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가 어렵다 느껴지는 이유는 단순하다. 자주 써보질 않아서다. 그러니 쉽게 쓰는 요령도 당연히 모를 수밖에. 하지만 그 이면에는 심리적인 요인도 있다. 쓰는 요령, 즉 기술적 측면에 대한 훈련도 필요하지만 그전에 마음에서 무엇이 내 발목을 붙잡고 있나를 먼저 살펴야 한다.
앞서 글쓰기 훈련을 수영에 비유한 바 있다. 흔히 알려진 글쓰기 훈련법, 즉 많이 읽고 써보라는 식의 방법은 수영을 배우려면 무작정 물에 뛰어들라는 조언과 같다. 감각을 타고난 사람이라면 몰라도 대부분의 경우 그런 방식만으로는 실력이 늘지 않는다.
수영과 글쓰기의 공통점은 또 있다. 몸에 힘을 빼야 물에 뜰 수 있듯이, 글을 쓸 때에도 마찬가지다. 이때 몸에 힘을 빼란 말은 글을 쓰기 전 무의식중에 생기는 긴장감을 내려놓으라는 뜻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글쓰기 훈련은 크게 두 가지 과정으로 나뉜다.
기술, 그리고 심리.
글쓰기 훈련의 두 가지 측면
기본은 문장을 제대로 다루는 훈련이다. 기술적인 측면에 속한다. 혹자는 '글쓰기에는 왕도가 없다'라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본인은 잘 쓰지만 정작 타인은) 가르칠 능력이 부족한 일반 작가들이 하는 소리다.
글쓰기에도 요령, 소위 말하는 지름길이 있다. 그 길로 가는 훈련법은 수영과의 두 번째 공통점과 같다. 바로 몸에 힘을 빼는 훈련이고, 심리적 측면에 해당하지만 문장을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뽑아내는 비법의 8할에 속한다.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야구선수는 결코 홈런을 치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잔뜩 긴장한 테니스 선수는 어떨까? 농구는? 골프는?거의 대부분의 운동이 마찬가지다. 몸에서 힘을 빼야 연습했던 동작이 제대로 나온다.
그렇다면 글을 쓸 때 어째서 힘이 들어가는 걸까? 이유를 알면 글쓰기가 그동안 왜 어렵게만 느껴졌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그리고 교정은 인지에서 출발한다.
글을 쓸 때 부담을 느끼는 진짜 이유
우리나라에서 글을 쓴다는 행위는 곧 평가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평가는 초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기(日記)란 말 그대로 그날 겪은 일이나 생각, 느낌을 적는 '개인의 기록'이지만 우리나라 학교에서는 숙제에 불과하다. 선생님이 읽고 친절하게(?) 코멘트까지 달아주는. '참 잘했어요~' 대체 뭘 잘했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이후 대학 입시를 위한 논술, 자기소개서. 입학 후엔 학기 내내 리포트에 마무리로 졸업 논문. 졸업 후엔 다시 취업을 위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직장 다니면서는 각종 보고서와 제안서…
글은 작가들이나 쓴다고 여기지만 일반인들도 글쓰기와 무관하지 않다. 그리고 대중의 평가를 받는 작가들뿐만 아니라 글을 쓴 누구든 평가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심지어 그로 인해 당락(當落)이 결정되거나 계약 혹은 결제, 인사고과 등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지금껏 글만 썼다 하면 누군가 보고, 평가해왔으니 당연히 글을 쓴다는 자체가 두렵게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마음에 부담만 켜켜이 쌓인 행위가 즐거울리도 만무하다. 따라서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문장을 다루는 기술적인 훈련도 필요하지만 그 이전에 이러한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