 로그인되지 않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찾지 못한 경우도 있으니까.


또 다른 나의 모습은 얼굴이 아니더라도 개인정보 등을 남발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미 내 정보는 나의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하지만 불필요한 가입이나 어플 설치 등을 꽤 지양하는 편이다. 부득이하게 꼭 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외면하곤 한다.


이런 성향을 나는 꽤 오래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다. 사람의 성향이라고 하지만 어떤 계기로 인한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봤다. 이 부분도 꽤 오래전에 혼자 머릿속에서 생각만 해왔다. 또 생각나면 추가할 수도 있지만 현재 떠오르는 이유는 1. 소위 상위 몇% 와 같은 삶을 살아오지 못했기 때문 2. 사람 관계의 상처를 갖고 있어서 정도로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특별히 잘하는 것은 없지만 무난하게 살아왔던 사람이다. 부모님도 나도 만족할 만큼의 수능 성적을 받지 못해 인생의 첫 실패(?)를 했지만 나는 재수라는 옵션을 선택하지는 않았다. 잘해 낼 자신이 없기도 했지만, 그 젊은 청춘을 공부만 하면서 보내고 싶지 않기도 했고 재수를 선택할 만큼 하고 싶은 목표가 없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취업이 어렵다는데 재수할 시간을 취업에 더 투자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나는 인생의 멘토가 없었다. 서울 촌년이었던 나는 원서를 쓸 때, 같은 반 친구가 얘기하는 처음 들어보는 낯선 대학교에 진학하게 된다. 당시 반값 등록금이 부상하고 등록금에 대한 논란이 많은 시기였다. 내가 아는 국립대는 서울대밖에 없었는데, 친구가 말하길 지방 거점 국립대학교라고 했다. 어떻게 다닐 거냐고 물어봤더니 기차 정기권이 있다고 했다. 나는 홍대처럼 홍대입구역에 내리면 학교가 가깝고(? 가깝진 않지ㅋㅋㅋㅋㅋ) 지하철, 버스 배차 간격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그냥 생각 없는 어린애였다. 지하철을 타듯이 기차를 타고 다니는 게 어떤 건지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그래서 단순히 ‘응. 국립대가야 등록금이 저렴하지. 그리고 정기권 끊어서 다니면 된다고?‘ 이렇게 내가 다닐 대학교를 정했다.


그 지역에서는 알아주는 학교였고 인정해 줬다. 대학생 때 과외도 했었다. 그렇지만 부모님의 성에 차지 않았겠지. 그냥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 지역에서나 알아주는 학교‘니 뭐니 이런 얘기를 은연중에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부모님한테 인정받지 못했다. 그렇지만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잘 다녔다. 꼭 자부심이 있어야만 하나? 근데 문제는 아무 생각 없이 다녔던 게 문제였다.ㅋㅋㅋㅋㅋ 그냥 흐르듯 보냈다. 열심히 놀았고, 적당히 공부했다. 그랬더니 인생이 이렇게 다사다난하고 다이내믹해졌다.ㅋㅋㅋㅋ


지금도 만족스러운 직장에 다니지 못한다. 여전히 새로운 곳으로 이직하고 싶어 하고 공고를 들여다보게 되는 삶을 살고 있다. 나 자신에게 떳떳하지 못해서인지 나를 굳이 설명하고 싶지 않다. 드러내도 잘 나가는 평균 이상의 사람이 아니라 (물론 모든 사람이 이 집단에 속할 수 없고, 활발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사람들도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참 쉽지 않다. 현재 진행형 중이라서 그런가 보다.) 수식어구가 많이 붙어야 하고 아직 나도 나를 뭐라고 정의해야 할지 잘 몰라서 인 것 같기도 하다.


