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적욕구에는먹고자고싸는것뿐아니라성욕까지도포함된다. 그만큼성욕은인간에게는가장원초적이면서도기본적인욕구이다. 그런데 이 생리적 욕구에도 우선순위가 있다. 일단 생존이 우선이다. 숨을 쉬고 물을 마시고 밥을 먹고 똥을 싸고 잠을 자는 것이 해결되어야 한다. 춥고 배고프면 그곳은 크게 쓸모가 없다.
숨, 물, 밥, 똥, 잠... 이 다섯 가지가 해결되면 비로소 성욕이 찾아온다. 생리 욕구도 생존 다음 번식이다. 생리 욕구는 인간과 동물이 구분되지 않는 단계이다. 그런데인간은신기하게도성욕이라는생리욕구가세번째단계인애정과소속의욕구단계와도연결되어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간은동물처럼단순히성욕을해결하기보다성관계를통해사랑과소속감을동시에느끼고싶어한다. 하지만성욕은이애정과소속의욕구보다더앞선욕구이기때문에인간은애정과소속감없이도성욕을충족시킬 수있다.
인간은동물과구분되기위해사랑과소속감이라는 보이지 않는 개념과 성관계라는 보이는 행위를 연결시켰다. 그래서 애정과 소속이라는 보이지 않는 관계를 통해 성관계라는 보이는 관계로 가는 것이 이상적인것이라 생각한다.앞에 것을배제한성욕에대해서들어내놓고얘기하길꺼린다. 그건 인간들이 그것이 비인간적인 것이라고 정의해 놓았기 때문이다.
‘짐승 같은 인간’
이 말을 듣기 좋아할 사람은 없다. 그래서인간은아무도모르게어둠속에서은밀하게관계를가지는것일지도모른다. 그렇지않으면동물과다를바가없어지기때문이다. 하지만그누구도 이 성욕으로부터자유로울수없다. 그렇다고그럴때마다상대방을통해사랑을느끼고 소속감을만들며성욕까지충족시키기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비효율적이다.
고전적인 인간사회는 사랑과결혼이라는과정을통한합의된성관계를권장한다. 하지만결혼이라는합의는많은조건과시간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인간은 언제나 빠르고 간편한 쾌락을 원한다. 그 욕망을 자극하는 수많은 유혹들로 둘러싸여 있다. 그래서인간은 정신적 관계를 생략하고 육체적 관계로 나아갈 수 있다. 짐승이 되려 한다. 하지만 그것을 숨기며 살아간다. 그래서 인간의 탈을 쓴 짐승이란 말이 생긴 모양이다.
“아놔~ 참~ 이런꼬락서니에서도여자생각이다나네”
택건은 어느 순간 인간의욕구단계가장아래로내려왔다. 이제야 간신히먹고자고싸는문제를해결했다. 물론이상적인의식주생활을영위하는것은아니지만먹고, 입고, 자는데큰문제는없다. 뭐그퀄리티가한국에서있을때와는비교할수없을정도로열악해졌지만말이다. 그런그에게도그다음단계의욕구가솟구친다. 출처를 알 수 없는 굴욕감이 성욕과 함께 치밀어 오른다. 왜 나라가 국민의 먹고사니즘에 그렇게 민감한 지가 이제야 좀 이해가 된다. 이게 해결되지 않으면 국가 구성원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택건은 얼마 전 어떤뇌과학관련책자에서보았던것같다. 유전자라는놈이살아남기위해성욕을이용한다고. 모든생명체는모두이유전자의놀음에놀아나고있는건지도모른다. 하지만현대사회로오면서너무도이성적으로변해버린인간들은이제유전자놀음에쉽게놀아나지않는다. 동물중에유일하게인간만이피임을한다. 신이하나로묶어놓은이생식욕구(생리와 생식)를 두 종류로 분리시켰다. 성욕뒤에따라오는종족번식과양육의고통을차단한쾌락만을 원한다.
목을매달고자살을하거나교수형에처하는남성은죽는그순간고환에남아있던정액을쏟아낸다고한다. 죽음이라는 극도의 고통의 순간극도의쾌락이찾아든다.이 쾌락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다. 그 당사자만 알 수 있다. 하지만 당사자는 다시 돌아와 그 느낌을 말해줄 수 없다.
택건은불혹의나이가다되어서점점더강해지는성욕에스스로도당황스럽다. 그이유가뭘까적지않은시간고민해봤다. 결론은자신이처한환경때문이아닐까하는 근거 있는 추측을하게된다.
지구의 남반구의 가장 큰 섬나라에발을디딘이후매일같이건축현장에서고단한육체노동으로하루하루를보내는피곤한일상이계속되었다. 처음에는그노동의강도를몸이버텨내기가 쉽지 않았다.집으로돌아오면씻기무섭게쓰러져잠들기가일쑤였다.
