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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근과 채찍 Dec 06. 2020

왜 나의 설명을 이해하지 못할까?

당신은 '지식의 저주'에 걸려있다.

직장에서 오랜 기간 일하다 보면 반드시 마주하는 일이 있다. 그것은 후임 받기이다. 후임을 받았다는 건 내가 하던 일을 나눠서 하는 경우이거나 아니면 나도 다른 일을 배정받아서 하던 일을 알려주는 경우이다. 후임에게 내가 하던 일을 알려줘야 한다. 내가 하던 일을 최선을 다해서 전달하기 위해서, 자료도 만들고 교육도 시킨다. 제대로 배웠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가르쳐 준 업무를 시킨다. 하지만 결과물은 아쉽다. 분명히 내가 중요하다고 강조를 한 부분인데도, 고려하지 않고 결과물을 들고 온다. 무엇이 문제일까? 가르쳐 주는 방법이 문제일까? 아니면 후임이 이해가 떨어지는 것일까?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강의를 들었다. 해당 분야에서 유명한 작가이기도 했고, 관심 있는 주제였기 때문에 집중해서 들었다. 강의하는 작가도 꼼꼼하게 강의자료를 준비해서 열정적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어떤 내용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내용이 어려워서 그런가 했다. 하지만 댓글들을 보니 나만 그렇게 느낀 것이 아니었다. 작가는 자신이 아는 전문지식을 동원해서 갖가지 용어를 써가면서 설명했다. 하지만 설명이 진행될수록 시청하는 사람들이 줄어들었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베이컨의 말과 다르게 아는 것이 짐이 되는 경우를 마주하기도 한다. 지식이 도움을 주는 경우도 많지만, 간혹 발목을 잡아끄는 짐이 되기도 한다. 자신이 아는 지식이나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경우에 자신이 가진 지식 때문에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에 매몰되어서 지식의 소통을 어렵게 만드는 것을 '지식의 저주'라고 한다. 작가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보통 사람의 수준으로 이해했다. 자신이 가진 지식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식의 저주'에 걸린 것이다.




  영화 '어벤저스 - 인피니티 워'에서 타노스와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가 전투를 하면서, 타노스는 '지식의 저주'를 언급한다. 이미 '지식의 저주'가 무슨 의미인지 알아서 이해하는 데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같이 영화를 보던 상대에게 '지식의 저주'를 물어보니 전혀 이해를 못했다. '지식의 저주'가 영화적인 장치로 받아들이고 넘어갔다는 대답을 들었다. '지식의 저주'를 언급하면서 '지식의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례였다.




  '지식의 저주'는 쉽게 벌어질 수 있다. 우리는 지식의 저주를 벗어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쉬운 단어를 사용하라. 스스로가 판단하라와 같은 조언도 존재한다. 조언들도 충분히 효과가 있다. 하지만 조언은 조언일뿐 결국에는 기본자세가 중요하다. 지식의 저주를 피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에게 설명을 할 때 타인을 감안해서 설명하는 기본자세를 가져야 한다. 가족이나 친구와 같이 있는 시간 동안 우리는 이심전심이라고 같은 공감대에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기본부터 설명하는 경우를 맞지 않는다. 업무 상황에서도 업무와 관련된  제한적인 내용을 논한다. 정해진 환경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설명할 때는 서로가 어느 정도 이해한 상태에서 대화가 진행되기 때문에 타인을 감안하는 설명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 다른 사람이 어떤 수준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설명하는 경우가 되면 '지식의 저주'에 걸리지 않게 상대방을 감안하면서 설명해야 한다. 독서 모임이 그런 상황에 적합하다고 본다. 상대방과 친분이 있을지라도 상대방이 지식의 정도는 모르기 때문에 감안해서 설명을 해야 한다. '지식의 저주'에 빠지기는 쉽지만, 독서모임으로 우리는 쉽게 '지식의 저주'를 벗어나는 방법을 배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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