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 다루었던 팀대팀 / 조직 내외부의 멘토링 제도처럼 다양하고 독특한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경제단체에서 직무교육을 진행했을 당시 다양한 기업들의 조직문화를 들어볼 수 있었다.
지금처럼 주 4회근무제나 자율출근제도가 활성화될 때는 아니어서 이런 문화를 가진 기업들이 참으로 깨어있는 조직으로 느껴졌었다.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기업이 있었는데. ‘로또 제도’를 운영하는 기업이었다.
월급날 전 직원이 강당에 모여 제비뽑기를 하는데, 1등 당첨자에게 보너스 명목으로 100만원을 주는 기업이었다. 직급과 연차에 상관없이 제공되는 아주 수평적이고 공평한 제도였는데, 직무역량을 향상하는 데에는 효과가 미미했을지 몰라도, 직원들의 근속연수를 올리는 데에는 아주 효과적인 제도였다.
한 달에 한 번씩 로또 당첨의 기회가 오는 것 아닌가!
또, 직원들의 사내 연애와 결혼은 장려하는 기업도 있었는데, 사장님이 나서서 소개팅도 시켜주신다고 했다. 이유는 ‘회사를 오기 싫은 곳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오고 싶은 공간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사장님의 마인드라고 했다.
CC의 장점보단 단점이 더 많다고 생각하지만.. ㅋㅋㅋ 결혼을 한다면 결혼식 비용까지 회사에서 복지로 제공된다고 하니, 헤어지기엔 너무 아쉬운 복지라 생각이 들었다.
이뿐만 아니라 반려견/반려묘 동반출근, 수평적 호칭문화, 자율 좌석제 등 직원들의 만족도를 올리고, 공동체 정신을 향상하기 위한 기업의 조직문화 만들기는 계속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하는 건 ‘조직문화’라는 것이, 복지와 베네핏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업이 가지고 있는 핵심가치를 일관되고 지속적이게 조직원들에게 보여주고, 본질과 핵심에 집중하여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조직문화 개선과 혁신을 통해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고, 지금도 변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삼성전자 : MZ직원 주도 ‘더 프리스타일’ 글로벌 완판 행진
SK그룹 : 주 25시간 이상 근무 장소와 시간을 정하는 ‘플랜 2525’ 도입
현대차그룹 : 남양주 연구소 ‘조직문화개선위원회 발족’
LG전자 : 직원 고충 토대로 11개 업무 가이드라인 제시
LS그룹 : 데이터 기반 인사관리 조직 ‘피플랩’으로 조직문화 개선
CJ제일제당 : 평균 31세 사내 벤처팀 아이디어로 신제품 출시
티맵모빌리티 : 그룹/실/팀 단위 조직 폐지
더 프리스타일, 삼성전자 CES2022
삼성전자는 'CES2022'에서 휴대용 스크린 제품인 ‘더 프리스타일’을 완판 시켰는데, MZ세대 맞춤형 제품을 제작하기 위해 출시 전 단계의 참여 인력을 해당 연령의 직원들로 채웠다. 비교적 연차가 낮은 MZ 세대 4명의 직원이 주도했고, 혁신업무사례로 선정되었다.
삼성전자는 MZ세대와 경영진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창구인 ‘재미보드(MZ보드)’를 만들어서 회사 제품에 대한 피드백과 소비자 트렌드를 공유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익사이클 바삭칩, CJ제일제당 사내벤처팀
CJ는 ‘10년 안에 임원 되기’와 같은 인사혁명을 과거에서부터 해오던 기업이다. 사내 벤처팀은 기존의 사업화 방식을 넘어서 젊은 직원들이 기존의 업무를 멈추고 세상에 없던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연구하는데, 그만큼 근무 방식이 파격적이고 도전적인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주력적으로 ‘푸드업사이클링’ 사업을 하는데, 버려지는 식재료를 다른 식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친환경 사업이다.
대두박, 참깨박 등 식품 부산물이 가치 있게 쓰이지 않는 점을 착안하여 조각쌀과 콩비지가 60% 이상 함유된 고단백 영양 스낵을 만든 것이다.
통상 제품 출시까지 1년이 소요되는 것에 비하면, 개발부터 출시까지 6개월이 걸렸다고 하니, 조직문화의 혁신적이고 파격적인 변화가 성과로 잘 드러난 사례인 것 같다. (광고 아님)
아침(비폭력 트레이너 네트워크 망치, 전쟁없는세상 피망팀)
반대로, 국내 기업들이 급하게 변화하는 조직문화 개혁에 뛰어 들었다가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멕킨지에서 국내 대기업 직장인 2000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 기업문화 및 조직 건강도 2차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조직문화 개선에 대한 부정적인 답변이 87.8%였다.
2년 전 후진적 기업문화 요소로 지적받았던 습관적 야근, 비효율적 회의, 불통의 업무방식 등이 다소 개선됐으나 여전히 낙제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기업문화 개선 효과를 체감하는지’를 묻자 ‘일부 변화는 있으나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답변이 59.8%, ‘이벤트성으로 전혀 효과가 없다’는 응답이 28.0%였다.
수평적인 ‘OO님’ 문화를 한다고 하여, 그 조직을 수평적인 조직이라 할 수 없다. 자유로운 의견의 개진이 가능하고, 상호 간에 피드백이 주어질 수 있을 때 그 문화를 수평적인 조직이라 할 수 있다.
와썹맨2 https://www.youtube.com/watch?v=EXbbn_pkgnA
얼마 전 와썹맨 프로에서 한 금융회사의 어플 디자인을 두고 자유로운(?) 의견을 발표한 영상이 화제가 되었다.
여느 회사들과 다르지 않은 수직적인 구조의 회의였다고 생각하는데..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구시대적인 시선뿐 아니라, 감정적인 피드백,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책임을 지고 업무에 대한 부담을 느껴야 하는 점 등 현재 우리 기업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좋은 조직문화를 만들자는 필요성과 외침은 지속되고 있지만 실제 이를 실천하고, 하나의 문화로 만들긴 참으로 어렵다.
마치 훌륭한 가훈이 있더라도 모든 자녀가 그 가훈대로 성장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얼마 전 참여한 교육에서 지금 재직하는 회사의 핵심가치와 리더의 비전에 대해서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선뜻 답변하지 못했다.
코로나로 인한 종무/시무식의 부재와 각 사업장으로 나가 있는 직원들의 다른 근무환경 때문이라고 생각해봤지만, 사실 나 또한 급작스럽게 변화한 조직 내부 인사에 익숙해지지 못한 탓도 있다.
최근 회사가 사모펀드로 넘어가면서 두 번의 CEO 교체가 있었고, 주요 경영진 또한 변화하는 큰 이슈가 있었다. 선원들이 선장이 향하는 곳을 모르면 노를 어디로 저어져 하는지 힘들어진다. 내가 아끼는 회사가 다시 안정적인 조직문화를 갖추고, 힘차게 노를 저어 볼 수 있길 희망해본다.
모두가 함께 앞으로 나아가면 성공은 저절로 따라옵니다. - Henry F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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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햇살 최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