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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목수 Jul 29. 2019

트럼프가 만드는 세상

이기주의의 보편화

 "America first!"

  

   트럼프 형님께서 집권한 지 2년 (2017.01.20~)이 넘어가고 있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미국 및 세계의 예상을 뒤엎고 62,979,879표를 얻어 역대 공화당 대통령 후보 중 가장 많은 득표를 하며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그간 미국을 둘러싸고 세계는 엄청난 변화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었고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는 다시 재편되었다.


  그가 내걸었던 미국 우선의(America first) 대선 공약들은 하나씩 지켜졌고 그의 말대로 미국은 다시 세계 최강이 되었다. 유래 없는 호황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나스닥과 다우지수는 거침없는 우상향을 지속하고 일자리는 넘쳐나며 물가는 안정되었고 셰일가스는 펑펑 터져 나와 세계 1위 산유국으로 올라섰다. 자원, 기술, 인력, 군사력 무엇하나 부러울 것 없는 세계 최강이 되었다. 2년여 시간 동안 트럼프 형님의 이기적인 행보가 이어졌다. 먼저 파리 기후협약을 탈퇴하시더니 세계평화수호와 자유공정무역의 선구자 역할을 내팽개 치셨다.


  중국을 공공의 적으로 몰아넣고 과거 소련과 대치하던 신 냉전시대를 만들었다. 그 목적이 이념이 아닌 국익이라는 점이 다를 뿐이었다. 고래 싸움에는 새우등이 터지기 마련이다. 많은 주변국들의 등이 터지기 시작한다. 특히 중국과의 경제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은 어김없이 경제 위기가 몰아쳤다. 그의 이기적인 행동은 지탄을 받았지만 자국의 경제상황이 호전되고 국부가 쌓이기 시작하면서 지탄은 지지로 바뀌었다. 당시 미국은 나 홀로 호황이었다. 세계는 미국을 따라 자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며 이기주의 시대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영국도 유럽연합을 탈퇴하려 브렉시트를 선언하고 일본도 한국을 타깃으로 무역전쟁을 선포했다. 미국이 하니 너도 나도 따라 한다.

 

이기주의가 나쁘다?!


  우리는 이기주의가 나쁘다고 배워왔다. 나쁜 짓을 하면 잘살게 되는 이런 현상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과연 정의를 수호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것이 중요할까? 내 국민이 내 가족이 굶주리고 앓아누워 있는데도 말이다. 어른들은 이기주의가 나쁘다고 가르치며 자신들은 이기적으로 살아간다. 언행일치가 되지 않는 어른들을 바라보며 자라나는 아이들은 이런 현상을 어떻게 받아 들려야 하는 걸까?

My Father was the hero of country but he is disaster for family

  얼마 전에 본 <이토 히로부미, 안중근을 쏘다> 보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국가의 영웅인 안중근 의사는 나라의 은인이고 정의의 수호자이다. 그러나 그가 가족도 지키지 못한 못난 아비였다는 사실을 아는가? 독립투사의 아내로 자식으로 살아가는 것은 그들에게는 지옥이었다. 그의 장남은 이유 없이 독살을 당하고 둘째인 안준생은 일제의 계속되는 협박 속에 가족의 안위를 위해 이토 히로부미의 아들에게 공개 사죄한다. 사람들은 호부견자(虎父犬子)라며 그를 욕하며 나라를 팔고 아버지의 명예에 똥칠을 했다며 손가락질했다.  과연 아버지의 명예를 위해 가족들의 삶이 망가져도 괜찮다고 누가 감히 얘기할 수 있겠는가?  안중근 의사는 국가의 영웅이었는지 모르지만 가족들에겐 재앙이었다. 우리는 영웅들의 위대한 모습에만 관심을 가질 뿐이다. 그 뒤에 이름 없는 희생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게 마련이다. 나의 가족이 볼모로 잡혀 있어도 당신은 위인이 되고 싶은가? 내 국민과 가족의 의식주(생계)보다 세계평화수호, 자유공정무역, 지구환경보전이 더 중요한가?

