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피의 시간을 지내는 법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by 쏠SOL


"여행하면서 이렇게 오랫동안 아-무것도 안한 적 있어요?"


대답은


'늘'


이었지만,




함피는 역시 이 말로 정리된다.


강 건너 10루피 나룻배를 타고 들어가는 또 하나의 마을. 여기가 진짜 함피다.


맑은 공기탓인지 아침 일찍 떠진 눈을 부비다 짜이 한 잔을 홀짝대고
드넓은 마루에 누워서 오전 내 뒹굴뒹굴.


날은 늘 맑아서 세상 걱정 하나 없이,

'오늘은 뭐할까'.





늘 빨래를 하는 사람들. 그 물에 넣으면 더 더러워질 것 같은데도, 그건 상관도 없다는듯 힘차게 옷을 내리친다.


십 루피 뱃삯으로 강 건너 바자르로 넘어가서 똥냄새를 벗삼아

똥인지 진흙인지 모를 진땅을 넘어 김치볶음밥을 먹거나,


바이크를 타고 세상 가장 울퉁불퉁한 초입길을 지나서 새 길을 찾아 백킬로씩 드라이브를 가거나,


말도 안되는 저수지에 다이빙하는 걸 놀리기도 하고,


라이트로 달려드는 날파리 떼에 정신도 잃어가면서

지상 최대 석양이 넘어가는 걸 지켜보다보면,



그렇게 함피의 하루는 진다.



원숭이를 모시는 하누만 사원 꼭대기에서. 함피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 시간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함피 앓이를 하던 이유가 여기 있었구나,

끄덕여졌다.






별다른 일을 하지 않아도 하루는 흘러가고,


우린 그저 살아간다.







함피의 시간은 늘 느린 듯 빠르게 흘러간다.




이렇게 당찬 얼굴로 아이폰 잃어버린 그날.. 잊지 않으리 네놈들의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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