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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목수 Aug 30. 2024

A급 데모도

데모도 ep1

관계(섹스)를    오래되었다.


택건은 마지막으로 여자와 관계를 맺은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하다. 3 ? 아니 4 전이었나? 어느 책에서 보았다. 인간의 욕구는 5가지 발전 단계를 거친다고 다섯 단계라는 것이 생리 욕구, 안전 욕구, 애정과 소속의 욕구, 존중의 욕구 그리고   단계를 거쳐 자아실현 욕구 단계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생리적 욕구에는 먹고 자고 싸는 것뿐 아니라 성욕까지도 포함된다. 그만큼 성욕은 인간에게는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기본적인 욕구이다. 그런데 이 생리적 욕구에도 우선순위가 있다. 일단 생존이 우선이다. 숨을 쉬고 물을 마시고 밥을 먹고 똥을 싸고 잠을 자는 것이 해결되어야 한다. 춥고 배고프면 그곳은 크게 쓸모가 없다.


숨, 물, 밥, 똥, 잠... 이 다섯 가지가 해결되면 비로소 성욕이 찾아온다. 생리 욕구도 생존 다음 번식이다. 생리 욕구는 인간과 동물이 구분되지 않는 단계이다. 그런데 인간은 신기하게도 성욕이라는 생리 욕구가  번째 단계인 애정과 소속의 욕구 단계와도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동물처럼 단순히 성욕을 해결하기보다 성관계를 통해 사랑과 소속감을 동시에 느끼고 싶어 한다. 하지만 성욕은  애정과 소속의 욕구보다  앞선 욕구이기 때문에 인간은 애정과 소속감 없이도 성욕을 충족시킬 수 있다. 


인간은 동물과 구분되기 위해 사랑과 소속감이라는 보이지 않는 개념과 성관계라는 보이는 행위를 연결시켰다. 그래서 애정과 소속이라는 보이지 않는 관계를 통해 성관계라는 보이는 관계로 가는 것이 이상적인 것이라 생각한다. 앞에 것을 배제한 성욕에 대해서 들어내놓고 얘기하길 꺼린다. 그건 인간들이 그것이 비인간적인 것이라고 정의해 놓았기 때문이다.

 

짐승 같은 인간’


이 말을 듣기 좋아할 사람은 없다. 그래서 인간은 아무도 모르게 어둠 속에서 은밀하게 관계를 가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동물과 다를 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도 이 성욕으로부터 자유로울  없다. 그렇다고 그럴 때마다 상대방을 통해 사랑을 느끼고 소속감을 만들며 성욕까지 충족시키기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 비효율적이다.


고전적인 인간 사회는 사랑과 결혼이라는 과정을 통한 합의된 성관계를 권장한다. 하지만 결혼이라는 합의는 많은 조건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인간은 언제나 빠르고 간편한 쾌락을 원한다. 그 욕망을 자극하는 수많은 유혹들로 둘러싸여 있다. 그래서 인간은 정신적 관계를 생략하고 육체적 관계로 나아갈 수 있다. 짐승이 되려 한다. 하지만 그것을 숨기며 살아간다. 그래서 인간의 탈을 쓴 짐승이란 말이 생긴 모양이다.

 

 “아놔~ ~ 이런 꼬락서니에서도 여자 생각이  나네

 

택건은 어느 순간 인간의 욕구 단계 가장 아래로 내려왔다. 이제야 간신히 먹고 자고 싸는 문제를 해결했다. 물론 이상적인 의식주 생활을 영위하는 것은 아니지만 먹고, 입고, 자는데  문제는 없다.   퀄리티가 한국에서 있을 때와는 비교할  없을 정도로 열악해졌지만 말이다. 그런 그에게도 그다음 단계의 욕구가 솟구친다. 출처를 알 수 없는 굴욕감이 성욕과 함께 치밀어 오른다. 왜 나라가 국민의 먹고사니즘에 그렇게 민감한 지가 이제야 좀 이해가 된다. 이게 해결되지 않으면 국가 구성원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택건이 과거 한국이었다면 바로 밖으로 나가서  여자  여자를 만나고 다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여자를 찾을  없다. 아니 찾을  없다기보다는 그럴 자신이 없다. 여자를 꼬드길 모든 아이템들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오빠! 이번 주말에  해요??]

[오빠!  지금 오빠 회사 근처인데언제 퇴근해요?]

[오빠! 일식 좋아한다고 했죠? 내가 좋은데 하나 발견했는데히히]

[오빠! 뭐해요? 우리 처음 만났던 카페  왔어요. 여기 너무 좋은  같아요]

[오빠! $@#^%&^%$*$]

[오빠! 1$#@!%^@#$^#$&]


과거 한국에서 택건의 카톡은 1 지워지지 않은 여자들의 메시지들로 가득했다. 필요할 때마다 1 지워가며 생식 욕구를 충족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1 이 모두 사라지고 늦은 답장을 보내 봤지만 아무도 답이 없다.


