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가 콩불(콩나물 불고기)을 준비했어요"
언제인가부터 셰어생들끼리 음식 감사 릴레이가 시작되었다. 음식을 하고 나눠먹는 것이 일상처럼 되어간다. 이곳에서 여러 곳의 셰어하우스를 전전하였지만 어디서도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각자의 음식을 각자 먹고 정리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맛있는 음식 냄새가 풍겨도 나눠주는 사람도 나눠달라고 하는 사람도 없다. 그것이 마치 에티켓인 것 마냥 서로가 서로의 방문을 굳게 닫고 노크하며 서로의 안부를 물어보는 것이 마치 실례인 것처럼...
지금은 내가 먼저 음식을 나누면 그들도 음식을 나눈다. 내가 내 것만 챙기면 그들도 자기 것만 챙긴다. 다들 타인이 베풀지 않기 때문에 나도 그런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타인도 그렇게 생각하긴 마찬가지이다. 베풀고 나누면 자신이 손해를 본다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물론 금전적 비용적인 측면으로 따지고 계산하면 손해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분명 뭔가 있을 거야"
베풀고 베풀고 또 베풀다 보면 저 사람은 무슨 꿍꿍이일까 하는 의심의 눈초리로 지켜보게 된다. 나 또한 그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상황이 계속되면 이상하게 어느 순간 자신도 그 모습을 따라 하게 된다.
우리는 항상 상대방을 변화시키려 "이것 해라 저것 해라!", "이것 하지 마라 저것 하지 마라!" 항상 말로 상대방에게 충고하고 질책하려 든다. 사실 그건 상대방을 변화시키기보단 관계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그 변화는 상대방을 위한 것인 양 포장했지만 사실 그건 자신을 위한 것이 대부분이다. 내가 피해보기 싫고 득을 보고 싶은 마음에 상대방을 바꾸려 하는 것이다. 상대방을 자신의 노예로 만들려고 하는 방법일 뿐이다. 상대방이 구하지 않는 충고는 안 하느니만 못하다.
진심으로 상대방의 변화를 기대한다면 그냥 자신이 먼저 그리고 계속 그렇게 행동하면 된다. 말은 빠르고 편리하지만 일시적이나 행동은 느리고 불편하지만 영구적일 수 있다.
서로의 베푸는 행동들이 서로를 변화시키고 있다.
셰어생들이 같이 저녁을 준비하며 한 식탁에 앉아 음식을 나눈다. 서로 남남으로 만났지만 밥을 먹으며 식구가 되어가는 것이다. 일인 가구와 일인 식탁(혼밥)이 일상화되어가는 세상의 흐름에 역행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건 아마 홀로 하는 편안함보다 같이 하는 즐거움이 더 크기 때문이 아닐까?
오늘도 다 같이 모여 앉아 서로의 하루를 이야기하고 식사하는 즐거움을 주심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