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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목수 Oct 22. 2019

목표 따윈 버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 제임스 클리어 -

"Goal in"


  공이 골네트를 가르는 장면은 축구 경기에서 가장 짜릿한 하이라이트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 찾아오는 그 짜릿함을 잊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그 목표(Goal)에만 집중한다.


"인생의 목표가 무엇인가요?"


  우리는 항상 이 "목표"라는 것에 짓눌려 살아왔다. 학생 시절에는 시험 점수 혹은 반 등수 그리고 ##대학교에 입학이라는 목표 속에서 그것만을 향해 달려왔다. 사회에 나와서는 각종 자격증 취득, 원하는 회사에 입사, 원하는 연봉, 원하는 직급, 내 집 마련등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고군분투(孤軍奮鬪)한다.


목표가 없는 인간은 쓸모없고 나약한 인간으로 낙인찍히는 세상이다. 자신이 뭘 좋아하고 뭘 잘하는지는 중요치 않다. 그냥 사회가 인정하고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것이 목표이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뒤도 보지 않고 달린다. 막상 그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허무함이 밀려오고 다시 더 큰 목표를 설정한다. 세상이 더욱 선망하고 우러러보는 무언가를 향해 또 다시 레이스를 시작한다.


목표만 중시하는 세상은 어떻게 되었는가?


  불법과 편법이 난무하는 세상으로 변하지 않았는가? 최근 사회에서 고위층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국민들을 분노케 했다. 과정이 없이 목표(결과)만 취하는 사람들의 행태는 건전하고 공정한 사회를 오염시킨다. 이런 풍토는 개인의 노력의 과정을 무색하게 만들어 버린다. 과정도 없이 얻은 결과는 자신 스스로는 다시 얻을 수 없다. 그런 자들이 전문가라며 세상을 쥐락펴락하니 세상이 어지러운 게 아닐까? 그렇다고 너무 서러워할 필요도 없다. 과정 없이 달성한 목표는 의미가 없고 언젠간 들통나게 마련이다.

Atomic habits with Starbucks

  "목표 따윈 버려!"


  얼마 전 읽은 책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원제: ATOMIC HABITS)에서 새로운 사실을 하나 깨달았다. 독서에서 얻는 가장 큰 즐거움 중에서 하나가 깨달음이 아닐까? 또 하나의 깨달음으로 하루가 뿌듯해진다.


  편법을 통한 과정 없는 목표 달성(결과물)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스펙만 중시하는 한국의 입시위주 교육 현실과 성과(속성) 주의가 만연한 사회풍토는 결국 진정한 노력과 과정의 중요성을 간과해 왔다.


  과거 회사(제조업) 영업부에서 일할 때 였다. 단기적인 성과 위주의 기업경영은 결국 회사를 경쟁력을 약화시켰고 몰락의 늪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중장기적인 기업의 경쟁력은 연구개발과 조직혁신을 통해서 이뤄지는 것이다. 월급쟁이 CEO는 오로지 자신의 임기 연장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연구개발과 조직혁신에는 장기적인 투자와 전사적인 노력의 과정이 필요하다. 년간 실적(매출과 영업이익)에만 혈안이 된 CEO는 오로지 영업부만 채찍질 해댔다. 제품의 경쟁력 없이 단가 인하와 고객 비위 맞추는 영업으로 매출만 올리려는 사장은 회사의 미래에는 관심이 없다. 어차피 떠나면 남이다. 임기 동안 많이 챙겨나가면 그만인 듯 보였다.


  결국 고객은 매리트 없이 질척거리는 자사와의 오랜 연인관계를 끊어버렸다. 협력사가 아닌 기생사(寄生社)라는 느낌이 드는 순간 이별은 찾아온다. 남녀관계도 그러할진대 기업 간에 관용이란 없다. 냉혹하다.


  개인적으로 이런 풍토는 한국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제는 오랜 시간 축적되고 체화되지 않은 과정 없는 단편적인 지식과 스펙은 미래에는 필요 없어질 것이다. 빅데이터와 AI가 대체할 것이다. 기초과학이나 우주항공등 복합적 융합적인 산업과 지식이 부족한 이유는 모두 기다려주지 않는 한국의 속성 문화가 초래한 결과인 것이다.


목표 달성은 일시적인 변화일 뿐이다.


  과정을 바꿔야만 그 변화는 지속 가능한 변화가 될 수 있다. 책의 저자는 목표를 세우기 전에 과정에 집중하라고 강조한다. 목표는 우리가 얻어내고자 하는 결과이다. 과정(시스템)은 그 결과를 이끌어낸다.

   매일 조금씩 나아질 수 있는 과정을 만드는 것이 목표 설정보다 더 중요한 것이다. 그 과정이 만들어지고 견고해진다면 이후엔 어떤 목표도 달성해 나갈 수 있다.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김연아

김연아와 다른 피겨스케이터들도 목표는 같았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을 이루고 싶어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분야에 종사하지만 모두가 성공한 사람들은 아니다. 나 또한 여기 '브런치'라는 공간에 매일 글을 쓰고 있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무명작가일 뿐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나 스티븐 킹도 똑같은 작가이다. 같은 목표를 가진 작가지만 나는 이 분야에서 성공했다고 볼 순 없다.(스스로는 글을 쓰는 나 자신이 자랑스럽고 대견하지만...)

