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ndy Carraway Apr 19. 2021

가족들이 찍은 두리의 사진들

공통점은 사랑이 듬뿍 담겨 있음!

 사진을 찍는 용도는 다양하다. 나중에 돌이켜 보기 위한 추억을 위해, 상황을 전달하기 위해 등 여러 목적이 있다. 취향, 선호도에 따라 피사체의 종류가 다르기도 하다. 풍경부터 인물, 혹은 맛있게 먹은 음식까지 가지 각색일 것이다. 우리 가족의 경우, 두리가 온 이후에는 갤러리에 두리의 사진만이 가득하다. 나는 두리의 사진을 더 많이 담아두기 위해 좋아하던 연예인의 사진들을 지우기도 했다.


 재밌는 점은 가족들마다 찍는 두리의 느낌이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핸드폰 기종 차이의 영향도 있겠으나, 같은 모델을 사용하는 나와 엄마의 사진에서도 느낌이 다르게 나온다. 사진 자체에서의 분위기나, 느낌이 다르게 나온다. 두리를 보는 시선이 가족들마다 차이가 있다는 것도 느껴진다. 모든 것이 다 귀여운 두리지만, 유난히 강조하고 싶은 느낌이나 포인트가 모두 다른 듯하다.


 이번 글에서 올릴 사진들은 작년 10월 말-11월 초 무렵 두리의 사진들이다. 그 시기에 가족들이 각각 찍은 것들을 하나씩 올려보며 비교해보려 한다. 성장이 가장 빠른 시기라 매일매일 눈에 보이게 성장을 하기도 해서 그런지 사진이 유난히 많은 시기였다. 주관적인 생각이 매우 강하게 들어간 사진들이니, 귀여움에 공감해주시면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다.


작품명 꽃개


 나는 두리의 동글동글하면서도 순둥한 모습을 무척 좋아한다. 그렇지만 이 사진은 내가 찍었지만서도 정말... 동그랗다. 멀리서 보면 이게 강아지인지, 솜사탕인지, 솜뭉치인지, 흰색 털공인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동그랗게 나와서 좋아한다.


 세탁을 위해 거실의 카펫을 바꾼 날, 노란 배경에 꽃무늬로 수놓은 것이 두리와도 너무나 잘 어울렸다. 두리는 새로운 카펫의 질감이 신기했는지, 한참 동안 카펫 위에서 놀았다. 말 그대로 꽃개다... 주변에서도 이 사진을 보고 귀엽다고 난리가 났었다.


형하고 놀고 싶어서 조르는 모습. 강아지용 통조림 고기를 먹고 난 이후라 지저분한 입가까지 귀엽다.


 두리한테는 형, 내게는 동생이 찍은 사진이다. 나와 같은 꽃무늬 자수 카펫 위에서 찍었지만, 따뜻하면서도 밝고 화사한 색감의 사진이라 특히 좋아하는 사진이다. 동생의 사진에서는 유독 두리가 앙증맞게 잘 나오는 느낌이다. 참고로 제목에 쓴 방석에 누워있는 두리의 사진도 동생이 찍은 것이다.


 동생은 평소에 인스타그램으로 다른 강아지들의 사진 계정을 구독해서 보고 있는 중이라, 어떻게 하면 강아지가 더 앙증맞고 귀엽게 찍히는 지를 아는 것 같다. 동생은 이 사진이 다리도 실물보다 더 오동통해 보여서 좋다고 한다.


엄마를 뚫어져라 보고 있는 두리

 엄마의 사진에서는 두리의 얼굴이 좀 더 아기처럼 보인다. 엄마와 나의 핸드폰 기종이 같아서 그런지 화질이나 색감에는 큰 차이가 없다. 대신 말로 형용하기는 어려우나, 분위기에서 아기 같은 모습이 느껴진다. 특히 눈을 동그랗게 뜬 상태이지만, 빗질을 하지 않겠다고 요리조리 피하다 대치상황에 섰기 때문에 눈이 코 주변 털에 약간 가려졌다. 그 부분에서 응석받이 아기 같은 느낌이 더 들기도 한다.


 앞서 말한 분위기는 집에 처음 왔던 날과 비슷한 얼굴이라 해야 할까? 아무래도 두리가 엄마를 정면에서 보고 있던 상태에서 찍은 거라 더 그렇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두리는 확실히 엄마와 아빠 앞에서는 더 아기 같은 모습이 있다.


마치 고담시를 수호하는 다크나이트의 같은 아우라가 풍긴다. (동생은 심술이 난 것 같이 보인다고...)

 아빠의 사진들은 은근히 귀엽고 코믹한 사진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나는 이 사진을 특히 좋아한다. 저 아담하고 통통한 아기 강아지에게서 이런 진지한 포스가 풍긴다는 것이 내 웃음 포인트이다. 하필 각도도 그렇고 조명도 어둡게 찍혀서 큰 거사를 앞두고 결심을 하는 모습 같아 보였다. 내가 이 사진에 붙인 타이틀은 <다크나이트>다. 앞으로 고담시는 두리가 지키겠다. 배'두'맨 라이즈다.


 이 역시도 빗질을 하려는데 늠름하게 하지 않겠다고 맞서는 상태였다. 물론 이후에는 결국 아빠의 손에 이끌려 열심히 빗질을 했고 찰랑찰랑 거리는 깔끔한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들을 다시 보고 있으면서도 참 다양하게 찍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든 가족들에게 이 귀여운 모습을 서로 더 보여주고 싶어서 찍은 것을 생각하면, 우리 가족은 정말 두리 없이는 안 될 것 같다. 두리가 너무 큰 부분을 차지하다 못해, 예전부터 당연히 그래 왔던 것처럼 그저 하나의 가족이 되었다.


 사진을 올리고 정리하면서도 가족들과 함께 검토하며 이야기가 많았다. 더 귀여운 사진이 없는지, 두리가 이렇게 작았는데, 이렇게 아기 같았는데 벌써 이렇게 크다. 그런 여러 이야기가 짧은 시간에도 빠르게 올라갔다. 정작 이야기의 주인공인 두리는 아빠의 옷소매를 냠냠 무느라 정신이 없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기다려, 앉아.'를 배운 두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