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궁과 행복한 한 때를 보내는 순간에 늘 생각한다. 이 시간을 나중에 언젠가 떠올릴 때, 완벽하게 지금 있는 그대로를 불러올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텐데... 하지만 가능할 수가 없기에, 아쉬움에 젖어한다. 그저 최대한 많은 순간들을 글로 나마 붙잡아 두려 할 뿐...
"날 좋아하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더 행복해질 줄 알았는데 그건 맞다. 하지만 그만큼 불안하다.
상대 때문이 아니라 나 때문에 내가 잘 지켜나갈 수 있을까? 작은 균열 정도에 웃고 넘어가며 담담히. 난 이렇게 나약하고 교활하다. 그래서 불안할 수밖에 하지만 이것은 누가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겪고 안아야 해."
"사랑받는 기분은 좋지만 난 아직 덜 자란 건지, 여전히 욕심이 많은 건지 때때로 불안하다. 하지만 이것을 상대에게 전하는 것도 못할 짓이니 나의 일에 더 집중할 수밖에.. 그래도 보고 싶어 ㅜㅜ"
사귀기 시작한 때부터 지금까지의 보고 있노라면, 사랑해서 안온한 시간에 취해 느끼는 기쁨만큼 불안도 함께 자란다. 그래서 탐궁이 나를 안심시켜줬으면 하는 기대가 내심 있는 것 같다. (물론 탐궁 또한 나를 통해 평온을 느끼고파 하지만 나랑은 다른 종류의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주로 잘 때 듣는 굿나잇 인사다. 친구 집에서 자거나 여행을 가도 탐궁의 잘 자라는 인사가 없으면 잠이 안 온다. 그래서 언제는 굿나잇 인사를 녹음해서 보내달라 한 적도 있었다.
신기하다. 요즘 글을 쓰기 위해 과거에 한때를 그려보려는 시도를 많이 하고 있다. 한데, 그런 기억의 복기나 생각도 너무 많이 하면 배가 부르나 보다. 어느 날은 집중하다가 지쳐서 갑자기 잠이 덮쳐오는 것이다. (나는 예민해서 바로 잠드는 일은 없다.) 문득 탐궁과 굿나잇 통화를 해야 하는데 이대로 그냥 잠들어 버릴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때와 똑 닮지는 않았지만 내가 불러오는 기억들이 채워주는 것일까.
탐궁과 내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포기하는 시간들이 있다. 그 이성적으로는 납득하지만 감정적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구멍들이 있는데... 그것이 메꿔지는 것인가. 하지만, 한편으로 굿나잇 인사는 우리 커플의 의식이 돼버렸는데 이것이 깨지면 처음의 풋풋함이 없어짐을 인정하는 것 같다. 그래서 핸드폰에서 탐궁을 찾아 누른다. 편하게 이해하고 놓아주는 관계도 좋지만 아직은 더 널 찾고 응석부리는 여자이고 싶어. 이는 내가 안심하기 위함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널 안심시킴 위함이야. 난 여전히 너한테 애닳아있어.
오늘 하루도 난 널 여전히 그리워하고 있고, 보고 싶어 하고 있고. 내일도 또 사랑하자는...
항상 ING 할 것을 맹세하는 안심의 인사. 잘 자.
..... 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