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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루 Sep 11. 2020

글쓰기 부담을 덜기 위한 어깨에 힘 빼기 훈련법

하루 10분, 꾸준함의 힘

글쓰기가 어렵고 부담스러운 이유는 심리적 부담감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 부담을 덜기 위한 훈련은 여러 갈래가 있고, 개인마다 차이가 있긴 하나 누구에게나 필요한 대중적인 훈련법을 한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글 쓸 때 어깨에 들어간 힘을 자연스럽게 빼주는 훈련법


누군가 내 글을 읽고 평가한다는 사실에 대한 부담은 글쓰기에 큰 방해가 된다. 심리적 부담감도 구체적으로 상담을 해보면 개인마다 차이가 있는데, 개선의 핵심은 결국 그러한 평가에 대한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데 있다. 가장 좋은 훈련은 비공개로 쓰는 것이다. 단, 무작정 비공개로 쓴다고 해서 글이 늘진 않는다. 방법이 따로 있다.



하루 10분 글쓰기

하루 10분, 그것도 비공개로 글을 쓰는데 이때 몇 가지 요령과 주의할 점이 있다. 우선 10분 비공개 글쓰기를 위한 매체로는 블로그나 문서 작성 프로그램, 개인 노트 등 어디든 괜찮다. 블로그의 경우 어디서나 을 작성할 수 있고, 철저히 비공개로 작성할 수 있어 권장된다. 특정 카테고리를 아예 비공개로 설정해두고 쓰면 실수로 공개할 위험이 적어진다. 어디에 쓰든 내가 가장 자주 접할 수 있고 익숙한(혹은 앞으로 쉽게 익숙해질 만한) 도구를 택하면 된다.


아무도! 누구도! 내 글을 읽거나 평가하지 않는다고 안심한 상태에서 써야..



완성이 목표가 아닌 10분 글쓰기

10분 글쓰기는 내용의 '완성'이 목표가 아니다. 하루 10분 정해진 시간에 글을 쓴다는 행위 그 자체에만 의미를 두면 된다. 따라서 기승전결이 있을 필요도 없고, 완결에 대한 부담을 가질 필요도 없다. 심지어 맞춤법도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의식의 흐름이 끊어지기 때문이다. 단지 머리에 떠오르는 그대로 쓰기만 하면 된다.


"뭐라고 쓰지? 생각이 안 나는데.

 몰라 일단 써보자. 오늘 뭐 했더라?"


이런 식이다. 쓸 말이 생각 안 나면 '생각 안 난다'부터 쓰면 된다. 정말 떠오르지 않으면 잠시 기다려도 괜찮다. 조바심 낼 필요 없다. 몇 줄을 썼느냐, 글이 얼마나 논리적이냐도 중요하지 않다 맞춤법에 안 맞고, 오타 투성이어도 괜찮다.

이 훈련의 유일한 목표는 "오늘 내가 10분 동안 뭔가를 썼다!"라는 것이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리고 내가 쓴 글을 두고 스스로 평가하지도 않는다. 잘 썼네, 못 썼네 하지 말고 10분 동안 글을 쓰기만 하면 된다. 매일, 꾸준히.

10분이라는 시간 제약도 의미가 있는데, 글의 분량을 조절할 수 있는 감각을 키워준다.



친구에게 말하듯 쓰기

비공개로 해도 힘들다면 눈앞에 친구가 있다 생각하고 써보는 것도 방법이다. 카페에서 친구와 맞주 앉아 실제로 대화하듯이 구어체로 써보는 것이다. 이때는 한 가지 주제가 있으면 더 쉽게 써지는데, 내가 관심 있어 하거나 잘 알고 있는 분야면 좋다. 예를 들면, 사진 촬영에 이제 막 취미가 생긴 친구에게 내가 아는 정보를 알려준다고 가정하자.


"야, 카메라 산다고? 뭐 살 건데? 캐논, 니콘, 많지. 요새 소니가 잘 나간다더라.

이런저런 제품들이 있어. 보통 보급기 - 중급기 - 고급 기종으로 구분하지.

당연히 성능 차이도 있고 가격 편차도 심해."


이런 식으로 구어체(일상 대화에서 쓰는 말투) 그대로 쓰면 된다. 이때 '이런저런 제품'은 나중에 검색을 통해 찾아서 넣는다. 글을 쓸 당시에는 그냥 저런 내용을 쓸 거라는 표시 정도만 해놔도 충분하고 쓰는 행위의 흐름이 끊어지지 않는 데 초점을 둔다.

이렇게 생각나는 대로 자유롭게 쓰는 방식은 마치 마트에서 메모 없이 장을 보는 상황에 비유할 수 있다.


파, 양파, 당근, 카레, 사과, 양상추, 고기, 오징어, 두부…


눈에 띄는 대로(머리에 떠오르는 대로) 일단 장바구니에 담기만 하면(쓰기만 하면) 된다. 무슨 요리를 할지, 어느 재료를 써서 몇 개의 요리를 만들지는 이후에 생각할 일이다.



머리에서 손끝까지 고속도로 놓기

10분 글쓰기는 무엇보다 꾸준함이 생명이다. 이 훈련의 의미는 글을 쓰는 행위 그 자체를 몸에 익숙하게끔 만드는 데 있다. 키보드로 쓰든, 펜으로 쓰든 상관없다. 단지 글을 쓴다는 그 행위 자체가 익숙해지는 것이 목적이다.

문예창작학과 수업에서는 이런 훈련 방식을 두고 '머리에서 손끝까지 고속도로를 놓는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머리에서 떠오른 생각을 손끝으로 잘 풀어내기 위해서는 중간에 연결된 도로가 잘 포장되어 있어야 한다.

머리에 착상된 생각을 글로 잘 풀어내는 작가와 그에 서툰 일반인의 차이란 '구사할 수 있는 어휘량'과 손끝까지 연결된 도로가 '고속도로냐, 비포장이냐', 이 두 가지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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