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카페 #10. 고민가 갤러리 카페 Lucite

by 도쿄짱상

갤러리인지 카페인지 바인지 특별한 도쿄의 이색카페를 소개합니다. 고민가를 곱게 리모델링해서 기획 전시전을 하면서 낮에는 커피를 밤에는 칵테일을 파는 Lucite gallery입니다. 사실 근처에 특별히 들려볼 만한 곳도 없고, 매일 오픈하는 하는 곳도 아니라 카페 영업일을 홈페이지에서 확인하고 가야 하는 조금 까탈스러운 곳이긴 합니다.

그래도 낯선 도시의 골목길에서 이런 건물을 본다면 나도 모르게 한번 들어가 보고 싶은 충동이 느껴지지 않을까요. 저는 입구를 마주한 순간부터 설레기 시작했습니다.

터널처럼 우거진 나뭇가지 사이로 주인장이 세심하게 신경 써서 깔아 놓은 듯한 돌길이 멋스럽습니다. 남에 집에 몰래 들어가는 듯한 느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듯한 느낌입니다. 조심스레 카페 문을 열었습니다.

신발을 벗고 어둑어둑한 복도를 따라가니 1층에는 미니 전시회와 관련된 소품을 판매 중이고, 전시 내용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설명해 줍니다. 잘 알아듣지는 못해도 일본 상점의 독특한 다소 부담스러운 상냥함이 이제는 조금 익숙합니다.


카페는 어디일까 둘러보니, 바로 이 폭이 좁고 가파른 경사의 계단 위 2층이 카페라고 합니다. 1층에서 커피 주문과 계산을 하고, 2층에서 앉을 좌석까지 선택하고 이 계단을 오릅니다. 발바닥도 시리고, 무르팍도 시린 계단입니다만, 일본의 옛 성이나 고민가에 가면 피할 수 없는 스타일의 계단입니다. 2층에는 작지만 여러 형태의 좌석을 구비해 놓았더라고요. 전통 좌식과 더불어 디자인이 돋보이는 목재 테이블석, 스미다 강을 조망할 수 있는 창가 카운터석, 나란히 꽁냥 거릴 수 있는 소파석 골고루 준비되어 있었어요. 저는 일본 고민가 카페 체험이니 만큼 좌식테이블을 선택했습니다.

계단을 올라 제가 앉을자리를 보니 뜻밖에 횡재입니다. 전시회 작품 속에서 홀로 커피 타임을 할 수 있었어요. 특이한 장소에서 특별한 이벤트까지 더해지니 오늘은 여기 누군가랑 함께 왔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곳에 가면 생각나는 사람, 맛있는 것을 먹으면 같이 먹고 싶은 사람, 그게 바로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 아닌가요?

드디어 써빙된 커피, 갤러리 카페니까 커피잔에 대한 기대가 있었어요. 그런데 놓여진 잔은 다소 투박하네요. 가파른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거리는 직원분의 노고를 생각하면 불만 없이 마셔야겠어요. 홋또 코-히 마셨으니 몸에도 좀 온기가 돌아야 하는데, 좀처럼 훈훈해지지 않더라고요. 왜냐하면 여기는 바닥 난방이 없는 일본 고민가거든요.


오늘은 내가 사는 이곳이 남의 나라, 남의 집이라는 사실이 유독 차게 느껴집니다. 뜨끈뜨끈한 온돌 바닥의 한옥 카페가 있는 우리나라 한국이 그리워집니다.


주소: 1 Chome-28-8 Yanagibashi, Taito City, Tokyo 111-0052

구글맵 : MQWQ+XM 다이토구 도쿄도

홈페이지 : http://lucite-galle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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