하아~ 그때가 좋았는데…  오늘은 누굴까 고민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이게 무슨 꼴이냐 쩝…”


애정 욕구나 번식 욕구는 둘째 치더라도 일차적인 육체의 욕망에서 벗어날  없다. 성욕을 해결하는 것이 먼저다. 이제 인간에게 성욕과 종족 번식의 욕구는 별개의 문제이다. 문제는   가지는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택건은 얼마 전 어떤  과학 관련 책자에서 보았던  같다. 유전자라는 놈이 살아남기 위해 성욕을 이용한다고. 모든 생명체는 모두  유전자의 놀음에 놀아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대사회로 오면서 너무도 이성적으로 변해버린 인간들은 이제 유전자 놀음에 쉽게 놀아나지 않는다. 동물 중에 유일하게 인간만이 피임을 한다. 신이 하나로 묶어놓은  생식 욕구(생리와 생식)를 두 종류로 분리시켰다. 성욕 뒤에 따라오는 종족 번식과 양육의 고통을 차단한 쾌락만을 원한다.


목을 매달고 자살을 하거나 교수형에 처하는 남성은 죽는  순간 고환에 남아있던 정액을 쏟아낸다고 한다. 죽음이라는 극도의 고통의 순간 극도의 쾌락이 찾아든다. 이 쾌락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다. 그 당사자만 알 수 있다. 하지만 당사자는 다시 돌아와 그 느낌을 말해줄 수 없다.

 

인생과 닮지 않았나? 고통 속에서 쾌락을 느끼고 쾌락을 좇으며 고통으로 빠져든다. 교수형은 인간의 삶을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격렬하게 느끼며 죽음으로 간다. 그러고 보면 교수형이 가장 인간적인 사형 방법일지도. 수컷은 죽는  순간까지도 씨를 퍼뜨리며 자신의 유전자를 세상에 남기려 한다. 남자는 손에 숟가락  힘만 있어도 씨를 뿌린다고 하지 않던가? 여자가 인생의 중반부쯤 유전자 생산을 멈추는  감안하면 남자가  많은 종족 번식을 위해  다른 여자를 품으려는 것은 자연의 법칙에 충실한 것일지도 모른다. 대신  많은 에너지를 쏟아내기 때문인지 여자보다 짧은 생을 사는  또한 어쩔  없는 사실이다.


 ! 온몸이 욱신거리고 피곤해 죽겠는데거시기는  이렇게 시도 때도 없이 벌떡거리는 거지?”


택건은 불혹의 나이가  되어서 점점  강해지는 성욕에 스스로도 당황스럽다.  이유가 뭘까 적지 않은 시간 고민해 봤다. 결론은 자신이 처한 환경 때문이 아닐까 하는 근거 있는 추측을 하게 된다.


지구의 남반구의 가장 큰 섬나라에 발을 디딘 이후 매일같이 건축현장에서 고단한 육체노동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피곤한 일상이 계속되었다. 처음에는  노동의 강도를 몸이 버텨내기가 쉽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오면 씻기 무섭게 쓰러져 잠들기가 일쑤였다.


 번은 일을 다녀와서 씻으러 들어간 샤워부스 안에서 떨어지는 따뜻한 물줄기를 맞으며 자신도 모르게 쓰러져 잠이 들어버렸다. 오랜 시간 욕실에서 물소리만 들리고 나오지 않는 택건을 이상하게 여긴 셰어하우스 집주인이 열쇠로 욕실 문을 따고 들어와서 그를 깨웠던 적도 있다. 그때  집주인 아주머니가 호주에서 택건의 알몸을   여자 사람이었다. 하필 그때 택건의 아랫도리는 로켓 발사대의 로켓처럼 하늘을 향해 날아갈  우뚝 솟아 있었다.


이후 집주인이 택건 바라보는 시선은 그 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나이 쉰이 훌쩍 넘어 보이는 집주인 아주머니는 자세한 개인사는   없지만 자녀들은 모두 분가하고  번째 남편과 이혼  혼자 산다는 것과 시드니에 여러 채의 집을 가지고 있으며 렌트와 셰어하우스를 돌리며 여유 있는 중년의 삶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있었다. 택건은 돌변한 그녀의 시선과 행동이 부담스러워 근처 다른 셰어하우스로 이사를 해야 했다.