  무엇이 그 차이를 만들어 냈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자들은 그들만의 시스템(과정)을 가지고 있다. 그 시스템이 차이를 만들어 낸 것이다.


"산수 100점 만점 받으면 아빠가 장난감 사줄게~ 약속!"


  어린 시절 아이들의 학습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단골 미끼가 구체적인 목표와 보상이었다. 우리는 이런 목표와 보상에 길들여져 있다. 그래서 목표를 달성하기까지의 과정은 고통스럽고 그때까지만 버티면 되는 그런 것이었다. 독서실과 밤샘 공부에 코피까지 흘려가며 오로지 내가 가질 그 보상만을 꿈꾸며 참고 또 참는다. 이렇게 형성된 목표(승자) 편향적 사고는 나이가 들어서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 과거 대학시절 시험기간만 되면 도서관은 만원이다. 자리 잡는 것이 하늘에 별따기다. 평소엔 한산한 도서관은 시험기간만 되면 벼락치기 수험생들로 붐비고 시험이 끝나면 썰물 빠지듯 사라진다. 시험기간 주입했던 전공과목 지식들은 잠시 머릿속 휴게소에 머물다가 금세 떠나가 버린다. 대학 전공이 아무 의미 없다. 내가 아는 대학 친구 중에 전공 관련 일을 하는 친구들은 거의 없다.


"인생이라는 게임은 이겨나가는 것이 아니라 계속 살아나가는 것이다"


 책을 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오늘 밤 잠들기 전에 일기라도 한 자 적는 것이 더 유용하다. "ATOMIC HABITS" 책 제목처럼 사소한 습관들이 과정을 만들고 그 습관이 성격을 만들고 그 성격이 내 인생을 바꾸는 것이다.  


0.99^365=00.03  (매일 1%씩 퇴보할 경우)

1.01^365=37.78  (매일 1%씩 성장할 경우)


  작은 변화를 우습게 알면 인생이 우습게 변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과정(시스템)이 너무 힘들거나 괴롭다면 지속할 수 없다. 지속 가능한 과정의 구축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러면 결과와 상관없이 과정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미세한 변화는 자신이 매일 느낄 수 없지만 시간이 1년, 2년이 지난 뒤 과거와 비교해 보면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더 큰 차이를 느끼고 싶다면 오랜 시간 만나지 않은 친구나 지인을 만나보라! 당신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랄 것이다.


 "띵띵띠리리 띵띵띵"


 새벽 5시 반 핸드폰 알람이 울린다. 짜증이 밀려온다. 이불속 온기를 벗어나고 싶지 않다. 순간 머릿속에 많은 생각이 밀려든다.


 '어차피 출근하려면 씻어야는데 좀 일찍 씻는다고 생각하면 되지, 오늘 수영장에 몸짱 이쁜이가 왔을 거야 분명! 수영하고 나왔을 때 그 개운함을 생각하자! '


  핸드폰 알람은 아직도 멀리 책상 위에서 울리고 있다. 반면 내 머리맡에는 손만 뻗으면 닿을 곳에 수영복과 세면도구 넣은 방수 지퍼백 가방이 놓여있다. 들고 나가기만 하면 된다. 회사에 갈 때 입을 옷도 이미 차 안에 준비되어 있다. 수영장으로 갈 수 있는 최적의 상황을 만들어 놓았다. 이불 속만 벗어나면 되는 것이다. 벗어날 수밖에 없다.(알람을 끄려면...ㅡㅡ;)


  습관을 억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억지로 한들 며칠을 가지 못한다. 습관이 매력적이고 쉽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과정(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수영을 해서 건강과 몸짱을 만들 거라는 목표를 세우는 것보다 내일 아침 수영장을 갈 수 있도록 전날 미리 수영복과 세면도구를 준비해 머리맡에 놓아두는 것이 더 중요하다.


Goal in process


  골인은 경기장 중앙부터 만들어온 수많은 구체적인 과정(드리블, 패스, 센터링, 헤딩등)이 있었기에 만들어진 것이다. 그 과정의 정교함과 디테일이 팀의 실력이 되는 것이다. 목표는 과정 속에 있을 때 완성된다. 목표는 세우는 것이 아니라 과정 속에 집어넣는 것이다. 목표만 세우다가 인생은 덧없이 흘러간다. 자신의 모습을 한 번 돌아보라 그동안 얼마나 많은 목표들을 세워왔는가? 어떻게 되었는가?


책을 쓰는 출간 작가가 될 거야 -> 매일 글을 쓰는 사람이 될 거야


나는 목표가 바뀌었다.

구체적인 행동 과정을 담은 사소한 습관이 목표가 될 때 나의 인생이 변할 것이라는 것을 믿는다.

Writing every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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