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막간극 ④] 개혁의 포효 바산의 황소

"진리 앞에 타협은 없다" (신학적 엄밀성)

by 초덕 오리겐

1. 기복주의를 향한 철퇴


기문나모의 엔진룸에 합류한 '바산의 황소'는 그 이름처럼 우직하고 맹렬했다. 그가 방 안에서 가장 혐오하고 타협 없이 맞섰던 대상은 바로 '기복주의(Prosperity Gospel)'였다. 예배와 기도를 마치 자판기 동전처럼 취급하며, 세속적인 성공과 병 고침을 신앙의 척도로 삼는 발언이 나올 때면 그는 여지없이 뿔을 치켜들고 돌진했다.


[11/22/23 18:50] 바산의 황소/합동/총신: 병도 낫고!!! 마 성적도 오르고!! 결혼도 한다!!
[11/22/23 18:50] 바산의 황소/합동/총신: 예배만 잘 드려라! 이러면 귀때기 맞아야함다


"귀때기를 맞아야 한다"는 그의 투박하고 거친 일갈에는, 개혁주의 신앙의 정수를 수호하려는 뜨거운 분노가 담겨 있었다. 하나님은 우리의 세속적 욕망을 채워주는 지니가 아니라, 그 자체로 영광받으셔야 할 창조주이시다. 그는 값싼 위로나 축복의 말로 성도들을 기만하는 행위를 영적인 사기로 규정했고, 진리 앞에서는 단 한 치의 타협도 허락하지 않았다.




2. 맹신을 꾸짖는 신학: "하나님은 아시지만 학생은 모른다"


그의 신학적 엄밀성은 신비주의나 맹신을 향해서도 날카롭게 빛났다.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그리스도인으로서 마땅히 감당해야 할 현실의 책임과 의무를 회피하는 태도를 그는 결코 좌시하지 않았다.


[11/22/23 18:44] 바산의 황소/합동/총신: 자신의 의무를 다 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기본이기에
[11/22/23 18:45] 바산의 황소/합동/총신: 기도만 하면 뭐 학점이나 시험 답이 저절로 나오는줄 아나.... 열심히 공부도 해야지....
[11/22/23 18:46] 바산의 황소/합동/총신: 신대원에서 시험공부는 안하고 맨날 기도실에서 기도만 하던 학생이 시험날 '하나님은 다 아신다'라고 적어놓으니까 교수가 '하나님은 모든걸 아시지만 학생은 모르는것 같다.'라며 F 학점을 준 사건...


유명한 신대원의 일화를 인용하며 그가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하나님의 절대 주권'이 '인간의 책임'을 면제해주는 면죄부가 아니라는 개혁주의적 노동관이었다. 진정한 믿음은 기도실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성실하게 살아내는 책임을 동반해야 한다는 묵직한 가르침이었다.




3. "심각한 오류가 있습니다" : 에두르지 않는 직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보통 갈등을 피하기 위해 '다름'을 인정하는 선에서 대화를 마무리하곤 한다. 그러나 바산의 황소에게 비성경적인 주장은 '다른 것'이 아니라 '틀린 것'이었다. 그는 문제를 지적할 때 포장지를 사용하지 않았다.


[7/12/23 14:43] 온건파 허니베져: "심각한 오류가 있다라는 단어선정은 좀 강하긴 한것 같아요 ㅎㅎ"
[7/12/23 14:50] 바산의 황소/합동/총신: "프프님은 제가 좀 강도높게 비판했죠"


다른 임원인 허니베져가 단어 선정이 강하다고 우회적으로 조언할 만큼, 그의 화법은 직설적이었다. 누군가의 주장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정면으로 타격하는 것은 온라인에서 큰 싸움을 불사하겠다는 뜻과 같다. 그러나 황소에게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기분이 아니라 '진리의 보존'이었다. 잘못된 교리에 부드러운 화법을 쓰며 타협하는 것은, 결국 연약한 양 떼들을 낭떠러지로 이끄는 직무 유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4. 엔진룸에 울려 퍼지는 개혁의 포효


바산의 황소는 기문나모라는 방에 신학적 긴장감을 불어넣는 거대한 풀무불이었다. 그의 거친 포효는 때로 듣기 불편했고, 날 선 비판은 갈등을 유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문나모가 단순한 '친목 도모 방'으로 전락하지 않고, '개혁주의 성소'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타협 없는 엄밀성 덕분이었다.


그는 미움을 받을지언정 진리를 굽히지 않았다. 그의 차가운 팩트 폭격 이면에는, 양 떼가 거짓 복음에 오염되지 않기를 바라는 목자의 뜨거운 심장이 고동치고 있었다. 황소의 포효가 0과 1의 광장에 울려 퍼질 때마다, 기문나모의 영적 지반은 더 깊고 단단하게 다져지고 있었다. 진리 앞에서는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는 사자, 그가 바로 엔진룸의 든든한 신학적 방패였다.

keyword
이전 11화[제11화] 포효하는 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