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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주해 May 28. 2018

만약 내 차가 말을 한다면? 쓸데없는 9가지 상상

사실 우리는 자동차한테 너무 많은 것을 해주고 있다.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자동차를 구입해야 했고 자동차를 재판매하기 전까지 닦고 조이고 기름칠을 해주고 있다. 또한 틈틈이 인테리어 용품을 사서 꽃단장을 해주고 있다. 자동차가 하는 일을 굳이 꼽자면 목적지에 편하게(?) 데려다주는 것이다. 딱히 생각나는 게 없는데 그것도 운전자 거의 다 운전하고 있으니 주는 것에 비해 너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 그렇게 한 없이 퍼주기만 하던 어느 날, 만약 자동차가 말을 하기 시작한다면?


주인아 목욕할 때가 됐는데? 오늘은 틈새를 좀 잘 닦아줄래?

요즘처럼 미세먼지 가득한 시기에는 조금만 돌아다녀도 금방 더러워진다. 황사가 들이닥치면 말할 것도 없다. 아무리 잘 보관을 해도 차는 금방 더러워지는데 어느 날 이 녀석이 세차를 하자고 한다. 그리고는 구석구석 잘 닦아 달라고 투정이다. 




목말라서 더는 못 가겠어!!

생각해보면 자동차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수분(?)으로 이뤄진 것이나 다름없다. 매일 같이 주유, 엔진 오일, 냉각수, 브레이크 오일 그리고 워셔액 등을 때가 되면 교체하고 채워줘야 한다. 심지어 비싼 녀석일수록 겁나 까다롭다. 만에 하나 제때 교체해주지 않으면 조용히 도로 옆으로 차를 대겠지. '야! 더는 못 가겠다!!'




너 때문에 고막 나갈 것 같거든!!

정말 많은 분들이 차 안에서 음악을 듣기도 하고 라디오를 골라 듣기도 한다. 그리고 라디오 DJ와 대화하듯 혼잣말을 중얼거리기도 하고 음악을 따라 부르며 각양각색으로 운전을 즐긴다. 그런데 어느 날 이 녀석이 '볼륨이 너무 큰 거 아니니?'라며 시비를 걸어온다. 헐..! 그동안 밖에 다 들릴 정도로 볼륨을 아주 크게 했는데, 반성의 시간을 갖는다. 그런데 기분은 썩 좋지 않다. 그리고 이번에는 노래를 못 부른다고 지적질을 하고 본인과 취향이 맞질 않는다고 한다. 이제 음악 취향이 잘 맞는 차를 골라야 한다니...





나 발 아파~ 못 가겠는데~ 가면 얼마 줄 건데~?

브레이크 없는 킥보드(싱싱이)를 멈춰 세울 때 우리는 발바닥을 이용한다. 같은 맥락으로 자동차의 발은 '브레이크 패드'라 할 수 있다. 우리는 브레이크 패드를 잘 들여다보질 않는다. 그렇지만 차량을 멈출 때에는 꼭 필요하다. 이제는 발이 아프다고 생 떼를 쓴다. 오늘도 운전은 괴롭다.




5분만 더..

오늘 진짜 중요한 거래처 미팅이 있는데 알람 소리를 듣질 못해 늦잠을 잤다. 그래도 아직 기회는 있다. 며칠 전에 알아둔 지름길로 가면 늦지 않고 충분히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녀석 '5분만 더..'라고.. 





문콕이 걱정스럽지 않니?

주차장에 주차를 하다 보면 너무 비좁아 내리는 것도 정말 힘들다. 오래된 회사 건물이 딱 그 짝이다. 옆 차와 너무 가깝게 붙어 있는 게 싫다며 혼자만의 공간을 만들어 달라고 한다. 그래 문콕 때문에 빡치느니...





노예 12년..

차에 짐을 싣는다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이 녀석이 차격(인격)이 있다고 생각하니 좀처럼 피하게 된다. 트렁크는 왠지 뱃속 같고, 자동차 루프백은 마치 사람 얼굴 또는 몸 어딘가에 꽁꽁 매달아 놓은 듯한 기분이다.





칭찬 좀 해줄래?

하루 종일 만보 이상 쉬지 않고 걸으면 발바닥과 다리가 정말 아프다. 사람은 일단 밖을 나서면 집에 되돌아올 때까지 걸어야 한다. 자동차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자동차도 목이 마를 수 있고, 짐이 많으면 힘들 수 있다. 그런 식으로 매일 같이 자신의 주행거리를 갱신한다. 여름에는 땡볕에서 기다리고 겨울에는 추운 날씨를 묵묵히 견뎌내며 운전자를 기다린다. 이렇게 매일같이 우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동안은 당연했던 일이, 이 녀석이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완전히 달라졌다. 말이 트인 이 녀석 매일 같이 칭찬을 10가지 이상 하라고 시킨다. 그래서 오늘은 차 밖에 매달려 칭찬 이벤트를 준비해야 했다. 





무슨 냄새 안 나니?

새 차 냄새는 행복한 추억이다. 오래오래 담아두고 싶은데 오래가지 않아 아쉽다. 새 차 냄새 전부 날아가고 나면 흙냄새, 몸 냄새, 오래된 음식 쓰레기 냄새로 곤욕이다. 여름철에는 에어컨 관리를 조금만 못해도 금방 쉰내가 난다. 그리고 가끔은 생리 현상이 있을 수 있는데... '창문 좀 열어라 쫌!! 이라며 핀잔을 준다.


대표이미지출처:collider.com이미지출처:collider.com

작성자 : 카룻

콘텐츠 관련 문의 : senchi@sench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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