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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과 토론 사이

[자유론] 존 스튜어트 밀

by 글짓는 목수

"인간은 토론과 경험을 통해서 자신의 잘못들을 바로잡을 수 있다. 단지 경험만으로는 그렇게 되지 않고, 반드시 토론이 있어야 한다. 토론은 경험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2장 <사상과 토론의 자유> 중에서 -


모두가 자신만의 경험을 통해서 자아를 형성해 나간다. 근대 철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경험론이다. 삶은 인간에게 그들만의 개성을 부여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그 경험은 너무도 다양하다. 이 다양함이 인간세상을 다채롭게 만들고 풍요롭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이 개인적 경험은 또한 그 개인의 고유한 사고를 통해서 같은 경험이라도 또 다른 생각을 도출해 낼 수 있다. 물론 그 사고 또한 경험의 축적 속에서 생긴 것일 수 있다. 이 수많은 다양한 생각들이 어우러져 또 더 나은 혹은 획기적인 생각들을 도출해 낼 수 있다. 다양한 생각을 나누고 공유하는 시간은 자신의 생각을 정교하게 다듬고 더 나은 생각을 도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각기 다른 색과 빛깔을 지닌 보석들이 각자 땅 속에 묻혀있다가 한 곳에 모였다. 우리는 타인을 통해서 자신을 볼 수밖에 없는 맹점을 가졌다. 타인이 필요한 이유다. 타인을 통해 나의 진가 드러내고 다듬을 수 있다. 이건 또한 철,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같이 각자 다른 성질의 금속이 섞이고 합쳐져서 더 강한 혹은 새로운 성질의 합금으로 재탄생하는 과정과도 같다.


인간은 그렇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 즉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 새로운 생각을 도출하고 발전한다. 만약 이런 자유로운 대화와 토론이 없다면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과 경험에만 갇혀 다른 경험들을 배척하며 고립되고 아집과 독단에 빠지게 된다. 같은 생각끼리 뭉치고 다른 생각은 적이 된다. 우리는 너무 오랜 시간 그렇게 살아왔다.


그건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대화와 토론의 부재가 만들어낸 결과였다.




요즘 토론에 중독되어 가는 것 같다.


예전에는 책을 읽는 시간이 글을 쓰게 될 기대를 품었지만 지금은 함께 나눌 토론에 대한 기대까지 품게 되었다. 읽기는 글감을 주기도 하지만 대화와 토론의 주제를 던져주기도 한다. 예전에는 몰랐다. 읽고 쓰는 것이 전부였다. 이건 개인의 경험이다. 독서는 직접 경험의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의 지평을 넓히는 가장 좋은 간접 경험이다. 하지만 이것 또한 나의 뇌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 같은 책을 읽어도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모두가 다른 경험에서 비롯된 사유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읽기와 쓰기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또 다른 이의 독후감(독서 후 감상)을 듣는 것은 아주 의미 있는 일이다. 다시 한번 나의 지평을 확장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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