온몸이 부서지는 듯한 근육통과 피로감으로 힘든 나날이 계속되었다. 이상한  그렇게 육체적 고통에 찌들어 있으면서도 동이 트는 새벽녘이면 그곳이 자신의 허락도 없이 뻣뻣하게 솟아오르는 것이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택건은 자신의  부위가 속옷에 짓눌린 불편한 기분에 자주 잠이 깨곤 했다. 육체노동의 강도가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딱딱함의 강도 또한 강해졌다. 온몸은 근육통으로 죽을 듯이 고통스러운데 그곳은  자꾸 솟아오르는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마도 유전자가 몸이  죽을  같으니 마지막으로 씨를 뿌려보려고 발광을 하나보다 하는 나름 근거 있는 추측을 해본다. 하지만 그 추측은 결국 애처로운 느낌만 남겨주었다.


~  이건 인터넷에 없는  없구먼, 검색만 하면  나오네,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알면 기고만장할 일이구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호주는 야동이 지천에 깔려있다는 것이다. 구글에서 기호에 맞는 음란물을 검색해서   있는 성진국이다. 성인 음란 영상물에 대한 제재가 없다.  성인이  알아서 처신해야 하는 것이 맞는 것이긴 하지만 얼마  한국 뉴스에서 야동 금지법이 발효되었다며 정부가 인터넷상의 모든 음란물을 불법으로 간주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려 한다는 뉴스를 보았다.  없고 능력 없고 나이까지 먹은 남자들은 이제 성욕까지 스스로 해결할 방법이 없겠구나 하는 불쌍한 생각이 들었다.


"! 이젠 별의별 정책을  만드는구나, 이제 가난한 남자는 성욕을 스스로 해결하는 것도 어렵겠구먼… 


정신적인 위로는 받지 못하더라도 육체적인 위로는 해결할 수 있어야 하지 않나? 자위(自慰)가 왜 자위인지는 다 이유가 있을 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매하신 정치인들이   지경에 처한 수컷의 심정까지 헤아릴 리 만무하다. 신이 내린 수컷의 번식 욕구를 어찌 그리 단순한 방법으로 통제하려 드는 것일까? 인간은 언제나 신이 만든 세상의 법칙에 저항하는 방식으로 신에게 도전한다.


오랜 시간 성욕이 억제된 수컷은 다른 방법으로  억압된 에너지를 분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모를까? 서양 사람들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는 야동 금지에 대한 기발한 발상을 한국 사람들은  그리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갑론을박인지 도무지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순수하신 국회의원들께서 나라의 대사를 생각하는 마음에 여자를 만나 연애를 하고 결혼해서 성욕도 해결하고 종족 번식도 하면서 국가 구성원을 늘려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자는 교과서적인 계획을 세우신  알겠지만 세상일이 어디 계획대로 되는가? 자신의 길만 보고 걸어온 사람은 자신의 꿈이 모두의 꿈일 거라는 착각 속에만 살아간다.


사실 대통령도 같은 남성이지만 남자에 더 가깝다.  말은 생물학적 욕구보다는 사회학적 욕구가  강하다는 뜻이다. 물론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은 사회적 욕구를  중요시한다. 하지만 그건 생물학적 욕구가 충족된 사람들에 한해서이다. 그것조차도 충족되기 힘든 사람들의 마음을 알리 만무하다.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목숨보다  중요시한다.


지금 먹고 사니즘이 지상 최대의 목표인 택건이 그런 상류층 남자들을 이해하는  자체가 어불성설(語不成說)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도 기본적인 생물학적 욕구가 충족되어야 사회적 동물로 나아갈  있는 법이다.


흐흐흐 오늘은   감상해 볼까나?”


택건은 넘치는 에너지와 단단해질 데로 단단해진 그곳을 스스로 위로할  있는 다양한 국적과 장르의 영상을 감상하려 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득  방법이 끓어오르는 성욕을 일시적으로 해소할 수는 있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서 돌이켜보니  엄청난 에너지가 혼자만의 일시적인 쾌락으로 사라져 버린다는 것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육체와 정신이 맞서기 시작했다.


이건 아니잖아, 비록 내가 지금 여자를 만나고 연애를 하며 즐길  있는 처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소중한 나의 에너지를 이렇게 낭비할  없지!'


정자는 대부분이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막노동에 시달리는 근육을 달래주기 위해 매일 먹다시피 하는 계란 요리와 단백질 보충제가 근육이 아니라 하수구로 버려질 올챙이들을 재생산하는데 쓰인다고 생각하니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단백질을 버리지 말고  것으로 만들자


일주일에 $20,  달이면 80. 적지 않은 비용을 내고 (Gym : 헬스장)까지 등록했다. 50m 야외 수영장까지 겸비한 종합 피트니스 센터였다. 고된 하루 일을 마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짐으로 향했다. 버려지는 단백질을 모두 근육으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일념으로 시작한 운동은 택건의 온몸을 점점 더 단단하게 만들어가고 있었다. 헬스장 안에는 동서양의 쭉쭉 빵빵한 여자들이 눈앞에서 몸에  들러붙는 레깅스와 탱크톱을 입고 장난감 같은 아령을 들고 요염한 자세로 운동을 하는 것인지 수컷을 유혹하는 건지 모를 동작들을 반복하고 있다. 바른 자세로 운동을 하는 여성의 자태일수록 남성에겐 더욱 자극적이다.