2. 사람 간의 상처? 누구나 있을 수 있다. 엄청 유명한 유튜버가 되지 않는 이상 나를 알아보는 것은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유명해지지 않더라도 어디에 선가는 나를 본 사람이 있을 거고, 또 사람의 관점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판단할지도 모른다. ‘나는 솔로‘에 나온 사람들만 봐도 그렇다. 그 환경에 놓이자 비로소 몰랐던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저도 제가 이럴 줄 몰랐어요.” 주변에서 우스갯소리로 ’ 나는 솔로’ 출연할 생각이 있냐고 물어보면 ’절대 네버 없다 ‘고 답한다. 1억을 줘도 안 나갈 거냐고 물었을 때 나는 한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1억에 나를 털리고 싶지는 않다.ㅋㅋㅋㅋㅋ


과도한 망상일 수 있는데 옛날에 다니던 직장이나 알던 사람들이 알아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뭐 누구에게나 인생이 쉽고 달콤하지만은 않겠지만 유독 산전수전을 겪었다고 생각한다. 20명 내외되는 큰 부서 내에 내가 속한 팀은 가장 작은 규모의 팀이었는데 팀장은 나를 지켜주지 못하는 그저 꼰대였고 다른 팀은 텃세를 부렸다. 나는 그 가운데서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였다. 일을 하고 있으면 다 들리게 나를 저격한? 뒷담을 했고, 그 팀에 있는 동기들도 이유는 모르겠는데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긴 하다고 얘기해 줬다. 그런 사람한테 축의금도 갖다주고 그때의 나는 너무 어렸다. 그때는 그래야 하는 줄 알았으니까. 그러면 괜찮아지는 줄 알았으니까.


또 다른 조직에서는 한 순간에 팀장이 사라졌다. 팀장의 잘못으로 징계에 따른 발령 이런 거였다. 동급인 사이코패스 여자애가 사람들 사이를 이간질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때 ‘나르시시즘‘이라는 단어와 ’ 가스라이팅‘이라는 처음 알았다. 일방적인 잘못은 없을 거다. 나도 잘못했을 수 있다. 모든 상황에 100% 는 없고 일방적인 것은 없으니까. 하지만 돌아가며 타깃을 정해 구성원들을 모함하고 괴롭혔다. 그 상황에 출근 외에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는 무기력하고 작은 나를 발견했고, 이를 지켜주지 못하는 시스템을 느꼈다. 이런 정신적 스트레스와 고통은 상황을 벗어나자 괜찮아졌지만, 그때 다 들리게 욕했던 몇몇 무리들이, 단체 카톡방에서 저격했던 그 무리들에게 공개되면 또 움츠러들까 봐 나를 온전히 공개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제 내 인생에 넣을 생각도, 마주할 생각도 없는 사람들이지만 그때의 힘들었던 기억이, 그리고 그 당시에는 컸던 그 존재들이 뒤에서 수군거리는 것이, 그들의 입에 오르내리락 하는 것이 싫었다. 나의 치부일 수 있는 이런 면을 드러내는 것도 한편으로는 특정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때의 나보다 강해졌다. 그렇지만 그들에게 보란 듯이 잘 나가지 못한다. 후… 인생은 정말 뜻대로 되지 않아. 여전히 나는 방황하고 고민하는 한낱 작은 인간일 뿐이다..


아무튼 지금 생각나는 이유는 크게 이 2가지인데 뭐 이것뿐이겠는가 쌓여온 데이터와 촉에 기반해 선택하겠지. 그리고 뭐 생각이 많은 나 자체가 가장 큰 몫을 했을 터이다. 아무튼 그래도 이렇게 나에 대한 글을 회고도 없이 이렇게 생각나는 대로 구구절절 쓰고 있는 것도 나름 발전이라고 생각함ㅋㅋㅋ


세상에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나도 그 다양한 사람 중 하나겠지만. 원래 정작 병원에 와서 치료받아야 할 사람들은 안 오고 그 사람들에게 다친 사람들만 온다는 말이 있듯이 여기저기 다양한 이유로 상처받고, 사람 간의 관계가 아니더라도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많을 것이다. 아니 그냥 인생 자체가 고통이라는 것을 알아버림.ㅋㅋㅋㅋㅋㅋ 뭐 나만 대단히 특별한 경험을 한건 아니지만 다양한 일들을 통해 이런 방어기제가 생겼을 수도 있고, 원래 성향 자체가 그럴 수도 있고. 뭐 어쨌든 그냥 그렇습니다. 이렇게 글 쓰면서 한발 한발 드러내는 거지 뭐. 내가 유명해질 일은 없으니까 일단 조곤조곤 다 써보겠음ㅋㅋㅋㅋㅋㅋ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내 눈에, 내 귀에, 내 머리에 쏟아지는 과잉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