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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루 Jan 12. 2021

어휘력 향상을 가로막는 나쁜 습관

재밌고 맛깔나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어휘력이 바탕에 있어야 한다. 냉장고에 재료가 많아야 뭐든 원하는 요리를 쉽게 하지 달랑 김치 하나 있으면 만들 수 있는 요리도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어휘력'이란 낱말에 대한 사전적 지식 외에도 다른 낱말과의 관계 속에서 가지는 섬세한 의미라든지, 어감의 차이까지도 구분해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다시 요리에 비유하자면 각 재료의 특성을 명확히 알고 사용한다는 뜻이다.


그 미묘한 차이를 구분하려면 단어 수집이 먼저다. 그러자면 또 뻔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 독서!

자, 그런데 주변을 보면 적지 않은 독서량을 가지고도 제 기량(어휘력)을 발휘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문제는, 그 원인이 각자 다 다르다. 글쓰기는 단체가 아니라 개인 과외가 꼭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유기도 하다.


오늘은 대표적으로 어휘력 향상을 가로막는 나쁜 습관 몇 가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1. 스트레칭 부족
 : 경직된 사고

스트레칭은 운동 중 부상을 막아줄 뿐만 아니라 신체의 가동 범위를 넓혀준다. 글을 쓰는 습관이 제대로 들지 않으면 뇌에서 삐걱삐걱 소리가 나면서 아는 단어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단순하다. 뇌나 몸이나 안 쓰면 굳는다.



2. 이모티콘 / 지시대명사 난발

일단 글에서 툭하면 '~것'이라는 표현을 남발하고 있다면 전형적인 어휘력 부족 증상이다. 독서량 부족이 주원인이지만 한편으로는 평소 구체적인 표현을 잘 안 써서 그렇기도 하다. 이를테면 요즘 카톡에서나 문자, 심지어 블로그 글에서조차 이모티콘으로 감정 표현을 대신하는 경우다.

이모티콘도 말처럼 유행이 있고, 의미조차 시대에 따라 조금씩 바뀌기도 한다. ^^ 이런 웃는 이모티콘은 요즘 '재밌다'가 아니라 '알았어, 이제 대화 마무리하자.'라는 뜻에 가깝다. 'ㅋ'의 경우는 개수에 따라 의미 차이가 있다.


ㅋ : 약간의 비웃음.
ㅋㅋ : 문장 뒤를 꾸며주는 말.
ㅋㅋㅋ : 딱히 할말은 없으나 대답은 해야 할 때.
ㅋㅋㅋㅋ : 여기서부터 재밌다는 뜻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겁나 웃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 : 웃긴데 본인 얘기.


요즘은 이모티콘만 가지고도 어지간한 감정 표현을 다 할 수 있다. 대신 그럴수록 내 표현력의 범위는 점점 줄어들고.

이모티콘(스티커) 대신에 '네가 그렇게 말해주니 든든하다'라든지, '네가 최고야.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구나'라든지, 전하고자 하는 말이나 감정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자꾸 해야 어휘력이 는다.



3. 욕설

최악의 습관이다.

말과 글은 하나다. 말 잘하는 사람이 글도 잘 쓰고, 글 잘 쓰는 사람이 말도 잘한다. 말이든 글이든, 자기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평소 욕설을 자주 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중고등학생들!


욕은 뇌에서 다른 단어보다 4배나 강하게 각인된다. 감정의 뇌를 강하게 자극해 이성적 판단을 저해하는데, 우리가 욕설을 듣는 순간 통제력을 잃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얼마나 강려크하게 각인되는지 실험해보자.


https://youtu.be/dd9gN8DU8QE


김수미 선생님의 쌍욕을 듣고 나서 다시 위로 스크롤 하지 말고 욕설을 듣기 이전에 언급했던 '어휘력 떨어뜨리는 나쁜 습관 첫번째와 두번째'를 떠올려보시라.

생각 안 나는 분들 많으실텐데 욕은 이 정도로 뇌에 강한 영향력을 끼친다. 실제 여러 단어를 불러주면서 중간 중간 욕을 섞으면 대게 욕만 기억에 남지 평범한 단어는 거의 떠올리지 못한다.



뇌 마저 변화시키는 욕설

우리가 상대로부터 거친 언어를 듣게 되면 해마의 크기가 작아진다.

해마는 뇌의 다른 부위로 신호를 전달하는 매우 중요한 부위다.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고 감정 행동이나 일부 운동 조절 역할도 한다. 자율신경계와 연관된 시상하부의 기능을 조절하기도 한다.

과거 거친 언어를 들은 경험이 많은 아이들일수록 해마 크기는 평균보다 작았고, 심지어 일부 뇌 회로 발달도 늦어진다는 연구도 있다.*


욕을 입에 달고 사는 가해자라고 해서 다를 바 없다. 마찬가지로 뇌 발달이 느려지고 해마의 크기 또한 평균 이하에 머문다. 자기감정을 적절하게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뇌 발달이 더 안 되는 것이다.


욕하는 버릇은 비단 어휘력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인지 능력까지도 낮아진다. 무계획 충동성 또한 욕설을 많이 사용하는 그룹이 더 높았고, 인지 충동성은 더 크게 차이 나는데, 문제 해결 능력 또한 크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카이스트 정범석 교수 연구팀

**실험 디자인 :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 연구팀


-욕설 관련 참고 자료

https://youtu.be/_FztmFNX-mk

https://youtu.be/vuqtgKgtB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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