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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rrie May 03. 2021

슬기로운 아침 생활(ft. 나의 루틴)

아주 간단히 성장하는 방법


사람이 하루 중 가장 게을러지고 싶을 때를 꼽자면 단연코 아침일 것이다. 더 자고 싶고, 더 누워 있고 싶고, 더 이불에 파묻혀있고 싶은 것이 인간이라면 마땅히 가지고 있는 본능이다. 오죽하면 가장 좋은 노래도 알람으로 쓰는 순간 가장 혐오하는 노래가 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


나도 특히 더 나태한 인간이 될 때가 바로 아침이다. 5분마다 울리는 모닝콜을 퀘스트처럼 깨 가며 ‘5분만 있다가 일어나자.’라며 결국 낭패를 본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불면증이 심할 땐 특히 더 그랬다.


그렇게 아침이란 순간을 의미 없이 흘려보내던 어느 날, 나는 한 온라인 영어 강의 업체의 광고 배너를 보게 되었다. 하루 10분만으로 영어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대략 이런 내용의 광고였던 것 같다. 마침 영어 콤플렉스가 있던 나는 이 광고에 그야말로 ‘혹’했다. 하루 10분이면 짧은 시간이잖아? 해볼 만해.


나는 그 짧은 10분을 하루 중 아침에 배정하기로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위에서 말한 대로 의미 없는 순간이었으니까. 실패를 해도 낭비가 덜할 것 같았다. 어차피 버리는 시간이었으니까. 일이나 휴식을 방해당하지 않을 유일한 때였으니까.


그렇게 내 아침 일정은 시작되었다.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강의를 들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 영어 공부가 엄청 효과적인 거다! 막힌 귀가 뚫리고, 하고 싶은 말들이 영어 문장으로 튀어나왔다. 외국 영화로 볼 때도 그저 ‘쏼라쏼라’로 들리던 대사들이 토막토막 들리기 시작했다.


그때 나는 알았다. 아…… 아침 시간이라는 건 내가 알차게 쓰려면 알차게 쓸 수 있는 거구나. 그리고 그동안 정말 많은 시간을 생각 없이 흘려보내고 있었구나. 나는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차 버리고 있었구나.


그날 이후 아침에 욕심이 생겼다. 점점 일찍 일어나 내가 해야 할 일들을 늘려나갔다. 때론 그 할 일들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하나씩 해치우고 줄을 좍 그을 때의 쾌감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다.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건 내 하루가 빼곡히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아침부터 오후, 저녁까지 정말 알차게 쓰는 기분 말이다.


사실 하루 종일 일에 매달려도 성과가 좋지 않으면 괜히 초조해지고, 인생을 잘못 살고 있는 기분이 들었는데 아침 루틴을 시작하고서는 그런 불안이 줄었다. 일 외의 것에 성취감이 생겼기에 내 삶의 질은 올라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꼭 자기 계발을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마음이 복잡한 분들에게 아침 공부를 추천드린다. 이왕이면 조금 빡빡해도 좋다. 처음엔 힘들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스스로가 대견해 뽀뽀를 해주고 싶을 지경일 것이다. ‘장하다, 장해. 나 자신, 오늘도 정말 열심히 살았구나! 어제보다 나은 인간이 되었어.’


그것만으로도 이미 슬기로운 아침 생활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두서없는 글을 끝마치며 나의 별 볼 일 없는 아침 루틴을 공개해드리고 싶다. 정말 별것 없다. 하지만 아침에 하면 좋을 것들이다.




1. 메일 확인 및 사회면 기사 헤드라인 읽기.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직업 특성상 업무 메일이 밤늦게도 오는 경우가 있다. 그러므로 일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하는 것은 메일 확인이다. 그리고 그다음엔 자주 애용하는 포털 사이트의 사회면의 헤드라인을 쭉 읽는다. 본문까지 읽으려면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일단은 헤드라인만 읽는다. 그중 흥미로운 기사가 있으면 본문까지 읽기도 하지만 흔하진 않다.