이거  눈을 어디 둬야 할지 모르겠구먼…’


택건은 자신도 모르게 여자들의 특정 부위로 향하는 자신의 시선에 스스로도 당혹스럽다. 그런데 신기한  그런 여자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날 운동량은  늘어난다. 전엔  헬스장에 섹시하고 예쁜 여자가 나타나면  힘이 나는지  과학적인 이유를 몰랐다. 그냥 그런가 보다 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배출되지 못한 단백질이 연소하며 운동 에너지로 전환된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평소 들어 올리지 못하던 무게의 아령과 역기까지 들어 올릴  있겠는가?


웨이트 운동으로 부풀려지고 달아오른 몸을 이끌고 다시 수영장으로 향했다. 몸속 곳곳에 달아오른 근육들이 물속에서 식혀진다. 그리고 수영으로 다시 달아오른다. 택건의 근육은 달궈지고 식혀지기를 반복하며 단단해져 가고 있었다. 이건 마치 대장간 화로 속에서 달궈진 철들을 망치로 쳐서 다듬고 다시 물에 담겨 식혀지고 다시  단련되는 과정과 같았다. 철이 그렇게 강철이 되어가듯 택건의 몸도 강철이 되어갔다. 그렇게 고된 일과 운동으로 녹초가  몸은 아무런 잡념 없는 정신을 만들어주었고 숙면을 취하게 만들었다. 체력도 갈수록 늘어나 아무리 고단한 일을 해도 지치지 않는 철인이  듯했다.


"택견아!  많던 지프록(Gyprock: 석고보드) 벌써  날랐어?"

"!   하면 되나요? 그리고  번이나 말씀드립니까? 택견이 아니라 택건이라고요."

"견이나 건이나, 근데  이제  불혹인데 체력은 이십 대여 응, 완전 A 데모도네 하하하"


택건은 일터에서 운동으로 늘어난 체력과 근력 덕분에 어딜 가나 ‘A 데모도라는 별명을 얻었다. 건축일에 대해선 아는  쥐뿔도 없고 공구나 자재도 뭐가 뭔지 아직  모르던 그가  멀고 낯선 호주의 건축현장에서 인정받는 유일한 방법은 들고 나르고 잡고 버티고 하는 일들이었다. 그것도 남들보다  많이 더 빠르고 더 오랫동안 말이다.


불혹을 코앞에  택건이 팔팔한 20 워킹(워킹홀리데이) 들과 같은 웨이지를 받으며 욕을 들어먹지 않으려면  방법밖에 없었다. 아는 것도 없고   아는 것도 없는데 자신보다 한참이나 어린 동생들에게 체력까지 뒤지면 자신의 존재가치가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운동을  열심히  수밖에 없었다. 웃긴 일은 매일  흘리고 일하고 운동으로 단련될수록 성욕은 갈수록  강해진다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헬스장과 수영장으로 뛰어갔다.  과유불급이란 말이 틀리지 않다. 너무 건강해도 문제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놔, 이거 , 담배를 다시 시작해야 하나?'


그가 과거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때는 술과 담배에 절어 하루 종일 사무실 의자에 앉아 컴퓨터 모니터만 보면서 손가락만 움직이는 일을   성욕은 그리 강하지 않았다. 여자 친구가 있어도 귀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무감에 여자친구와 만나고 관계를 가지긴 했지만 휴일이면 만성피로에  핑계  핑계로 그냥 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리고 그게 다른 중년의 직장 남성들처럼 되어가는 수순이라고 생각했다. 중년이 되면 중력의 법칙을 이기지 못하고  늘어진 뱃살과 함께 그곳도 매일 아침에  늘어져 갔다.


하여튼 당시엔 몸이 반응하지 않는데 어찌 마음이 움직이겠는가. 지금 생각해 보면 배부른 소리지만 있을  소중함을 모르고 없으면 궁해지는 것은 돈뿐만이 아니다. 택건은 매일 노가다로 땀 흘리고 일하며 자신을 죽일 듯이 짓누르던 육체적인 고통이 사실 그의 몸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몰랐다.


'고통이 나를 무너뜨릴 거라 생각했는데 나를  강하게 만들고 있었구나'


택건은 문득 과거 읽었던 [노인과 바다]에서 헤밍웨이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인간은 파괴될지언정 패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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