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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근과 채찍 Nov 01. 2020

무쓸모 한 기록들의 재발견

'기록의 쓸모'를 읽고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많은 기록을 남길까? 각자의 역할에 맞게 기록을 남긴다. 학생은 학습과 학업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직장에 다니는 사람은 업무에 대한 기록을 남긴다. 살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기록을 남기기 마련이다. 그런 기록들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대부분은 기억의 정리나 보존을 위해서 쓰이는 기록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런 기록들이 쓸모 있다고 생각되는가? 모두 다 쓸모없다고 하면 과장된 이야기지만, 모두 다 쓸모 있는 기록이라 할 수도 없을 것이다. 기록의 쓸모에서 말하는 쓸모 있는 기록은 무엇일까?




  기록의 쓸모에서 다뤄지는 기록은 약간 다른 종류의 기록이다. 저자 이승희 작가는 더 나은 마케팅을 하겠다는 목적으로 기록을 남긴다. 마케팅과 관련 없는 여행기나 일상의 영감 부분도 존재하지만, 기록의 큰 축은 마케팅과 관련된 기록들이었다. 좋은 마케팅 소재들이 있다면 기록하였고,  가진 생각(여기서는 영감이라고 주로 표현한다)을 적기 시작했다. 마케팅이 아니더라도 영감을 받는 소재를 발견하면 기록으로 남겼다. 기록은 글로만 하는 방식이 아닌 사진이나, 음성 녹음, 촬영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종이에 직접 쓰는 방식을 선호하였지만, 에버노트나 휴대폰 촬영 등 방법도 가리지 않고 기록을 이어갔다. 다양한 기록을 다양한 방식으로 쌓아가면서 기록이 점점 발전하였고, 기록에 대한 철학을 가지게 되었다. 기록의 쓸모라는 제목과는 다르게, 저자는 자신의 기록을 무쓸모의 수집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무쓸모를 수집해서 쓸모를 발견한다고 한다. 기록은 가지는 효용성이나 효과보다는 '기록'이라는 결과물 자체가 기록의 가장 큰 쓸모라고 한다.




  기록의 쓸모에서 SNS를 활용한 기록도 다룬다. 인스타그램에서 모은 기록으로 출판까지 했는 것을 보면 SNS가 단순히 시간 낭비는 아니구나라는 생각과 SNS도 좋은 기록의 방법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책에서 본 이후에 나의 기록에는 #당근과채찍의~ 라는 해쉬태그를 사용해서 포스트를 올리고 있다. 지금은 나만의 만족을 위한 행동이지만, 언젠가는 인스타그램의 게시물이 나의 영감을 불러오는 존재가 될 것이다. 혹시 모른다. 나중에 저 해쉬태그로 쓴 글을 보는 것이 유행이 될지도.. 순간 그런 상상을 해버렸다.




  다양한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 노력하는 자기 자신에게도 충분히 공감되고 나의 기록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나의 기록이 쓸모 있냐고 물어본다면 그렇다고 대답하기 어렵다. 하지만 기록이라는 행위를 통해서 많은 자취를 남기고 그런 와중에 이전의 기록에서 간혹 쓸모를 발견한다. 그 기록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아도 다른 기록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기록을 하면서 쓸모를 재발견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놀라웠다. 기록 자체가 조금이라도 쓸모 있어지기 위해서라도 '목적'있는 기록도 남겨야겠다. 저자는 '마케팅'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기록을 남겼다. 모든 기록이 마케팅에 사용되지 않았지만, 마케터 이승희를 성장시키는 데는 큰 역할을 했으리라 믿는다. 나의 기록의 대부분은 책의 내용이나 사유이다. 책의 내용을 기록하면서 책을 이해하는 정도가 높아졌다. 그래도 쓸모 있는 기록이다. 하지만 나의 기록에서 아쉬운 점은 대부분의 기록이 책의 내용이다. 무쓸모 하지는 않지만 다소 아쉽다. 책의 내용을 기록하는 습관을 버리겠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다양한 방법으로 영감을 찾아내기 위한 기록을 하도록 노력해야겠다. 대부분의 기록을 글과 에버노트에 의존하는데, 사진-음성을 활용하고, 지정된 노트가 아니어도 영수증, 냅킨, 받은 편지 등 다양한 양식을 활용해봐야겠다.  무쓸모 한 나의 기록에서 쓸모를 재발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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