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서비스 업체로 생각하는 사람들

제자가 아닌 관객으로 남은 사람들

by 초덕 오리겐

Intro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교회를 서비스 업체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의 말은, 교회에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해서 옮긴다는 것이다.


사실 이것은 대형교회가 주도한 것도 있다. 세속적인 트랜드에 맞춰서 교회가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성도가 떠나는 것이다.


이것을 제임스 스미스 교수는 쇼핑몰 예배라고 부른다. 교회를 쇼핑몰처럼 받아들이는 것이다.


하지만 교회를 서비스 업체처럼 생각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결국 나는 이 사람의 상식 수준을 의심할 수밖에 없곤 했다. 쉽게 말해, 몰상식하고 몰지각한 사람처럼 보이는 거다.




갑질에 대하여


교회를 서비스 업체로 생각해서, 서비스를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 분노하는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들어서, 교회에서 주차를 하는데 주차 요원의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 거다. 그래서 주차 요원과 싸우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알아야 할 사실은, 교회에서 봉사하는 사람들은 알바생이 아니라는 점이다. 자원 봉사자들이다. 돈을 받는 것도 아니고, 주차하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봉사하는 것이다.


심지어, 요즘엔 알바생에게 갑질하는 것에 대해서도 몰지각하고 몰상식하다 생각하는 시대가 아닌가? 그런데 돈도 안 받고 봉사하는 사람들에게 분노해서 서비스가 개판이라며 교회를 욕하는 사람들을 보면 인성이 의심스러운 것이다.




서비스?


무엇보다도 교회를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서비스 업체"라는 마인드부터가 잘못되었다. 물론, 교회를 한 번도 안 나간 사람이라면 그런 생각을 가질 법도 하다. 하지만 교회 다니는 사람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초대교회 신앙인이라면 아마 구원 받지 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법하다.


교회 예배를 영어로 worship service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worship service는 예배 드리는 내가 서비스를 받는다는 개념도 아니다. Service(섬김, 봉사)를 받는 대상은 예배 드리는 예배자가 아니라 예배를 받으시는 하나님이다. 그런데 이걸 거꾸로 알고, 예배 때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면 그 살마의 신앙과 예배관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예배에 참여하는 지체를 섬길 때에도 마찬가지다. 교회는 식당이나 카페와 달리 서비스를 주는 사람서비스를 받는 사람으로 나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이 섬김이가 되어야 한다. 즉, 주차장의 주차선이 잘못 그려져 있어서 문제라면, 그것을 깨달은 사람이 교회에 이야기하여 주차선을 새로 그릴 수 있다. (물론, 그러려면 주차선을 다시 그리는 것에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안내를 하는데 교회 안에 이정표가 부실하다면, "교회가 이정표도 안 되어 있고, 엉망이네"라고 할 것이 아니라 내가 그냥 붙이면 되는 것이다. (물론, 교회의 허락을 받아야 할 것이다.)




자본주의에 빠진 신앙


교회 신앙이란 결국 공동체적 신앙이다. 공동체를 경험하지 못하는 신앙이라면 그 신앙은 제대로 점검해야 한다.


일부 대형 교회에서는 이런 "공동체 신앙"마저도 서비스로 내놓는 경우가 있다. 성도를 서비스를 받는 사람으로 두고, 구매자와 관객의 입장에서만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과거에는 성속 이원론으로 사제와 일방 성도를 구분하는 가톨릭의 이러한 작태를 비판하곤 했는데, 개신교에서 자본주의 논리로 비슷한 일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세태 속에서 성도들은 자본주의 마인드와 쇼핑몰 신앙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교회에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것을 볼 때마다 안타까움을 느끼게 된다. 말 그대로 교회를 서비스 업체로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신앙은 서비스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교회)를 세우는 것이다. 예배를 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배주의에 빠져서 예배만 드리고 그 외의 다른 모든 것(무엇보다도 공동체)를 빼먹으면 그 예배는 드리느니만 못한 예배가 될 수 있다. 오죽하면 예수님이 이렇게 말씀하셨겠는가.


[마5:23-24]

23 그러므로 예물을 제단에 드리려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24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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