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공모주 투자와 수급
6년 동안 수요예측에 참여하여 공모주에 투자하는 업무를 맡은 적이 있습니다. 주 업무인 벤처투자와 연관이 있고 상장 주식을 직접 매매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에 열심히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3년째 이 업무를 하면서 재미있는 패턴을 하나 발견을 하였습니다. 공모주의 경우 12월이 되면 경쟁률이 낮아지고 상장 이후에 공모가 이후에서 주가가 형성이 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이 일반적인 공모주 시장에서 미달이 나기도 하며 상장 철회가 일어났습니다. 이번에 SNK 상장 철회도 특별한 일은 아니고 매년 일어나던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연초가 되면 대부분 공모가를 회복을 하고 심지어 2~3배로 오버 슈팅하는 모습도 많이 보였습니다. 매년 이러한 패턴이 반복된다는 것을 알았고, 올해에도 같은 패턴이면 12월에 공모가 이하인 주식들은 그냥 생각 없이 다 사모으자라고 연초에 결심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12월이 되어 투자심리가 죽고 주가가 계속 내려가는 것을 보면 살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연초가 되면 다시 오르고 이러한 패턴을 계속 보면서 책상에다가 하나 써 붙은 문구가 있습니다.
남들이 공포를 갖는 12월에 용기를 내자
이를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감으로 가지고 있던 것을 엑셀로 정리를 해 보니 눈으로 수익이 보였습니다. 실제로 공모가와 당일 종가 기준 그리고 3월 내 최고가로 수익률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3월 내 최고가 수익률이 공모가의 당일 종가 수익률을 높은 것을 보면서 위의 그래프의 패턴이 증명이 되었습니다.
이 전략을 실행을 해 보았고 수익이 많이 발생을 하였습니다. 연초에 보너스를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17년도의 경우 수익은 났지만 예상처럼 많이 발생하지는 않았습니다. 새로운 패턴을 하나 발견을 하게 되었습니다. 11~12월에 공모주가 몰려있을수록 12월 공모주가 저평가받고 수익률이 높아진 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16년도에는 12월에 공모주가 몰려서 공모가 이하의 주식들이 많이 있었고 대부분 연초에 회복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18년도가 16년도보다 더 많은 공모주가 몰려 있는 것을 확인을 하였습니다. 최근에 상장하는 주식들의 성과가 매우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16년도에 20개였으나 현재까지 나온 것만 해도 31개로 역대로 가장 많이 상장주식이 몰려 있습니다. 수백 대 일의 경쟁률로 공모를 받았음에도 공모가 이하인 종목들이 대부분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용기를 내자
말은 쉬우나 실제로 투자를 하는 게 쉽지는 않은 거 같습니다.
"올해는 예외일 수도 있잖아."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장기적으로 하락장이라서 이번에는 다른 패턴일 거야."
"공모주뿐만 아니라 다른 주식들도 다 주가가 하락한 상황이야"
이러한 생각들로 인해서 투자를 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12월에 왜 공모주가 하락을 하는지 알게 되면, 용기를 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개별 주식으로 접근을 하는 것은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연말 공모주 투자를 원한다면 가급적이면 적게라도 모든 종목을 다 포트폴리오로 투자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한마디로 수요는 적고 공급은 많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발견한 이유는 3가지 정도이며 주관도 포함이 되어 있기 때문에 정답이 아닐 수는 있습니다.
1.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의 수급 문제
기관들은 연말이 되면 결산을 하고 그동안의 투자실적을 관리를 하게 됩니다. 새로운 종목을 투자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연초가 되면 새로운 종목들을 투자를 하게 됩니다. 이러한 패턴으로 보았을 때 신규로 상장하는 종목의 경우 연말에는 수급이 좋지 않고 연초에 수급이 살아나는 패턴을 보이게 됩니다.
개인들도 연말 연초에 현금을 사용할 곳이 많기 때문에 주식투자에 소극적인 측면이 있으면 특히 공모주의 경우 손이 많이 가고 연말 연초에 일이 많아 참여를 잘 못하게 됩니다.
2. 실적으로 인한 무리한 상장
상장을 앞둔 회사들은 연도를 정해서 올해 안에 상장을 한다는 목표를 정하게 됩니다. 마케팅, 재무, 인사, 채용 등 회사 전반적인 업무들을 상장 일정에 맞추어 계획을 하게 됩니다. 이렇나 이유로 목표를 한 해에 상장을 무리해서라도 하고자 합니다. 연말에 몰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거래소의 경우도 그해에 상장시킬 회사들의 목표를 정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목표가 연중에 다 채워지지 않을 경우 상장심사에 속도를 높여서 연말에 상장 예비심사 통과를 한 번에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관사의 경우도 그 해의 상장 실적으로 순위가 매겨지며, 비상장사들은 상장 주관사를 정할 때 상장실적을 주로 보게 됩니다. 주관사의 경우도 가급적이면 그 해에 상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게 됩니다.
3. 계약서 조건에 따른 상장
상장하는 업체들 중에 투자를 받은 업체들은 대부분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투자를 받게 됩니다. 100%는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상환 면책 조건에 상장이 있습니다. 그리고 계약서에는 날짜가 명시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연단 위로 되어 있기 때문에 연말이더라도 무리하게 상장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수급에 불균형이 발생하여 연말 공모주가 저평가 구간에 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개별종목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로 투자를 하는 것이 연말 공모주 효과를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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