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디지털 노마드 삶의 시작
나누면서 키우는 부캐가 본캐를 성장시킨다.
퇴사 6개월 차 네이버 카페 이웃님으로 댓글로 '디지털 노마드'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 질문에 디지털 노마드라는 신조어의 뜻 다시 한번 찾아보았어요. 프랑스 사회학자 자크 아탈리가 그의 저서 <21세기 사전>에서 사용한 표현으로 정리하면,
디지털 노마드족이란,
노트북이나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로 활용해 이동하며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경제 활동을 하면서 자유롭게 사는 사람들
이런 의미에서 타국에서 코로나의 언택트 환경의 요구와 더불어 월 300을 꿈꾸는 저는 정말 본의 아니게 디지털 노마드족, 거기에 N잡러의 형태를 조금씩 갖추어 나가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제가 태어나고 자라고 40년간 살아왔던 한국을 떠나, 이제는 아침저녁으로 출퇴근을 하지 않아도 소소한 돈벌이를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시작하고 있으니까요. 그럼 한국에서 회사만 18년간 다니던 사람이 퇴사 6개월 만에 무슨 일을 하면서 디지털 노마드 타령을 할 수 있는 걸까요? 오늘은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고 계시는 분들과 원하는 일을 하고 싶으신 분들에게 저의 작은 경험을 나눠봅니다.
저의 첫 도전은 한국인이 일본에서 일본어 선생님이 된 이야기입니다. 사실 학생 시절 그 흔한 과외선생님도 한번 못해봤고, 제가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에 재주가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심지어 일본에 살게 된 지 2달 만에 일본어를 가르치게 되다니, 후배로 부터 남극에서 냉장고를 파는 것 같다는 말에 으쓱해지더라고요.
사실 일본어는 제가 입시 성적에 맞춰서 들어간 학과가 일어일문과였기 때문에 시작한 외국어였습니다. 아마 중문과였으면 지금 일본이 아닌 중국에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입사 후에도 일본 고객 위주의 해외영업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일본어가 제 특기 중에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일본어 강습을 하는 것은 또 별개의 일이니 제가 일본에 건너와서 일본어 선생님을 할 것이라고는 정말 1%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타국에서 코로나라는 역병이 창궐하는 시점에 손발이 묶여 있어 답답함과 우울함의 경계에 서 있을 때였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지고 싶다면, 우선 당신이 가진 것을 나누는 것부터 시작해라"라는 말에 지금 상황의 돌파구를 찾을 힌트를 얻은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요즘은 외부의 자극을 차단하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기에 너무 좋은 시기 자나요. 내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 내가 배운 것이 무엇인지를요.
처음 떠올랐던 것이 바로 일본어. 먼저 일본 관련 온라인 카페에 작은 용기를 내어 일본어 재능 기부 게시 글을 올렸습니다. 일주일에 2번 아침 8시에 30분간 보이스톡으로 일본어 초급 문법 공부를 무료로 도와드린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일본에 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선생님 경험도 없어서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망설임도 많이 있었지만, 가진 것을 필요한 분에게 나누고 저는 아침 8시 전에 일어난다는 생활의 루틴을 만들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세상에 내민 손을 처음으로 잡아 주신 분은 미모의 '석상'입니다. 확인되지 않았고, 확인할 수도 없고, 확인해서도 안 된다는 미모를 가진 석상이 처음 한 달 도움을 받고 이후 석상의 제안으로 두 달을 유료 수업을 하게 되었고, 바로 이것으로 저의 디지털 백수 탈출이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누군가를 돕고, 나눈다는 생각으로 시작하지 않았다면, 아마 저는 아직 아무것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당장 강연자 꿈과는 상관 없는 분야라고 생각하고 시작했지만, 소통을 통해 타인을 돕는다는 제 비전과 같은 줄기의 일이었습니다. 또 타인에게 소리 내어 내 안의 것을 말하는 기술을 연습할 수 있는 경험도 저에게는 나눔을 통해 얻을 수 있었습니다. 어떤 경험이든 이후 제 삶을 나누는 강연에 다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강해져 옵니다.
세상을 바꿔버린 코로나 위기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경단녀, 꽤 괜찮은 저만의 콘텐츠가 된 것 같아요. 이 첫 성공 경험을 계기로 다양한 경험에 저를 적극적으로 던져보기 시작합니다.
요즘 너무나도 유명한 유투버 '신사임당'님께서 돈을 번다는 것은 이타심에서 시작된다고 언급하더군요. 세상에 선불은 없다. 남을 돕고자 하는 마음으로 제품이든 서비스든 먼저 제공해야 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인데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소셜 디스턴트, 언텍트 시대의 가장 훌륭한 점은 혼자서 생각할 수 있는 사색의 시간이 확보될 수 있는 환경인 것 같습니다. 외부의 자극이 없는 공간에서 나를 들여다보는 금 같은 시간에 한번 다시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내가 팔아 낼 수 있는 것, 그리고 팔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것을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