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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보내는 편지(16)

자동차 마니아 미국 한 달 살기

by 자칼 황욱익

LA에서 묵었던 숙소는 민박집이었지만 진짜 편안한 곳이었다.

좋은 대접받고 짐 챙겨서 비버리힐즈와 패서디나를 거쳐 코스타 메사에 안착.

오늘 지내는 숙소는 진짜 진짜 오랜만에 흡연방이다.

체크인부터 소소한 에피소드가 있었지만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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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들렀던 클래식카 전문 딜러인 비버리힐즈 오토 클럽은 보유 매물만 500대가 넘는 스토리지를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 매매, 매입, 리스토어, 정비 등등 차에 관련된 모든 업무를 진행한다.

규모가 일단 크고 한국에서 거품 가득한 가격이 형성된 차들도 가득가득 보유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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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패서디나의 아트센터에 들러 오래간만에 캠퍼스 투어를....

일단 아트센터의 규모는 생각보다 크지 않지만 보유한 기자제나 학생들이 사용하는 용품들이 굉장히 좋다.

부동산 장사와 덩치 불리기 하다 자빠지는 국내 대학들과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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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지인과 함께 점심을 먹고 랜디 로즈 대인이 잠들어 있는 마운틴 뷰에도 들렀다.

딴따라 시절이나 지금이나 내 음악 노트에서는 이 남자가 최고다.

이 남자처럼 되고 싶었고 이 남자가 쓰는 기타와 비슷하게 생긴 기타를 예전에도 지금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그랬다.

랜디 로즈가 죽어서 천국이 가면 속세에 있는 사람들이 들을 수 없는 연주를 지미 헨드릭스와 함께 할 거라고 말이다.

개리 무어와 제프 백도 합류했다.

그는 언제나 청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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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리여리하고 왜소한 체격에 얇은 금발, 소아마비로 한쪽 다리까지 불편하지만 그의 연주는 지금 들어도 최고다.

천재는 요절한다는 말이 있다.

시기가 많이 늦었지만 만약 내가 요절하면....

'지가 먼데 요절을?'

이런 반응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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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디 로즈의 무덤은 공동묘지 입구에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것과는 살짝 달랐는데 2015년에 랜디의 어머니가 합장되면서 살짝 바뀐 것 같다

비도 잘 내리지 않는 지역에 늘 강력한 햇볕이 내리쬐는 곳이다 보니 안쓰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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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때는 어바인의 노스파크에서 10년 만에 만나는 또 다른 지인과 함께 저녁을 먹었는데 역시 차로 맺은 인연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차 얘기, 사는 얘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면 지난 10년 동안 못 봤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다들 여전하다.

다들 나이는 먹었지만 자동차에 대한 애정과 열정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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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아래쪽으로 내려오니 확실히 동네가 깨끗하고 해안가는 여유가 넘친다.

라구나 비치를 시작으로 뉴 포트, 헌팅턴, 롱 비치까지 해안지역은 부촌인데 치안도 괜찮고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혹자는 캘리포니아의 물가가 비싼 것에 대해 물건값+세금+팁에 날씨 비용까지 있다고 했으니 캘리포니아 해안가는 그야말로 축복받은 날씨다.


미국은 여러모로 재미있는 곳이다.

포이즌의 썸씽 투 빌리브 인에(Something to Believe In) 나오는 가사처럼 비버리힐즈는 1마일을 두고 빈부차이가 극심하다.

그런데 어디를 가도 비슷하다.


아랫동네 일정도 이제는 절반을 넘겼다.

지금까지 큰 사고 없이(크고 작은 사건은 많았다) 잘 버티면서 진행했다.

내일은 코스타 메사를 떠나 멕시코 국경지역인 출라비스타로 이동한다.

거의 매일 숙박이 바뀌는 일정인데 그 동네를 알기에는 늘 시간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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