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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루 Apr 08. 2022

의미 전달력을 떨어뜨리는 나쁜 습관

지시대명사 바른 사용법

 지인이 지난 학기 모 대학에서 어느 강의를 들으며 투덜댔다. 교수가 말을 너무 못해 강의 내용이 하나도 이해가 안 된다며. 그 강의 내용을 일부 옮겨보았다.

                      

 유기농 채소라고 해놓고 산에 가서 보면 막 몰래 농약을 그냥 갖다 부어 놓으면 그게 유기농 채소가 됩니까. 그러니까 자기들1)은 안 사 먹는다, 나는 안 사 먹고 일반 사람들에게는 이거는 유기농 채소라고 하면서 팔아버린다? 이거는2) 인간의 도덕적인 측면을 완전히 버려버리는 거죠. 그런 것들3)이 없어야 되는 거죠. 그런 거4)에 대해서는 도덕적이어야 하는 거죠. 그런 것들5)이 많아져야 하는 겁니다. 탐욕으로 넘어가지 않는 시장경제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겁니다. 내가6) 많이 있더라도 그것들7)을 어떻게 환원할 것인가, 적어도 환원하지 않아도 내가 그것8)을 티 내지 않고 사는 방법, 그런 것들9)을 우리가 지금이라도 그런 부분들10)을 배워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11) 마음가짐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들12)이죠.


 여기서 '자기들1)'은 채소를 농약으로 재배하고 유기농이라고 속여 파는 사람들이고. 다음 줄 '이거2)'는 상인들의 부도덕한 행위. 유기농 채소 재배와 판매 전반인 '그런 거4)'가 도덕적이어야 하고…

 요약하자면 이렇다. ‘이거’는 버려야 하고, ‘그런 것들’은 없어야 되며, ‘그런 거’에 대해서는 도덕적이어야 하면서, ‘그런 것들’은 많아져야 한다. 그래서 ‘그것들’을 환원하거나 티 내지 않고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우리는 ‘그런’ 마음가짐을 만들어야 한다.


<..대환장 컬래버레이션     

지시대명사(指示代名詞)
 : 특정 사람, 동물, 장소, 사물을 지시하는 대명사.
 : 이것, 저것, 그것 / 여기, 저기, 거기, 어디 / 이분, 그분, 저분, 이이, 그이, 누구     

 지시대명사는 크게 ‘이, 그, 저’로 나뉜다. 화자 영역의 대상은 ‘이’, 청자 영역은 ‘그’, 둘의 영역 밖의 대상에는 ‘저’를 쓴다. 설명은 어렵게 들리는데, 예시를 들면 쉽다.

 쇼호스트가 상품을 직접 손에 들고 있을 땐 ‘이 제품을 보세요’ 한다. 다른 호스트가 들고 있는 상품을 설명할 땐, ‘그 제품 뒷면도 한번 보여주세요’라고 한다. 또한 청자(독자)가 알고 있다고 믿는 사물은 ‘그’, 화자(글쓴이)만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물에는 ‘이’를 쓴다.

 지시대명사를 쓰려면 대상을 분명하게 가리키고 있는지부터 봐야 한다. 또한 지시대명사도 자주 반복되면 글이 지루해지고 의미 전달도 모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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