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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궁금한 재테크 Sep 20. 2020

미니멀리즘, 누가 주인일까?

넷플릭스 미니멀리즘 다큐를 보고서


나의 진정한 주인은 누구일까?

오랜만에 볼만한 것이 없을까 하고 넷플릭스를 찾아보다가 미니멀리즘이라는 다큐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쓸모없는 것에 돈 쓰지 말고 필요한 것만 남기자’라는 뻔한 내용의 다큐라고 생각했고 보면서 잠자기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내 예상을 완벽하게 깬 다큐였다. 


이 미니멀리즘이라는 다큐는 나의 주인은 물건인가, 나 자신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여러분은 누가 주인공인가?  나 자신? 인스타그램? 유튜브? 아니면 특별한 옷, 자동차?

내가 매번 느끼지만 지하철, 버스, 학교, 카페를 가도 느끼는 것이 있다. 모두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 

창 밖을 바라보는 사람은 별로 없다. 모두가 6인치 남짓한 작은 화면에 살아가고 있다.  


다큐 미니멀리즘

시간의 경우

우리의 시간은 소중하다. 많이 들었겠지만 시간은 유일하게 평등하다. 이제용 부회장이든, 워런 버핏 할아버지든 똑같이 24시간이다. 이 한정적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서 무한한 가능성이 펼쳐진다.


근데 여기서 질문을 해보고 싶다.

여러분의 시간은 여러분의 것인가? 아니면 네이버,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와 같은 대기업인가?

일하는 시간을 제외한 남은 시간에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하는 것은 나를 위한 것이다. 하지만 SNS에 빠져드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남은 여가시간은 내 것이 아니다.

습관적으로 들어가는 유튜브에 무의식적으로 스크롤을 내려 새로운 것을 계속 갈망한다. 나는 유튜브, 인스타그램의 알고리즘 속에 빠져든다. 빠져 있을수록 회사들은 오묘하게 여러분에게 물건을 홍보한다. 이 광고도 이제는 고도화가 돼서 이게 진짜 광고인지 구별이 안 갈 만큼 퀄리티가 좋다.

광고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무방비한 사람들은 쉽게 넘어간다. 그리고 그 물건을 산다. 물건을 사는 것을 넘어 생각과 가치관도 기업들에게 좋은 방향으로 바뀌어 간다. 페이스북만 봐도 그렇다. 누군가의 비교, 자극적이고 불필요한 것들이 가득한데 왜 우리는 계속 머물러 있는 것일까? 


아이폰을 예로 들어보자. 아이폰의 편의성과 성능은 이미 검증이 되었다. 하지만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도 우리가 사용하는데 무리가 없다. 그런데 왜 더 비싼 값을 내고 아이폰을 쓸까? 나 같은 경우는 애플이 전달하는 이미지에 반했고 유명하고 멋진 사람들이 많이 쓰는 아이폰을 보고 확신이 들었다.


나는 아이폰의 성능 때문에 산 것이 아니라 이미지를 산 것이다. 이미지는 보고, 듣고, 생각하는 것의 결과물이다. 결국 이 브랜드에 속해 있다는 소속감을 느끼고 싶었던 것이다. 곧 나의 내면에서 부족한 무언가를 아이폰으로 채움으로써 만족을 한 것이다.


아이폰뿐만이 아니다. 비싼 자동차, 화장품, 가구 등 여러분이 왜 이것을 사렸는지 곰곰이 생각해본다.

그 물건의 기능이 필요해서 사기도 하지만 사치품으로 넘어가면 내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을 대신 채우기 위함이 크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 뽐내고 싶은 욕구..  인간이기에 당연하게 느끼는 감정과 욕구이지만 이겨내지 못할수록 나는 내가 아니게 된다.


나라는 사람이 100이라면 나는 몇이고 내가 지배당하는 것은 몇인지 생각해보자.

완벽하게 나라는 사람을 채울 수는 없겠지만 60 이상은 돼야 나를 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다큐에서는 명상, 정리, 비판적 사고와 같은 해결책을 던져준다. 나는 정리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물건의 경우

오늘을 되돌아보자. 침대에서 일어나 밥을 먹는다. 그리고 운동을 하러 밖으로 나간다.

돌아와서는 씻고 노트북으로 작업을 한다. 그리고 남는 시간에는 책을 읽거나 유튜브를 본다.


공간으로 생각하면 난 부엌, 화장실, 내 방을 제외하고는 불필요한 공간이다.

물론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어서 방이 많이 필요하지만 만약 자취를 했다면 원룸 이상의 방들은 크게 필요하지가 않다.


물건으로 생각하면  운동복, 스마트폰, 책, 노트북을 빼곤 크게 필요하지 않다.

이렇게 뽑아보니 그 당시에는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물건들이 지금은 구석에 박힌 신세가 되었다.

불필요한 곳에 돈 쓰기 싫어하는 나도 옷장을 보면 안 입는 옷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참 아이러니하다. 이러고도 네이버 쇼핑, 쿠팡에서 쇼핑하는 모습이..


불필요한 물건 때문에 나는 내 방을 더 넓게 쓸 수 있는데도 그러지 못했다. 

최근에는 중학생 때 썼던 거대한 공부용 책상이 너무 자리를 차지해서 책상과 책꽂이를 정리한 적이 있었다.

웃겼던 건 그렇게 많은 문서들이 손으로 잡을 수 있을만큼한 나에게 필요했고 책상 면적도 노트북을 놓을 수 있는 크기만 필요했다. 책상을 버리고 조그만 책상을 들여놓으니 내 방이 이렇게 넓었나 싶었다.


귀찮았던 것도 있었지만 ‘언젠간 쓰지 않을까?’하고 버리지 못하는 내 마음이 오히려 나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언젠간 쓰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물건들은 정말 필요가 없다는 것도 느꼈다.


의존했던 것을 비움으로써 남은 공간을 나를 위해 채우는 것은 어떨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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