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안아주는 방법

by 나무를심는사람

누군가의 품이 그리운 날엔
괜히 핸드폰 연락처를 뒤적이다가
도착하지 않을 메시지를 쓰고 지우곤 해.

‘잘 지내?’
‘나, 그냥 좀… 힘들어.’
그 한마디조차 어렵고 멀게 느껴질 때가 있어.

누군가 나를 안아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결국 내가 나를 안아주지 못해서일지도 몰라.

누구보다 가까이 있는 내 마음을
외면한 채 살아온 시간들.
그렇게 방치된 감정들은
결국 울음이 되고 한숨이 되고,
이유 없는 눈물이 되어 흘러내렸지.


그런 느낌이 가슴으로 파고들자,
나는 다시 노트를 펼쳤어.
그리고 거기, 이런 문장이 있었어.

“가끔은 가장 필요한 품이
바로 너 자신의 마음이란다.
팔을 감아 자신을 안아봐.
세상이 등을 돌려도
너는 스스로 지켜줄 수 있어야 하니까.”


한동안 가만히 앉아 있었어.
말없이, 천천히 내 팔로
나 자신을 안아봤어.
어색했지만, 조금은 따뜻했어.
누군가 해주던 그 품을
이제는 내가 나에게 건네는 거야.

생각났어.


어릴 적,
밤에 악몽을 꾸고 울면서 일어나면
아빠는 아무 말 없이 나를 안아주곤 했지.
말이 없었기에 더 깊게 전해지던 그 품.
그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었어.

그런데 그 품을 등지고 산 시간이
어느덧 나를 더 낯설게 만든 것 같아.
그래서 지금은
아빠가 내게 해주던 방식을
이제 내가 나에게 배워보려고 해.


조금 느려도 괜찮아.
어설퍼도 괜찮아.
오늘의 나는
내가 가장 오래 지켜볼 존재니까.

내가 나를 안아줄 수 있다면,
아마 세상이 조금은
덜 차갑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

그걸 아빠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걸지도 몰라.
그래서 마지막 순간까지도 이 글들을
내게 남겨두고 간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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