Clive Palmer’s Trying To Make His Return To Politics With The Slogan

 "Make Australia first!"


  여기 호주도 자국 백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나라도 이민법(영주권 제한)을 강화하고 있다.  많은 아시아계, 아랍계의 이민자가 늘어나고 부를 거머쥐기 시작하면서 백인들이 밀려나는 상황을 막으려는 것이다. 호주의 경제는 이민자들이 이룩한 것이다. 이민자들의 피와 땀이 지금의 호주를 만든 것이다. 백인들은 그저 이민자의 등에 올라타고 밀려온 것이다. 하지만 이젠 젊음의 피와 땀만 헌납하고 돌아가길 원한다. 자국 국민이 우선이다. 미국이랑 같은 노선으로 갈아탄 듯 보인다.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 [마태복음 22:40] -

 

   이기주의가 만연해진 시대 속에 성경 속 하나님 말씀이 무안하게 느껴진다. 이제는 내 이웃을 나 같이 사랑할 여유가 없어 보인다. 저성장과 극심한 실업난 속에 국민들은 서로에게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다. 경제가 위축되면 지갑을 닫고 마음의 문도 닫아버린다. 전체 파이가 줄어드니 내 파이을 키우려면 남의 파이를 어와야 한다. 서로를 공격한다. 속이고 속는 사회로 변모한다. 신뢰와 믿음은 바닥으로 떨어진 지 오래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사기 범죄율 1위의 영광도 떠안았다. 이기주의의 극치를 달린다. 여기 호주에서도 같은 한국인은 믿지 말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Change the mask everyday

   과거 직장 생활 중에 너무도 싫어하던 상사가 있었다. 공공의 적이라고 불릴 정도로 직장 동료(특히 부하직원)들이 싫어했다. 자기밖에 모르는 행동과 타인을 이용하고 짓밟는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전형적인 꼰대였다. 상사에게 빌붙고 부하직원은 짓눌러서 자신의 잇속을 챙겼다. 그의 그런 이기적인 행보는 초고속 승진으로 이어졌다. 연말 회사에서 진행된 가족 동반 회식 때 그의 가족을 보았다. 그는 아내에게 능력 있는 남편이었고 아이들에게는 더없이 자상하고 존경스러운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회사에선 부하직원과 동료들에게 악마였지만 그의 가족에겐 천사였고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것이다.  무엇이 중요한가? 밖에서 지탄을 받을지언정 내 가족이 행복할 수만 있다면 그 길을 선택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난 잘 모르겠다. 악마와 천사의 두 얼굴을 가지고 살아가는 역할극을 해야하는 것인지. 세상은 원한다. 두 얼굴을 가지라고 출근할 때 가면을 쓰고 퇴근하면 가면을 벗어야 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인가?  그런 삶이 계속되면 나중엔 가면이 내 얼굴인지 가면 속이 내 얼굴인지 헷갈릴지도 모른다.

   머리가 복잡하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기 힘들다. 시대가 바뀌면 가치관과 생각도 바뀌어야 된다고 책에서 배웠다. 이타주의를 외치는 사람이 바보가 되고 이기주의를 외치면 부유해지는 세상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얼마 전 트럼프 형님은 재선을 기약하며 몸을 사리는 듯 잠시 김정은 동생과 악수하는 평화수호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셨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의 연임을 국민들도 원하지 않을까? 그럼 세계의 집단 이기주의는 계속될 것이다. 그 속에서 누가 이타주의를 외칠 수 있을까? 이젠 이기주의도 이타주의도 모두 싫다. 각자 문을 닫고 안방을 사수해야 하는 방콕주의(개인주의)가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이롭지도 나쁘지도 않은 이들만 가득한 세상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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