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카루 Sep 30. 2020

언어 습관을 파악하는 방법

다음은 어느 영화배우가 인터뷰한 내용을 받아 적은 글이다. 영상은 일부러 첨부하지 않았다.(그리 예쁜 말은 안 할 거라서.) 우선 아래의 글을 읽고 어떤 부분이 어색한지, 대표적인 한 가지만 찾아보시길.



그런 캐릭터인 거 같아요. 작품 속에서 캐릭터와 저의 공통점을 찾으려고 노력을 하거든요.

그 안에서 내가 이 공통점을 느낄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던 거 같아요.

시간 날 때마다 유도 연습을 했던 거 같고… 너무나도 값진 경험이었었던 거 같아요.

저는 항상 그런 거에 희열을 느끼는 거 같아요.

(…중략…)

캐릭터와 공통점을 찾았을 때, 리모컨이 풀리듯이 감정이 나왔을 때 그때 저는 제일 희열을 느끼는 것 같아요.

저는 딱 읽었을 때 이 캐릭터 연기해보고 싶다, 라는 캐릭터들이 다 있었던 거 같아요.

저도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는데 형들이 잘 이끌어주셨던 거 같아요.

평소 저도 친동생이 된 거처럼 몰입이 된 거 같아요.

저는 항상 그런 거 같아요. 항상 생각하고, 그러는 거 같아요.

(…중략…)

제가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저도 연기를 하면서 보시는 분들을 위해 공감을 시켜드려야겠다, 라는 생각을 항상 하면서 연기를 하고 있는 거 같아요.

공감을 한다는 게 쉽지는 않은 거 같아요.

보는데 그 캐릭터에 같이 몰입을 해주시고, 울면 같이 울고, 웃으면 같이 웃고 이게 진짜 너무나도 큰 힘인 거 같아요.

그것만 생각하고 지금 연기를 하고 있는 거 같아요.

보고 난 후에 제가 얻은 게 있다면 지금 살면서 느끼는 소소한 행복들이 정말 소중한 거구나라는 걸 느끼게 해준 영화인 거 같아요.

(…중략…)

쭉 이어지는 스토리들이 참 좋은 것 같아요.




나도 몰랐던 내 버릇
자신의 언어 습관 파악하는 방법

"상담 내용을 녹음해서 꼭 한번 들어보세요."

병원 컨설팅을 가면 의사나 상담실장에게 간혹 해주는 조언이다. 실천하는 이는 드물지만.

녹음을 해보면 평소 자신도 몰랐던 습관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경우 첨삭지도를 녹화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자'와 '그'를 자주 쓴다. '자!'는 앞서 말한 내용과 흐름이 달라지거나 강조할 때, '어디 한번 봅시다', '이 내용 한번 보세요'라며 주의를 환기시키고 집중시키려는 목적으로 쓴다. 잠시 할 말을 떠올릴 땐 '그…'하고 뜸을 들인다. 뇌에 버퍼링이 걸렸단 뜻이다.


녹음도 좋지만 내 말을 글로 옮겨보면 더 많은 습관을 파악 수 있다. 위에서 사례로 든 인터뷰 내용을 귀로 듣기만 할 땐 모르고 지나칠 수 있으나, 글로 옮겨 보면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그런 캐릭터인 거 같아요. 작품 속에서 캐릭터와 저의 공통점을 찾으려고 노력을 하거든요,

그 안에서 내가 이 공통점을 느낄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던 거 같아요.

시간 날 때마다 유도 연습을 했던 거 같고 너무나도 값진 경험이었었던 거 같아요.

저는 항상 그런 거에 희열을 느끼는 거 같아요.

캐릭터와 공통점을 찾았을 때, 리모컨이 풀리듯이 감정이 나왔을 때 그때 저는 제일 희열을 느끼는 것 같아요.

저는 딱 읽었을 때 이 캐릭터 연기해보고 싶다, 라는 캐릭터들이 다 있었던 거 같아요.

저도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는데 형들이 잘 이끌어주셨던 거 같아요.

평소 저도 친동생이 된 거처럼 몰입이 된 거 같아요.

저는 항상 그런 거 같아요. 항상 생각하고, 그러는 거 같아요.

제가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저도 연기를 하면서 보시는 분들을 위해 공감을 시켜드려야겠다, 라는 생각을 항상 하면서 연기를 하고 있는 거 같아요. 공감을 한다는 게 쉽지는 않은 거 같아요.

보는데 그 캐릭터에 같이 몰입을 해주시고, 울면 같이 울고, 웃으면 같이 웃고 이게 진짜 너무나도 큰 힘인 거 같아요. 그것만 생각하고 지금 연기를 하고 있는 거 같아요.

보고 난 후에 제가 얻은 게 있다면 지금 살면서 느끼는 소소한 행복들이 정말 소중한 거구나라는 걸 느끼게 해준 영화인 거 같아요. 쭉 이어지는 스토리들이 참 좋은 것 같아요.


10분짜리 인터뷰에 ‘~인 거 같아요’라는 표현을 무려 17번 쓴 거 같아요.


이렇게 한 문장을 끝맺는 종결 어미가 계속 반복되면 청중이나 독자는 은연중에 지루함을 느낀다. '저는', '저도'라는 대명사도 상당히 자주 나온다.

'것'이라는 표현은 사물이나 현상을 추상적으로 이르는 말인데, 의미 전달을 모호하게 만들 수 있다. 지시대명사를 잘못 쓰면 앞서 쓴 말을 명확하게 받아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종결 어미에서 '것이다'처럼 강한 어조를 자주 반복해서 쓰면 오히려 그 힘이 떨어지고, 읽을 때도 턱턱 걸리기만 한다.


그룹에서 첨삭지도를 할 때도 저마다의 습관을 다양하게 찾아볼 수 있다. 누구는 '생각한다'라는 말을 계속 반복하기도 하고, '~한다', '~한다', '~한다'로 똑같은 종결 어미로 문장을 끝맺음하기도 한다. 퇴고할 땐 이런 부분까지 살펴야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저마다의 언어 습관이 있다. 하지만 자각하기는 어려운데 녹음을 해보거나, 글로 써보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내뱉으면 휘발되어 사라지는 말을 '청각 정보'나 '시각 정보'로 옮겨보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습관을 파악하고 교정하면 말과 글을 더 세련되게 다듬을 수 있다.



함께 보시면 좋은 글

퇴고의 3원칙과 방법 https://brunch.co.kr/@caru/14


매거진의 이전글 퇴고의 3원칙과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