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깅 프로젝트 1: 나 알아가기
뱉어놓은 게 있으니까 우선 키보드를 열었다.
퇴근하고 병원 다녀와서 할 일 좀 하고 저녁 먹고 조금 쉬다가 씻고 앉았더니 벌써 12시가 지나버렸다.
나를 주제로, 글을 쓰며 나에 대해 알아가겠다고 선언했지만, 사실 어디서부터 어떤 말을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나는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사람이다.’
이것도 어떻게 보면 예민함에서 기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보고 싶지 않은 것이 그려지는 것.
무서운 상상은 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신기가 있어서 환상이 보이거나 과거 혹은 미래가 보이는 것은 아니다.
신기까지는 무섭고 내 삶을 예측하는 정도의 미래가 보였어도 좋았을 텐데….
아무튼 흘러가는 형세가 보인 다고 할까? 누군가의 언행이 어떤 의도에서 비롯된 것인지, 사람의 계산적인 모습, 표정에서 읽히는 마음 정도랄까? 그냥 남들보다 더 느끼고 볼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다른 사람이 되어 본 적이 없으니 보통 평균적으로 사람들이 얼마만큼 유추하고 짐작할 수 있는지 알 수 없으니까. 아무튼 이런 것들이 내가 원해서 느껴지는 것이 아니다 보니 때로는 모르는 게 약이라고 아예 몰랐으면 좋았을 텐데…싶을 때가 많다. 아는데 모르는 척하는 것도 쉽지 않거든. 이러한 관점에서 꽤 어린 나이임에도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대략적인 계산을 하고 있었다. ‘이 정도 메뉴와 양이면 원가가 어느 정도 나올 텐데 적정 가격은 이 정도인 것 같다 ‘ 랄까?
근데 그렇다고 이런 능력을 어디에 유용히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누가 인정해 주는 것도 아니다. 그냥 나 자신을 피곤하게 하는 유용한 도구였다. 예를 들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서로 엇갈리는 상황이 연출된다.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하고 시청자들만 그 배경과 엇갈렸다는 사실을 알게 될 뿐이다. 근데 가끔 ‘이 상황을 몰라서 정세가 이렇게 흘러가는 건가?‘ 라든지 당연히 알 거라고 생각한 사실을 사실은 인지하지 못해 발생한 것과 같은 것들이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도 이 정도는 눈치채거나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 그다음은 나의 예민함에 기인한 것인가? 항상 나쁜 것들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오해가 생긴 상황이나 딱 봐도 저의가 보이는 상황들이 보이지만 아무렇지 않은 타격 하나 없는 사람이 있는 것과 반면, 나는 이런 것들이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편이다.
나는 생각보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타격이 큰 편은 아니다. 하지만 내 의지와 상관없이 보이고 들리는 것들로 인해 소모하는 스트레스가 상당 부분 되는 것 같다.
근데 글을 쓰다 보니까 예민이고 더 잘 보이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내가 부정적인 건가?라는 생각이 문득 드네…. 진짜 의식의 흐름의 글이긴 한데 연휴가 끝난 월요일, 아니 12시가 지나 화요일이 된 지금 정말 의식의 흐름대로 작성하고 있긴 하다.
아무튼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 수는 없지만, 알고 싶지 않은 것들은 그냥 모른 채 지나가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안물안궁이니까 뇌를 자극하지 말라는 말이다. 차라리 희망에 가득 찬 미래를 보여주라!!
너무 졸려서 꾸벅꾸벅 졸고 있다. 30분 글쓰기 절대 쉽지 않은 거 알고 있었지만, 일단 앉기까지가 어렵고 왜 사람들한테 공공연하게 선언하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매일은 모르겠고요. 자주 써보겠읍니다. 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