헤드라인만으로도 사회의 전반적인 흐름은 알 수 있으니 대충 훑는 것이라도 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무리 바쁘디 바쁜 현대 사회라도 세상 흘러가는 건 알아야 하니까.


2. 커피 내리기.

사진 출처 : 나

본격적인 공부에 앞서 나는 커피를 내려 마신다. 카페인이 조금 들어가야 잠도 깨고, 머리가 공부할 준비를 하기 때문이다.

tmi지만 내가 가진 전자 제품 중 가장 뽕을 많이 뽑은 기계가 바로 커피머신이다.

아무튼 직접 내린 커피로 뇌를 깨운다.


3.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수업 365’ 읽기.

사진 출처 : 나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교양 책이다. 하루에 한 페이지씩, 딱 365일 동안 읽을 수 있는 책이라 1년 계획을 잡기 딱 좋다. 사진에 첨부한 책은 얼마 전에 완독 하고, 현재는 같은 시리즈의 ‘인물 편’을 읽는 중이다.

깊은 교양 지식을 원한다면 적절하지 않은 책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얇고 넓은 교양 지식을 원하는 사람에겐 제격인 책이다. 인터넷 기사 헤드라인을 읽으며 현재의 흐름을 알 수 있다면, 이 책으로는 과거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어디 고상한 모임 가서 잘난 척하기 딱 좋으므로 적극 추천한다!


4. 영어 회화 공부하기.

사진 출처 : 야나두

광고는 아니다. 내가 내 돈 주고 결제한 사이트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그저 눈에 먼저 띄었다. 사실 꼭 저 사이트가 아니어도 된다. 요즘 영어 회화 강의 대부분이 바쁜 사람들을 위해 비교적 짧고 간결하지만 임팩트 있는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는 듯하다.

어느 업체, 어느 강사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매일 10분씩 꾸준히 영어를 하는 게 중요하다. 나처럼 수능 영어만 할 줄 아는 사람도 손쉽게 늘 수 있으니 콤플렉스가 있다면 꼭 도전해보시길.


5. 운동하기.

사진 출처 : 나

사실 운동이라고 하기엔 거창하고 산책으로 표현하는 게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집 근처 산책로를 30분~1시간 정도 걷는다. 매일 햇빛을 맞으며 걸어야 한다, 는 주치의의 조언에서 비롯된 것인데 이젠 그냥 스스로 즐기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침에 나가고, 오후에 또 나가는 경우도 다반사다.

같은 듯 보이지만 매일 다른 하늘, 계절의 변화, 날아다니는 새들, 바람과 어울리는 나무들을 보고 있자면 심란한 마음이 싹 가라앉는 기분이다. 거기다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까지 더해지면 정말 금상첨화다.

사진 출처 : 나

나는 다른 것들에 방해받고 싶지 않아 운동할 땐 휴대폰은 두고 스마트 워치만을 착용한 채 나간다. 스마트 워치로 노래를 듣고, 스마트 워치로 내 운동량을 기록한다. 운동량을 달성하면 링이 생기는데 그게 또 소소한 성취감을 준다.

그렇게 설렁설렁 걷고 나서 샤워까지 마치고 나면 내 아침 루틴은 끝이 난다.




사실 주저리주저리 길게 글로 풀어서 그렇지 막상 해보면 다 금방 끝날 간단한 것들이다. 마지막 산책만 생략한다면 한 시간 내에도 충분히 클리어할 수 있다.


감히 단언컨대 이 한 시간으로 우리는 정말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로 인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변화를 겪은 당사자인 만큼 적극적으로 권해드리고 싶다. 좋은 건 나눠야 하니까.


그럼 당신의 아침이 풍성해지길 바라며.

우리 모두의 슬기로운 아침 생활을 바라며.

이만.



P.S. 자기 계발 좀 한다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아침 공부가 꽤나 전부터 유행이었다던데, 난 너무 늦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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