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여행하면서 이렇게 오랫동안 아-무것도 안한 적 있어요?"
대답은
'늘'
이었지만,
함피는 역시 이 말로 정리된다.
맑은 공기탓인지 아침 일찍 떠진 눈을 부비다 짜이 한 잔을 홀짝대고
드넓은 마루에 누워서 오전 내 뒹굴뒹굴.
날은 늘 맑아서 세상 걱정 하나 없이,
'오늘은 뭐할까'.
십 루피 뱃삯으로 강 건너 바자르로 넘어가서 똥냄새를 벗삼아
똥인지 진흙인지 모를 진땅을 넘어 김치볶음밥을 먹거나,
바이크를 타고 세상 가장 울퉁불퉁한 초입길을 지나서 새 길을 찾아 백킬로씩 드라이브를 가거나,
말도 안되는 저수지에 다이빙하는 걸 놀리기도 하고,
라이트로 달려드는 날파리 떼에 정신도 잃어가면서
지상 최대 석양이 넘어가는 걸 지켜보다보면,
그렇게 함피의 하루는 진다.
만나는 사람마다 함피 앓이를 하던 이유가 여기 있었구나,
끄덕여졌다.
별다른 일을 하지 않아도 하루는 흘러가고,
우린 그저 살아간다.
함피의 시간은 늘 느린 듯 빠르게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