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4년간 생활인으로 살면서, 이것저것 맛있는 것 찾아다니며 먹기도 했지만, 저의 의식과 무의식 속에는 먹거리의 방사능 오염에 대한 걱정이 떠난 적이 없었습니다.
살아야 하니까
눈에 안 보이니까
누군가는 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니까
그냥 그런 생각은 접고 살고 있어요.
그런데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방류 뉴스로 너무 마음이 안 좋습니다. 제 먹거리도 걱정이고, 당장 직접적인 큰 피해를 보는 분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중학교 1학년 아들도 왜 자신에게 남에게도 피해가 되는 결정을 한 것이냐고 되묻던데요.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결국 비용 때문이겠지요.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나 이런 중대한 정치적 결정을 할 때나 언제 어디서나 그 넘의 돈이 웬수다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민생고를 해결하기 위해 런치 메뉴를 떠올리다 방사능 오염수 방류로 당장 이제 해산물은 못 먹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라스트 미닛, 지금이라도 한 그릇 먹어둬야겠다는 어린 생각도 들었습니다.
오늘의 런치는 도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유명한, 한 두시간은 기본으로 줄을 서서 먹는 츠지한에 가서 카이센동(일본식 회덮밥)을 먹어봐야겠습니다.
한국에서 친정 언니가 놀러 왔을 때도 첫 번째로 함께 갔던 식당입니다. 맛도 맛이지만, 가성비도 꽤 좋거든요. 1250엔의 행복이었죠.
고슬고슬 하얀 쌀밥에 이 집만의 비법인 참치, 새우, 연어, 고동 등 10가지가 넘는 각종 숙성된 해산물에, 연어알 토핑까지 올려 초장 대신 와사비와 간장소스를 뿌려서 먹는 일본식 회덮밥정도로 소개할 수 있겠네요. 일본어로는 카이센동(海鮮丼) 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