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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또깡a Aug 22. 2016

#  (? ♡ !) & (25)

? ♡ ! : 흑역사의 시


  나는 평범하다면 평범할까... 쨌든 뭔가 남자를 사로잡는 여자애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래 아니었다! 딱히 고백 한번 제대로 못 받았고, 내가 좋아하는 남자애들은 나를 보지 않았다.  (써놓고 보니 왜 이리 슬프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좋아하면 뭐 이리 열렬히 구애했던지, 생각해보면 여기서 나의 진취적 기질의 떡잎이 보였던듯하다. 중학교 때 좋아하는 남자애가 있어 시를 썼었다. 뭐, 지금 생각하면 완전 풋사랑이지만.

 

   그  시 제목이 < ? ♡ !> 다. 얼마나 오글거리는 흑역사였는지 시는 기억이 안 난다;; 당시 좋아했던 놈에게 건넨 시화집도 그렇게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십여 년 흐른 지금도 저 제목만큼은 떠오르는 걸 보니 저것이 싹트기 시작했던 나의 연애관인가 싶다. 상대방에 대한 호기심에서 시작하고, 정을 주고, 깨달음이 오는 그 하나의 흐름을 받아들여야 함. 하지만 그땐 몰랐다. 저렇게 간단한 게 아니라 저 기호 사이사이 여백을 얼마나 긴 시간과 마음의 깊이로 메꿔야 하는지, 그때의 난 잘 몰랐다. 뭐 지금도 잘 모를 수도?! 이러니 사람은 늘 배워야 한다.

풋사랑은 상대가 좋아서라기보다, 감정에 도취된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것 같다.





25 : 크리스마스 케이크


  스물다섯 살, 당시 졸업을 앞둔 4학년 핫한 여름. 어떤 마음이 불었는지 모르겠지만 생애 처음으로 소개팅을 했다..... 는 아니고 솔직히 겁나 급했다.;; 졸업하면 짝 만날 기회는 더 없고 일에 쩔 것이라는 선배들의 충고로 인한 위기감도 한몫했다.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며 정말 사실임을 느꼈다. 역시 사회는 잔인해.)

 잘 나간다는 크리스마스이브(24살), 크리스마스(25살) 케이크 이야기도 당최 우습고 젊은 처자에 대한 상품화냐!! 싶어 어이없었지만, 나름의 신빙성 또한 꽤 있었다.(기분 탓일 수도 있다...) 거기에 당시 29살이었던 학교의 밍밍언니가 해준 말...


"나는 예전에 친구들이랑 노는 게 제일 좋았다? 남친보다도 친구들이 좋았어. 근데 지금은 그 같이 놀았던 친구들 다 연애하고, 결혼하고 애 낳고... 지금은 나 혼자더라."


실은 이 말에 소위 말해, 현(실적 자각)타(임) 왔다;;  언니에게도 부랴부랴 소개팅을 요구하고, 그 날 저녁 동네 친구들과의 뚝방노상에서도 소개팅을 해야겠다 하니, 바로 연락처를 넘겨준 한 친구의 행동력. 그리고 늦은 시간임에도 당일 바로 연락이 온 '탐궁'... 넌 참.. 타이밍도 탐스럽구나.


탐궁 널 만나기 전 난 말이지... 

뜨거운 여자였는데 그걸 봉인당한 채 지내야 했었던 것 같아.

왜냐면 없었거든, 받아주는 사람이...(다시 눈물 좀 닦고)

그래도 딱 알 맞을 때 찾아와 줘서 고마워♡


- 여담:  탐궁과 사귀기 시작 후, 얼마 안돼, 거짓말 같이 밍밍언니도 완전 영화같은 연애를 시작했다. 이분들 이야기도 언젠가 할 수 있기를..!!


..... 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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