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서, 컨셉은 있는 거야?
사용한 도구: 스틱(칩 히스, 댄 히스 저)
챗봇 제작 당시는 코로나가 활개 치는 2월 초, 중순이었습니다. 참고해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번 글에서는 파이썬을 통해 학생들이 무엇에 불편, 불안해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조그만 힌트를 얻었습니다.
[수강신청, 학교 시설 위치, 학교 자존감 높여주기, 학교와 학생과의 소통 해결, 소소한 꿀팁 알려주기]
하지만 위의 힌트로 제작하기에는 정보가 부족해서 좋은 챗봇을 만들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왜냐하면 에브리타임이라는 커뮤니티 안에서만 활동하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조사를 했기 때문에
그 외의 학생들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기 때문이죠. 또한 조사된 힌트도 다 신뢰성이 있다고는 하기 어렵습니다.
대학교에서 정보를 얻고 좀 더 기능을 추가하거나 제거를 하고 싶었지만
코로나가 활개를 치면서 겨울 방학이 늘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았고 5월까지...)
그렇게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저 힌트를 가지고 챗봇을 먼저 만들고 등교가
시작되면 학생들의 실시간 반응을 빠르게 반영하자! '였습니다
먼저 힌트를 가지고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파이썬으로 분석하면서 알게 된 것인데 예전부터 지금까지 학생들이 자신의 대학교를 무시하거나 서로를 무시하는 글이 1/4 정도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힌트에도 '학교 자존감 높여주기'라고도 적었습니다만
저도 이해가 가는 것이 저희 학교가 속한 도시에는 다른 좋은 대학교들도 있고
또한, 저희 대학교에는 서울권 학교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하고 오는 학생들도 꽤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건 주변에서 '~하더라'라는 이야기이기에 신빙성은 없습니다.)
그리고 주변의 낙후된 동네 분위기도 이런 부정적인 마음을 키우면 키웠지 줄이지는 않을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쭉 시간이 지나면 학교, 학생, 동네 전부 좋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염리동 소금길이라는 사례를 찾게 됩니다.
염리동 소금길은 지금은 대부분 철거, 재개발을 기다리고 있지만 재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낙후되면 낙후될수록 범죄율과 공포심이 높아지는데요.
서울시에서도 이러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소금길이라는 재밌는 산책로를 만들어 낙후된 동네에 활력과 밝음을 불어주고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 동네에 생기가 뛰었다고 합니다.
결국엔 이 소금길은 작은 변화로 주민들과 상인, 관광객까지 서로 윈윈 할 사례였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 사례를 통해서 학교 생활의 꿀팁만 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동네와 학교, 학생이 하나로 뭉칠 수 있는 매개체를 만드는 것에 목표를 두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헤이서의 목표는
'지역 공동체가 함께 성장하는 지역 커뮤니티이며 매거진이다'라고 정의했습니다.
최종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바로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보다 단계적으로 조금씩 접근하는 것이
목표를 이루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 판단했습니다.
초기 단계: 학교 생활에서 겪는 불편함, 정보 전달 문제 해소, 꿀팁 전수
중기 단계: 지역 상인들과 제휴를 맺어 학생과 연결, 학교와 학생의 소통 문제 해결 (매거진)
최종 단계: 지역 공동체가 함께 성장하는 지역 커뮤니티로 성장
이렇게 단계를 나누고 나니 어떻게 전략을 짜면 좋을지 아이디어가 샘솟기 시작합니다.
이미 이전 글에서는 한참 전에 헤이서라고 했지만
원래는 'ㅇㅇ대 알리미' , 'ㅇㅇ대 챗봇'으로 하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목표가 학교를 넘어버리니 이렇게 이름을 정의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친숙하게 다가가는 이름이 될까?'
'우리 대학교를 뜻하지만 또 학교로 한정되면 안 되는데..'
그렇게 고민하던 중 집에 있는 구글 홈 미니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Hey, Google"
"Hey, Siri"
"Hey, Kakao"..
우리 학교가 '서'로 시작하니까..
"Hey, Seo..?"
"헤이서..? 괜찮은데?"
인공지능 스피커는 물론 지금은 웬만한 스마트폰에도 비서 기능이 있는데 대부분 "Hey"라는 명령어로 시작합니다. 그만큼 사용자들에게 쉽게 기억될 수 있으면서 학교의 이름이 들어가지만 학교스럽지 않고
무엇보다 쉽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이 헤이서의 목표와 일치하기 때문에 '딱 어울린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한 번 헤이서라고 불러볼까요?
누군가에게 말을 건다고 생각되지 않으시나요?
하지만 헤이서는 대답이 없습니다..
허공에 외치는 메아리.. 로빈슨 크루소는 윌슨이라도 있었지..
헤이서는 지역 커뮤니티라는 목표를 위해 나아간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학생, 지역 상인, 주민, 교직원...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라고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점이 없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과 어색한 상황에서도 취미가 같거나 하는 일이 비슷하면 친구처럼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공통점이 없다면.. "날씨 좋네요 ^^" , "네, 날이 많이 풀렸네요^^" 이런 짧은 대화만 했다는 것도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인류문명의 초기에 종교가 했었던 역할에 주목했습니다.
책 이름은 기억이 안 나지만
'씨족 사회, 부족 사회를 넘어 하나의 국가로 나아가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은 무형의 신이라는 것에
모두가 소속되게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이 대목이 정말 흥미로워서 지금까지 기억에 남았는데요.
헤이서도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마스코트를 통해 하나로 뭉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기로 합니다.
어렸을 때 스펀지밥이라는 만화영화를 즐겨봤습니다.
스펀지밥에 나오는 해적 선장의 짝꿍으로 앵무새가 나와 말을 따라 하거나 선장이 못하는 말을 대신해줬던 기억이 있습니다.
네이버 번역기인 파파고도 마찬가지로 앵무새가 모델로 있습니다.
두 사례를 보았을 때 앵무새는 사람의 말을 따라 할 수 있고 소통의 상징으로 우리의 머릿속에 기억되었다는 점입니다.
헤이서도 소통을 지향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으니 앵무새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앵무새를 어떻게 만들면 좋을까...
위에 네이밍 과정을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학교의 이름이 들어가지만 학교스럽지 않고'
라는 글을 적었습니다.
한마디로 이 앵무새도 '우리 대학교를 표현하는 것 같은데 아닌 거 같기도 하고..?'라는 애매모호한
위치에 있어야 합니다. 헤이서의 목표는 학교에서 시작하지만 학교를 넘는 목표가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학교의 대표 컬러를 가지고 오기로 했습니다.
형태만 같고 색이 다르다면 같은 패밀리이지만 앵그리버드처럼 다른 성격을 가진 캐릭터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눈에 잘 띄면서 단순하게 표현하기 위해 도형을 자르고 변형하는 방식으로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여기까지 헤이서의 목표, 네이밍, 로고를 알아봤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챗봇을 어떻게 구성했는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댓글로 물어보세요!
도구:
http://www.yes24.com/Product/Goods/3511229
어떤 서비스든 결론적으로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서 발전한다. 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스틱'이라는 이 책은 내가 상대방에게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 다룬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많은 도움을 얻었기 때문에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