한번은 일을 다녀와서 씻으러 들어간 샤워부스안에서떨어지는따뜻한물줄기를맞으며 자신도 모르게 쓰러져잠이들어버렸다. 오랜시간욕실에서물소리만들리고나오지않는택건을이상하게여긴셰어하우스집주인이열쇠로욕실문을따고들어와서그를깨웠던적도있다. 그때그집주인아주머니가호주에서택건의알몸을본첫여자 사람이었다. 하필그때택건의아랫도리는로켓발사대의로켓처럼하늘을향해날아갈듯우뚝솟아있었다.
이후집주인이 택건을 바라보는시선은 그 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나이쉰이훌쩍넘어보이는집주인아주머니는자세한개인사는알수없지만자녀들은모두분가하고두번째남편과이혼후혼자산다는것과시드니에여러채의집을가지고있으며렌트와셰어하우스를돌리며여유있는중년의삶을누리고있다는것을알수있었다. 택건은돌변한그녀의시선과행동이부담스러워근처다른셰어하우스로이사를해야했다.
온몸이부서지는듯한근육통과피로감으로힘든나날이계속되었다. 이상한건그렇게육체적고통에찌들어있으면서도동이트는새벽녘이면그곳이자신의허락도없이뻣뻣하게솟아오르는것이여간신경쓰이는것이아니었다. 택건은자신의그부위가속옷에짓눌린불편한기분에자주잠이깨곤했다. 육체노동의강도가강해지면강해질수록그딱딱함의강도또한강해졌다. 온몸은근육통으로죽을듯이고통스러운데그곳은왜자꾸솟아오르는것일까? 곰곰이생각해보니 아마도 유전자가몸이곧죽을것같으니마지막으로씨를뿌려보려고발광을하나보다하는 나름 근거 있는 추측을 해본다. 하지만 그 추측은 결국 애처로운 느낌만 남겨주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모르겠지만호주는야동이지천에깔려있다는것이다. 구글에서기호에맞는음란물을검색해서볼수있는성진국이다. 성인음란영상물에대한제재가없다. 뭐성인이다알아서처신해야하는것이맞는것이긴하지만얼마전한국뉴스에서야동금지법이발효되었다며정부가인터넷상의모든음란물을불법으로간주하는법안을통과시키려 한다는 뉴스를보았다. 돈없고능력없고나이까지먹은남자들은이제성욕까지스스로해결할방법이없겠구나하는불쌍한생각이들었다.
"참! 이젠별의별정책을다만드는구나, 이제가난한 남자는성욕을스스로해결하는것도어렵겠구먼…쩝”
정신적인 위로는 받지 못하더라도 육체적인 위로는 해결할 수 있어야 하지 않나? 자위(自慰)가 왜 자위인지는 다 이유가 있을 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매하신정치인들이뭐그지경에처한수컷의심정까지 헤아릴 리만무하다. 신이내린수컷의번식욕구를어찌그리단순한방법으로통제하려드는것일까? 인간은 언제나 신이 만든 세상의 법칙에 저항하는 방식으로 신에게 도전한다.
택건은넘치는에너지와단단해질데로단단해진그곳을스스로위로할수있는다양한국적과장르의영상을감상하려 하고 있었다. 그런데문득이방법이끓어오르는성욕을일시적으로해소할수는있었지만어느정도시간이흐르고나서돌이켜보니그엄청난에너지가 혼자만의 일시적인쾌락으로사라져버린다는것이억울하다는생각이 들었다. 육체와정신이맞서기시작했다.
일주일에 $20불, 한달이면 80불. 적지않은비용을내고짐(Gym : 헬스장)까지등록했다. 50m 야외수영장까지겸비한종합피트니스 센터였다. 고된하루일을마치고지친몸을이끌고짐으로향했다. 버려지는단백질을모두근육으로만들어버리겠다는일념으로시작한운동은택건의온몸을점점 더 단단하게만들어가고있었다. 헬스장안에는동서양의쭉쭉빵빵한여자들이눈앞에서몸에쫙들러붙는레깅스와탱크톱을입고 장난감 같은 아령을들고요염한자세로운동을하는것인지수컷을유혹하는건지모를동작들을반복하고있다. 바른 자세로 운동을 하는 여성의 자태일수록 남성에겐 더욱 자극적이다.
‘이거뭐눈을어디둬야할지모르겠구먼…’
택건은자신도모르게여자들의특정부위로향하는 자신의 시선에스스로도당혹스럽다. 그런데신기한건그런여자들이많으면많을수록그날운동량은더늘어난다. 전엔왜헬스장에섹시하고예쁜여자가나타나면왜힘이나는지그과학적인이유를몰랐다. 그냥그런가보다했다.지금생각해보니배출되지못한단백질이 연소하며 운동에너지로전환된것이분명하다는생각이든다. 그렇지않고서야어찌평소들어올리지못하던무게의아령과역기까지들어올릴수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