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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루 Nov 03. 2021

좋은 글을 쓰기 위한 기본기

문장과 문단 구성하기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대상과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내 글을 누가 읽는지, 이 글을 쓰는 목적이 무엇인지 명확해야 헤매지 않는다. 기본이다.

글쓰기를 지도하는 입장도 마찬가지. 대상과 목적을 생각하지 않으면 단지 강의를 위한 강의가 되고 만다.

'체언은 조사의 도움을 받아 주체 구실을 하며, 조사는 다시 격조사와 보조사로 나뉘고, 관형어는 그 체언을 수식하는 역할을 한다'는 식의 국어 교과서 같은 지도는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고, 성과도 없다. 그렇게 배워서는 늘지 않는다.


글쓰기의 기본기는 문장과 문단이다. 장르를 불문하고 이 기본기가 부족하니 긴 글을 쓰기가 힘든 것이다.

문장이 모이면 문단이 되는데 문장부터 제대로 못 다루니 문단이 잘 짜여질리가 없다.


문장을 잘 다루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체언이 어쩌고, 조사가 어쩌고는 몰라도 된다. 한국말만 할 줄 안다면 문장 다룰 실력은 충분하다.

두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첫째, 문장은 가급적 짧게 쓴다.


수타면을 기이이일게 뽑아내는 건 장인들이나 가능한 영역이다.

초보들이 흉내 내봐야 면의 길이를 감당하지 못한다. 비문, 오문 투성이인 글을 보면 죄다 길게 쓴 문장들이다.

짧아야 한 호흡에 먹기(읽기) 좋다.



"주어와 동사만으로 문장을 만들고 싶다."


김훈 작가의 말이다. 하물며 장인들도 짧고 명료한 문장을 선호한다. 여기에 두 번째 힌트가 숨어 있다.



둘째, 주어와 동사만 연결해 본다.



1. 나는 칼럼을 쓴다.

2. 나는 블로그에 칼럼을 쓴다.

3. 나는 블로그에 글쓰기를 주제로 칼럼을 쓴다.

4. 나는 지난해부터 블로그에 매주 화요일마다 글쓰기를 주제로 칼럼을 쓴다.

5. 나는 지난해부터 블로그에 매주 화요일마다 글쓰기를 주제로 칼럼을 쓰고 있는데, 이렇게 글을 쓰면서 나부터도 성장의 계기가 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문장이 점점 길어지는데, 5번 문장은 어딘가 어색하다. '매주 칼럼을 쓴다'는 문장과 '글을 쓰며 성장하고 있다'는 두 개의 문장이 합쳐졌는데, 연결이 부자연스럽다. 이렇게 긴 문장을 제대로 썼는지 궁금하면 주어와 동사만 보면 된다.

1~4번 문장은 '나는 쓴다'로 요약된다. 5번은 '나는~되는 것이다' 어색하다. 퇴고할 때 이런 문장을 찾아서 고쳐야 한다.

답은 간단하다. 둘로 쪼개면 된다. 다시 첫 번째 조언으로 돌아가서, 이게 문장은 짧게 써야 하는 이유다.



문장과 문장이 모여 만드는 문단


문장과 문장이 모이면 문단이 된다. 초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대목이기도 한데, 문단 구성을 잘 못해서 성긴 글이 된다. 문단을 구성하는 방법도 핵심은 단순하다. 이 단순한 걸 반복적으로 연습해야 글 근육이 는다.


문단을 구성하는 방법

문단은 중심 문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문장으로 나뉜다. 이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


문단 = 중심 문장 + 뒷받침 문장


런 식이다.



한 문단에는 한 줄로 요약 가능한 하나의 핵심 메시지가 있다. 그 핵심 메시지에 대한 근거나 예시 등이 뒷받침되어야 문단이 단단해진다.

문단과 문단이 모이면 이렇게 한 편의 글이 완성된다.



1. 문장과 문장의 연결이 얼마나 촘촘하고 자연스러운가.

2. 뒷받침 문장들이 중심 문장을 제대로 받아주고 있는가.

3. 문단과 문단의 연결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가.


이 세 가지가 글의 완성도를 결정한다.



글쓰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진짜 이유

초보 작가들은 이렇게 문장 만드는 법과 문단 구성을 힘들어한다. 글쓰기가 어렵다고 느끼는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대부분 이것 때문이다. 실제 초보 작가들의 글 모양을 보면 이런 식이다.



한두 문장 정도를 나열하고 엔터. 한 문장 쓰고 엔터. 문단을 전혀 구성하지 못하는 것이다. 애초에 뭐가 문제인지도 자각하지 못한다. 대부분 블로그 글이 이런 식이니까. 늘 보던 형태라 당연한 줄 안다.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 블로그 글은 왜 이렇게 쓸까?

가독성이 좋기 때문이다. 만약 이 글을 화면 중간쯤에서 줄바꿈 하지 않고 책처럼 쭉 이어서 쓴다면 어떨까? 원고 작성법에 맞는 글이겠으나, 가독성은 떨어진다. 모니터에서 보는 글은 종이에 인쇄된 것과는 가독성이 다르다.

더군다나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글을 많이 보기 때문에 가로로 긴 글은 잘 읽히지 않는다. 눈도 아프고.


그러나 지면으로 인쇄되는 글은 원고 작성법을 따라야 한다. 특히 칼럼은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신뢰도에도 영향을 끼친다.



안녕하세요, 카루입니다. 긴긴 방학 기간을 거쳐 다시 돌아왔습니다.

대학교 강의를 시작하면서 여러 일들이 몰려 마음의 여유가 없었습니다.

글쓰기에 대한 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유가 생기기를 기다렸다가는 영원히 못 쓸 거 같아 매일 밤늦게, 한 시간씩이라도 씁니다.

원고는 절반쯤 완성된 상태고 11월 중엔 초고를 마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르면 내년 초에는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글쓰기 칼럼은 글이 지어지는 대로 바로바로 올릴 생각입니다. 많은 응원과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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