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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루 Oct 04. 2020

표현력과 문해력 높이는 방법

지식과 사고(思考)의 깊이는 어휘량에 비례한다. 그리고 어휘량이 풍부한 사람이 말도 잘하고, 글도 잘 쓴다. 당연한 소리다. 쓸 수 있는 어휘가 많으면 많을수록 문장의 표현력도 다채로워지기 때문이다. 검은색 물감 하나만 가진 화가와 삼원색(빨강, 노랑, 파랑)을 다 가진 화가의 표현 범위는 압도적으로 차이 날 수밖에 없다. 좋은 글을 쓰려면 책을 많이 읽으라고 하는 이유다.


반대되는 사례로, 서툰 외국어로 자기소개를 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My name is'까지는 자신 있는데, 그 이후부터는 뇌에 심한 버퍼링이 걸리기 시작하지.


영어. 아~ 영어!

영어 공부할 때 단어 암기가 가장 힘들었다. 어떠한 논리도, 이야기의 흐름도 없는 단순 암기. 그래서 나름 터득한 방법이, 교과서를 반복해 읽으면서 이야기를 통째로 외웠다. 문장을 반복해 읽으면 이야기가 먼저 머리에 들어오고, 단어 뜻은 자연스레 익혀졌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단어에 반복되는 '접두어'나 '접미어'*로 쓰이는 낱말의 어원을 공부했다면 아마 독해가 더 쉬웠을 듯하다. 찾아보니 실제 어원을 알면 영어가 쉬워진다고 주장하는 책이 있었다! (어머, 나 천재야?)


*접두어 / 접미어 : 언어 파생어를 만드는 접사로, 어근이나 단어의 앞이나 뒤에 붙어 새로운 단어가 되게 하는 말.

예) '퍼렇다'의 '시-'  /  '선생'의 '-님'


차라리 몸에 새겼어야…


영어 접두어의 어원

*아래 영단어 사례는 인터넷 게시판에서 본 내용을 재편집하였습니다.


영어에는 접두어로 쓰이는 단어가 많은데, 어원만 알면 단어 뜻을 몰라도 대략적인 의미는 파악할 수 있다. 이를테면 <anti>는 뭔가에 '반(反)'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회(social)에 반(anti)하면 '반사회적인(anti-social)'이 되는 식이다. 단어 뜻을 몰라도 'anti'만 붙어있으면 뭔가에 '반대'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pre>는 '전(前)', '선(先)'이라는 의미다.

뒤에 '보다(觀)'라는 뜻의 'view'가 붙으면 'pre-view(시사회)'라는 뜻이 된다.


<sub>는 '하(下)'라는 뜻이다.

그래서 지하철이나 지하도는 '아래로 난 길'이라 해서 'subway'.

의식(conscious)의 아래에는 무의식(sub-conscious)이 있고,

나랏님(국가·기관)이 하사(제공)하는 보조금은 subsidy.


<intra>는 '내(內 : 일정 범위의 안)'라는 의미다.

-introspective : 내성적

-intrinsic : 내재적

군대나 회사에서 보안을 위한 통신 환경을 '인트라넷'이라 부르는데

'intra'의 의미만 알면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poly>는 '많다(多)'라는 뜻이다.

'유신론자', '일신론자'라는 뜻의 'theist'에 'poly'가 붙으면 'polytheist(다신론자)'가 된다.

한편 'gamy'는 형용사로 '사냥 고기의 냄새가 나는', '기운찬', '외설적인'의 뜻이지만 연결형에서는 '결혼', '결합'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그래서 앞에 'poly'가 붙으면 'polygamy(일부다처제)'가 된다. 외에도 'auto = 자(自)', 'tele = 멀다(遠)', 'homo = 같다(同)'의 의미가 있다.

예시를 보며 느끼셨겠지만, 한자어를 알면 의미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래, 영어는 그렇다 치고
우리말을 제대로 쓰려면?



한국말 잘 쓰기 위해 한자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

영어 배울 때 접두어의 어원을 알면 해석이 더 쉬워지듯 우리말은 한자어를 공부하면 문장 이해력이 높아지고 어휘력도 풍부해진다.


우리말은 크게 고유어와 한자어, 그리고 외래어로 구성되어 있다. '새색시', '갈무리', '깜냥', '꼬투리' 이런 말은 한자어에 없는 순우리말, [고유어]다. 아! 생각난 김에ㅡ '사흘'은 '세 날(3일)'을 의미하는 순우리말이다. '사'흘이라 해서 '4'일이 아니라.

지난 8월 17일이 임시공휴일로 확정되었다는 기사에 '사흘 연휴'라는 제목이 달리자 사람들이 '3일' 쉬는데 왜 '사흘'이라 쓰냐며!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하긴, '4흘(4일이라는 의미로)'이라고 쓰는 기자도 있는데 뭐. 괜찮다. 모를 수 있다. 모르면 배우면 된다.

아무튼. 한자어는 그 낱말의 기원이 중국이든 일본이든, 한국이든 국어 어휘의 약 60% 이상을 차지한다.

게다가 한자는ㅡ


명사뿐만 아니라 9품사(명사, 대명사, 수사, 동사, 형용사, 관형사, 부사, 조사, 감탄사)에 모조리 쓰인다.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고치다'는 '고장 난 물건을 손질한다'라는 의미로 쓰이기도 하고, '병을 낫게 한다', 혹은 '잘못이나 틀린 것을 바로 잡'거나, '모양, 내용, 처지를 바꾼다' 등 다양한 맥락에서 쓰이는 순우리말이다. 이때 '병을 낫게 한다'라는 의미로만 한정 지어 쓰려면 '치료(治療)라는 한자어가 적확하게 쓰인다.


한자 공부를 위해 천자문이나 관련 책을 따로 사보는 방법도 있지만 평소 자주 쓰던 단어를 사전에 찾아보면서 괄호로 표기된 한자를 익히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다. 사전 찾는 습관 자체가 어휘량을 늘이는 매우 유용한 방법이다.

어렵다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하나씩, 하나씩 수집해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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