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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루 Apr 04. 2022

여러 편 쓰기 VS 한 편을 계속 고치기

 여기 두 사람의 블로거가 있다. A 블로거는 포스팅을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한다. B는 일주일에 하나, 내지는 기껏해야 두 개 정도를 올린다. 문장력을 단순 비교할 순 없겠지만 출발선은 같다고 가정했을 때 누구의 글솜씨가 더 빨리 늘까?

 근육은 반복으로 만들어진다. 마찬가지로 문장력을 키우기 위한 글 근육 역시 반복으로 성장한다. 바벨을 여러 차례 들었다 놨다를 반복해야 근육이 생기듯, 글도 많이 읽고, 많이 쓰는 노력을 해야 는다.

 글쓰기 근육을 키우기 위해 중요한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글의 체형과 균형

 글쓰기는 레고 조립과도 같다. 가장 먼저 목표부터 세워야 한다. 비행기를 만들지, 성을 지을지, 또 크기는 어느 정도로 할지. 목표가 정해져야 무슨 색깔, 어떤 모양의 블록이 몇 개나 필요한지 계획이 선다.

 조립 과정에서는 전체 모양을 가늠하면서 내가 지금 어디를 조립하고 있는지 부분을 본다. 목표가 분명하고, 구조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으면 조립 과정에서 수정하기가 쉽다. 날개가 너무 짧은가. 색깔이 너무 단조롭나. 이런 단점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글도 마찬가지다. 목표가 분명한 가운데 전체 구조까지 알면 퇴고가 훨씬 쉬워진다. 여러 구조가 있는데, 몇 가지는 이미 학교에서 배운 바 있다.


서론-본론-결론 / 기-승-전-결 / 육하원칙


 [서론-본론-결론]으로 이루어진 삼단 구성은 논문이나, 설득을 목적으로 하는 글에 적합하다. 가장 널리 쓰이는 구조로 그만큼 대중들에게도 익숙하다는 장점이 있다. 서사적 흐름이 있는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는 흔히 [기-승-전-결]의 구성으로 흔히 쓰인다. [육하원칙]은 언론 기사에 적합한 구조로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라는 여섯 가지 요소를 통해 사건의 전말을 빠짐없이, 일목요연하게 전달할 수 있다.


외에도 글의 구조는 다양하게 나뉜다. 글쓰기 강의 때 다루는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교육학 이론에서 차용한 [4MAT], 스토리를 활용한 [SPB], 메타포를 활용한 [중첩된 고리(nested loops) : 수미상관 기법] 형태 등이 있다. 단순히 구성의 세련미를 더하기 위함이 아니라 독자의 감성과 무의식의 영역으로 접근하는 기술이다.

 이렇게 다양한 구조를 많이 알면 알수록 더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쓸 수 있다. 유튜브, 블로그 등 말과 글이 중심인 매체를 운영할 때도 마찬가지. 체계적인 구조를 잘 익히면 응용도 쉽고, 독자들에게도 더 다채로운 콘텐츠로 다가갈 수 있다. 무엇보다 구조를 훤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내 마음대로 모양을 다듬으며 독자와 밀당이 가능해진다.


둘째근력을 키워주는 끈질긴 퇴고

ㅡ매일 새로운 글을 올리는 블로거 A

ㅡ일주일에 한두 편씩 올리는 블로거 B     

 단순 비교로는 당연히 A의 실력이 빨리 는다. 하지만 매일 새로운 글을 올린다는 건 그만큼 콘텐츠 하나에 투자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는 의미다. 만약 B가 글을 주 1~2회만 올리는 대신 하나를 붙들고 끈질기게 수정하면서 완성도를 높이려는 노력을 한다면 시간이 지났을 때 문장력은 오히려 B가 훨씬 더 빨리 향상된다.

 글 한 편을 두고 끈질기게 매달리는 퇴고는 문장력을 키우는 가장 좋은 운동이다. 아령 한두 번 들고, 팔굽혀펴기 두어 번 하고, 턱걸이 한두 번 해서는 근육이 잘 붙지 않는다. 여러 편의 글을 많이 써봐도 실력이 좀처럼 늘지 않는 이유다.

 매일 10분씩, 비공개로 꾸준히 글을 써보라는 건 다른 맥락이다. 일종의 스트레칭에 해당한다. 스트레칭과 별개로 글 한 편(바벨)을 들고 지쳐 쓰러질 때까지 계속 밀고 두드리고를 반복해야 한다.

 세상엔 ‘열심히’만으로 안 되는 일들이 분명 있다. 그저 ‘노력’이라는 두 글자만 믿고 덤벼봐야 이내 한계에 부딪힌다. 제대로 된 방법을 알아야 노력도 빛이 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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