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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궁금한 재테크 Aug 27. 2020

나와 스크루지 영감 이야기

때 아닌 영화<크리스마스 캐롤>을 보고 느낀 것

스크루지 할아버지를 기억하는가?

영화 크리스마스 캐롤 (2009)

크리스마스 캐럴

크리스마스 캐롤(1843) 소설에 나오는 스크루지 할아버지는 가진 고생을 하며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자수성가가 되는 과정 동안 많은 고생이 있었는지 냉정하고 이기적이며 남에게 베푸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그렇게 점차 홀로가 돼가던 스크루지에게 세 유령이 찾아보면서 자신을 되돌아본다. 그리고 돈보다 더불어 사는 것이 더 중요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렇게 해피 크리스마스


선생님은 착한 어린이를 좋아해요

어렸을 때 동화에서, 교과서에서, 선생님이 항상 가르쳤던 것이 있었다.

남을 잘 도와주는 사람은 착한 사람, 착한 사람은 좋은 사람, 베풀면 행복이 온다.


1+1=2 가 당연한 것처럼 '사람은 착해야 한다.'라는 말도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다.

세상은 좋은 사람이 가득이라고 생각했던 때에 크리스마스 캐롤을 읽은 나는 매우 불쾌했었다.

 '어려우면 당연히 도와줘야지 진짜 나쁜 할아버지네', '저러니까 친구도 없지'

내가 배웠던 것과 정반대로 행동했던 스크루지 할아버지는 나쁜 사람으로 남았다가 겨우 결말의 모습을 보고 좋은 사람으로 바뀔 수 있었다.


영화 크리스마스 캐롤

그리고 많은 시간이 지나 우연하게 디즈니에서 나온 크리스마스 캐롤(2009)를 보게 되었다.

어렸을 때 읽었던 내용 그대로이지만 이렇게 다르게 느껴질 줄이야.

어린이 영화라고 가볍게 보려던 것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또, 어린이 영화 치고는 무섭고 스릴 있는 장면도 많다. 어린이 영화라는 탈을 쓴 어른들의 영화였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내가 가장 충격 먹은 것은 내가 스크루지를 이해하게 된 것이다.

더 나아가 스크루지편을 들고 있었다.


스크루지가 자수성가하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좌절, 인내와 고난이 있었을까 생각했다.

그것도 모르는 후원자(지금의 유니세프, 굿네이버스)들이 찾아와 소외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는데 '기부 좋지~ 좋은데 그거 도와줘봤자 얼마나 나아진다고' 이렇게 생각함과 동시에 스크루지도 "가뜩이나 인구도 많아 죽겠는데 잉여 인구도 줄겠구먼"이라는 대사를 말한다.


소름이 돋았다.

스크루지편을 든 것이 아니라 내가 스크루지가 되었다.

어쩌면 많은 어른들이 스크루지가 되어 있을 것이다.


어렸을 때는 있는 용돈 모아서 굿네이버스를 통해 기부도 하고 아름다운 가게에 안 쓰는 물건도 기부도 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좋긴 한데 나중에'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확히는 나 살기도 바쁜데 무슨 기부냐는 것이었다. 그 돈을 더 모아서 내 주식에 더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었다.


꼭 기부가 아니더라도 주변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 고민 들어주는 것처럼 물질적인 게 아니더라도 도와주는 것은 많고 내가 좀 불편하더라도 희생할 수 있는 일도 있다. 그런데 이런 일도 언젠가부턴 시큰둥해졌다.


언제부터였을까?

어느 순간적인 일 때문에 바뀐 것이 아니라 천천히 조금씩 바뀌게 된 것 같다.

나보다 공동체를 중시해야 한다고 가르쳤던 책에서 모순점을 느꼈다. 교과서처럼 적자면 좋은 일만 하면 이용하려는 사람이 있다는 것,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는 것, 투자를 하면서 돈에 대해 이해한 것, 개인적일 필요가 있다는 것 등 여러 가지로 느끼면서?


역사 공부를 하면서 흥미로웠던 점은 우리가 알고 있던 훌륭한 정책, 발명품, 법의 출발점은 나와 집단의 이익을 위해 시작된 것이 대다수였다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던 산업혁명도 남의 기술을 훔쳐다 쓴 산업 스파이 때문에 시작된 것처럼..


그렇게 스크루지는 영화 속의 스크루지를 바라본다.

스크루지는 과거, 현재, 미래의 유령을 만나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는 나를 보고 많은 것을 깨닫는다.

잠에서 깬 스크루지는 함께 있어주었던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자 그제야 내면에 공허했던 마음에 행복과 기쁨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이제 영화 속 스크루지는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았다.

영화 크리스마스 캐롤 中

되돌아보기

화면으로 바라보는 스크루지도 함께 감동하면서 스스로를 되돌아본다.


여러 가지로 생각과 기억들이 떠오르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낀 건 '아직 잘 모르겠다'이다. 영화는 2시간 남짓한 시간에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이 명확하게 끝나지만 우리의 시간은 영화보다 훨씬 길고 복잡하고 규칙이 없다. 어느 때는 이기적이고 아무것도 아닌 일에 화도 내지만 어느 때는 남을 도와주고 걱정해주는 입체적인 사람이기 때문이 아닐까?


학생 때 독후감이었으면 '나도 스크루지 할아버지처럼 후회하지 않도록 베풀고 살아야겠다'라고 적을 수 있겠지만 지금은 이렇게 적을 것 같다.


'느낀 것은 잘 모르겠지만 고민하는 것 자체가 더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일 것이다'


무더운 날씨에 뜬금없는 크리스마스 영화이지만 저녁에 에어컨 틀어놓고 본다면 어느 정도 겨울 분위기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395676

구두쇠 스크루지 탄생 비화와 찰스 디킨스


크리스마스 캐롤이라는 소설을 만든 찰스 디킨스는 어린 시절 겪었던 불우한 기억과 그 당시의 괴로움을 통해 스크루지라는 인물을 탄생시켰다고 합니다. 스크루지이라는 인물이 궁금하다면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1ks_r2K0Cs

크리스마스 캐롤 <영화>

어린이 영화가 아닌 어른들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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