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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또깡a Aug 22. 2016

#  나의 비밀노트

"사랑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열한 살 , 동사무소에 있는 마을 문고에서 『나의 비밀노트』라는 책을 빌려봤다.(나중에 찾아보니 작가 로이스 로우리는 미국에서 꽤 유명한 동화 작가였다.) 아나스타샤 크루프닉이라는 내 또래의 소녀가 겪는 일상 이야기였는데, 지금도 선명히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사랑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다.


  감수성이 풍부한 소녀, 아나스타샤는 어느 날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가족들의 사랑이야기를 차례차례 듣는다. 특히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인상 깊었다. 할머니는 삶의 기억들을 잃어가면서도 일찍 사별한 할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간직한다. 나도 당시 할아버지를 먼저 떠나보내신 할머니와 함께 지내서인지, 왠지 동질감이 들었다. 이 가족들 각자 사랑의 경험들은 아나스타샤 안에 차곡차곡 쌓이고, 그토록 원하지 않았던 동생이 태어난 순간, 이 소녀는 성장한다.


  아나스탸샤는 첫째들의 심술답게 태어난다는 동생이 정말 싫었다. 자기가 동생의 이름을 짓게 해달라 떼스며, 놀림당하기 좋은 최악의 이름을 연구하던 소녀는 처음 세상에 나온 동생을 보며 "샘"이라 부른다. 할머니가 기억의 끈을 놓지 않고, 늘 찾던 할아버지의 이름을 지어준 것이다. 그렇게 아나스탸사는 동생을 진정한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사랑을 전한다.

 


저 또한 들려드립니다.


  이렇게 이야기로 전해지는 사랑과 성장에 매료된 나는, 나의 아이들 혹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사랑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로망이 있었다. 그 후 난 사랑에 대해 낭만과 열정이 누구보다도!! 타오르는 소녀였다고 자부한다. 다만 그 함께할 대상이 없었을 뿐이지...(눈물 좀 닦고) 몇 년을 기다린 끝에 진정 내 사랑이라 확신이 드는 사람을 만났지만 이젠 로망은 오글거리는 웃음거리더라.


  밀란 쿤데라가 현대의 사랑은 진지함이 결여된 '우스운 사랑'이라 했던가. 반면 '달콤한 사랑'은 오직 어른으로 넘어가기 전에만 느낄 수 있다 했다. 글쎄 나와 내 연인이 어디에 속한다 하기는 딱 말하기 어렵지만 일단 사랑이야기를 하련다. 더 알아가고 싶다. 나와 그가 만들어가는 것이 무언인지... 우린 어떤 사랑의 의미를 가졌는지.


   비록 나의 진지함이나 소소한 포착이 오글거리더라도 뭐 어떤가? 누구나 내가 주인공인 이야기나 역사를 한 번쯤 만들고픈 욕심은 있지 않은지? 내가 먼저 입을 떼니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각자의 개성과 예쁨으로 사랑을 하고 들려줬으면 좋겠다. 요즘은 어디서든 항상 파국과 막장에 더 열광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잘 해 나아가는 소소한 일상을 보여주고 싶다. 격정 멜로도 좋지만!! 한편으로 모든 사람들의 애정전선이 안온하길 바라며 시작한다.



아나스타샤가 사랑하는 동생에게 이름을 지었듯이, 연인끼리도 애칭을 짓고픈 욕구는 다 있나 보다.

그래, 김춘수의 시처럼 내가 이름을 불러주니 내게로 와 꽃이 되듯.


나의 연인은 (스러운) (둥이) 다. ㅋㅋㅋㅋ

나는 탐궁의 찌니다. 

(이름 끝자가 '진'이라서... 그래, 탐궁은 센스가 영 좋지 않다.)



장르는 서정적 로망 동화이자 욕정 판타지... 일려나.

(그렇담 언젠가 19금도 나온단 소리? -///-)

..... 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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