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이 자랑할 때 조심해야 하는 이유
Intro
교회에 가보면 자기를 자랑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그리스도를 자랑하고, 복음을 자랑하기보다 자기를 자랑하는 게 많아도 괜찮을까?
물론 우리는 자유를 중요하게 여기는 시대를 살고 있다. 특히나 시대가 지나면서 공동체보다 나 자신의 기분과 자유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런 상황 속에서 "교회에서 명품 입는 게 왜 안 돼?", "교회에서 내 몸매를 자랑하는 게 왜 안 돼?" 라는 생각을 품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예전에는 사회적으로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비싼 차를 타는 것도 조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 교회 안에서도 "자유"라는 이름 아래, 다른 사람이 위화감을 느끼거나 상처를 받는 건 신경쓰지 않고 부유함을 자랑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그 외에도, 자기가 가진 성경 지식을 자랑하거나, 자기가 누린 영적 체험을 자랑하는 사람도 꽤 많다. 나도 꽤 많이 경험했는데, 이러한 "영적 풍요로움"을 가지고 어떻게든 다른 사람에게 "내가 얼마나 잘났는지" 보여주려는 사람들이 교회 안에도 꽤 많다.
그런데 이런 자랑을 해도 괜찮을까?
성경을 보면, 자랑하는 자는 주 안에서 자랑하라고 말한다.
29 이는 아무 육체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 30 너희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고 예수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와서 우리에게 지혜와 의로움과 거룩함과 구원함이 되셨으니 31 기록된 바 자랑하는 자는 주 안에서 자랑하라 함과 같게 하려 함이라 [고전1:29-31]
그런데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아무 육체도 자랑할 수 있는 게 없다. 왜냐하면 모든 걸 하나님께 받았기 때문이다.
바울의 어리석은 자랑
그리고 바울의 자랑을 보면 그리스도인의 자랑은 더욱 의미심장하게 바뀐다.
일단 바울은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지만, 육신의 자랑을 해보겠다고 말한다. 이런 육신의 자랑을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지만, 자기는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니 어리석게 보지 말아달라고 말한다.
16 내가 다시 말하노니 누구든지 나를 어리석은 자로 여기지 말라 만일 그러하더라도 내가 조금 자랑할 수 있도록 어리석은 자로 받으라 17 내가 말하는 것은 주를 따라 하는 말이 아니요 오직 어리석은 자와 같이 기탄 없이 자랑하노라 18 여러 사람이 육신을 따라 자랑하니 나도 자랑하겠노라 19 너희는 지혜로운 자로서 어리석은 자들을 기쁘게 용납하는구나 20 누가 너희를 종으로 삼거나 잡아먹거나 빼앗거나 스스로 높이거나 뺨을 칠지라도 너희가 용납하는도다 21 나는 우리가 약한 것 같이 욕되게 말하노라 그러나 누가 무슨 일에 담대하면 어리석은 말이나마 나도 담대하리라 22 그들이 히브리인이냐 나도 그러하며 그들이 이스라엘인이냐 나도 그러하며 그들이 아브라함의 후손이냐 나도 그러하며 [고후11:16-22]
재미있는 사실은, "나 주를 위해, 주의 교회를 위해 이만큼 헌신했어"라고 말하는 것도 어리석은 자랑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23 그들이 그리스도의 일꾼이냐 정신 없는 말을 하거니와 나는 더욱 그러하도다 내가 수고를 넘치도록 하고 옥에 갇히기도 더 많이 하고 매도 수없이 맞고 여러 번 죽을 뻔하였으니 24 유대인들에게 사십에서 하나 감한 매를 다섯 번 맞았으며 25 세 번 태장으로 맞고 한 번 돌로 맞고 세 번 파선하고 일 주야를 깊은 바다에서 지냈으며 26 여러 번 여행하면서 강의 위험과 강도의 위험과 동족의 위험과 이방인의 위험과 시내의 위험과 광야의 위험과 바다의 위험과 거짓 형제 중의 위험을 당하고 27 또 수고하며 애쓰고 여러 번 자지 못하고 주리며 목마르고 여러 번 굶고 춥고 헐벗었노라 [고후11:23-27]
더 나아가, "나 교회를 이만큼 사랑해"라는 자랑도 어리석은 자랑이 될 수 있다. 비전에 대한 열정, 교회에 대한 사랑도 어리석은 자랑이 될 수 있다.
28 이 외의 일은 고사하고 아직도 날마다 내 속에 눌리는 일이 있으니 곧 모든 교회를 위하여 염려하는 것이라 29 누가 약하면 내가 약하지 아니하며 누가 실족하게 되면 내가 애타지 아니하더냐 30 내가 부득불 자랑할진대 내가 약한 것을 자랑하리라[고후11:28-30]
교회 안에 자기가 받은 은사를 자랑하는 사람이 간혹 있다. 그런데 바울의 이야기를 보면, 은사에 대한 자랑도 어리석은 자랑이 될 수 있다. 전체 맥락을 보면, 바울은 "내가 어쩔 수 없이 내가 경험한 기적적인 경험을 이야기하지만, 자랑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자랑하는 사람들이 헛소리 못하게 하려고 하는 거니 어리석은 자로 보지 말아라"라고 말하고 있다.
1 무익하나마 내가 부득불 자랑하노니 주의 환상과 계시를 말하리라 2 내가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한 사람을 아노니 그는 십사 년 전에 셋째 하늘에 이끌려 간 자라 (그가 몸 안에 있었는지 몸 밖에 있었는지 나는 모르거니와 하나님은 아시느니라) 3 내가 이런 사람을 아노니 (그가 몸 안에 있었는지 몸 밖에 있었는지 나는 모르거니와 하나님은 아시느니라) 4 그가 낙원으로 이끌려 가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말을 들었으니 사람이 가히 이르지 못할 말이로다 5 내가 이런 사람을 위하여 자랑하겠으나 나를 위하여는 약한 것들 외에 자랑하지 아니하리라 6 내가 만일 자랑하고자 하여도 어리석은 자가 되지 아니할 것은 내가 참말을 함이라 그러나 누가 나를 보는 바와 내게 듣는 바에 지나치게 생각할까 두려워하여 그만두노라[고후12:1-6]
올바른 자랑이라도 조심해야 하는 이유
야고보서를 보면, 그리스도인들이 자랑할 때 조심해야 하는 이유가 나온다. 아래의 말씀을 읽어보자.
14 그러나 너희 마음 속에 독한 시기와 다툼이 있으면 자랑하지 말라 진리를 거슬러 거짓말하지 말라 15 이러한 지혜는 위로부터 내려온 것이 아니요 땅 위의 것이요 정욕의 것이요 귀신의 것이니 시기와 다툼이 있는 곳에는 혼란과 모든 악한 일이 있음이라[약3:14-16]
무슨 소리인가 하면, 우리가 자랑할 때 우리 안에 시기와 다툼이 있다면 이것은 주 안에서 자랑하는 게 아니다. 그런데 교회 안에서 자랑하는 사람들을 보면, 다른 누군가를 시기하는 마음에, 공동체 안에서 정치질을 하려는 마음에, 나 자신을 돋보이고자 하는 마음에 자랑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자랑은 주 안에서 하는 자랑이 아니다. 이생의 자랑이요 정욕의 것이다.
그리고 야고보서는 말하기를 "너희 마음 속에"라고 말한다. 즉, 내가 자랑할 때, 내 속에 있는 마음만 문제가 되는 게 아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 속에 있는 시기와 질투도 고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혼란과 악한 일이 일어나게 된다는 거다.
나는 이런 일을 참 많이 경험했다. 꼬인 사람과 같이 일한 적이 있는데, 이 사람은 모든 것을 꼬아서 보는 거다. 그 사람 앞에서는 아무리 내 자랑이 주 안에서의 자랑이라 하더라도 이생의 자랑이 될 수 있다는 걸 경험했다.
주 안에서 자랑하라
물론 위에서 바울이 한 것처럼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자랑도 있다. 시상식에 간다든지, 비기독교인들 사이에서 기독교인들이 얼마나 세상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지 보여준다거나 할 때에는 물론 자랑해야 한다. 물론 그때에도 조심해야 한다. 내가 드러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드러나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안다. 시상식에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는 말이 "나 이만큼 신앙이 뛰어난 사람이야"라고 보여주려는 것처럼 스스로 느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선한 일을 멈출 필요는 없다. 다만, 내 마음을 지켜달라고 기도해야 한다.)
그래서 바울은 이렇게 말한다.
17 자랑하는 자는 주 안에서 자랑할지니라 18 옳다 인정함을 받는 자는 자기를 칭찬하는 자가 아니요 오직 주께서 칭찬하시는 자니라[고후10:17-18]
내가 나 자신을 칭찬하는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는 거다. 하나님이 칭찬하는 게 진짜 칭찬이라는 거다. 그러니 굳이 누군가에게 자랑하려다가 땅에서의 자랑이 되지 않게 해야 한다.
정리하며
그리스도인은 자랑할 때 조심해야 한다. 먼저 내 안에 시기심이 있다면, 내가 있는 공동체 안에 다툼이 있다면 내 자랑은 주 안에서의 자랑이 아니라 땅의 자랑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있는 공동체 안에 시기심을 품은 사람이 있다면, 그때에도 내 자랑은 땅의 자랑이 될 수 있다. 그러니 자랑할 때에는 주 안에서의 자랑이 될 수 있도록 조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