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한 번에 완성되지 않는다. 이 자명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을 뿐, 누구에게나 좋은 글을 쓸 자질은 있다.
한 번에 완성되지 않는단 말은 초고를 계속해서 밀고 두드려가며 제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고작 두 어번 두드리고 좋은 칼이 만들어지리란 기대는 욕심이다. 앞서 소개한 바, 퇴고에도 순서와 방법이 있다. 전체에서 부분으로 나눠서 여러 차례 들여다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좀 더 잘 읽히는 문장으로 만드는 한 가지 노하우가 더 있다. 마지막 훈련법을 소개한다.
글이 술술 잘 읽히는 이유는 리듬이 있기 때문이다. 좋은 문장의 중요한 요소지만 작문에 서툴면 이 리듬을 제대로 만들어내지를 못한다. 그 방법이란 역시 많이 써보라는 빤한 조언부터 해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팁이 하나 있다. 바로 내가 쓴 글을 직접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이다.
반드시 소리를 내서 읽어야 한다. 입으로 소리 내서 읽어보면 눈으로만 글을 따라갈 때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혀에 착착 감기는 문장 : 리듬감이 좋은 글
문장 하나하나가 혀에 착착 감기면서 부드럽게 이어진다면 리듬이 좋은 글이다. 하지만 입에 잘 붙지 않고 탄력 없는 밀가루 반죽처럼 툭툭 끊어진다면 내용을 떠나 잘 읽히는 문장이라 보기 어렵다. 읽을 때 입에서 턱턱 걸리는 문장은 걸러내야 한다. 수정하란 소리다.
하나의 문장 내 구성도 중요하지만 문장끼리의 연결 또한 리듬에 관여한다. 접속사가 적절히 쓰여 문장과 문단을 잘 이어주는지, 너무 과하진 않은지를 봐야 한다. 화려한 미사여구는 글을 아름답게 꾸며주지만 자칫하면 리듬감을 망칠 수도 있다.
글은 기교보다 내용 전달이 우선이다. 멋지고 화려함에 현혹되지 말고 반드시 필요한 표현인지를 고려해야 한다.
쉼표는 없는 것보단 차라리 과한 편이 낫다. 쉼표를 어디에 찍어야 할까 궁금할 때도 소리 내어 읽어보면 위치가 보인다. 읽으면서 숨 쉬게 되는 그 자리에 찍으면 된다. 명사를 나열할 때도 쉼표가 필요하다. 적절하게 잘 찍은 쉼표는 가독성도 높여준다.
행갈이도 마찬가지. 읽어내려가다 이쯤에서 한숨 돌리고 싶을 때 행갈이를 해주면 된다. 정확한 기준은 하나의 메시지와 그를 뒷받침하는 내용 전달이 끝났을 때다.
눈으로 읽는 리듬
글은 눈으로 읽는다. 하지만 입으로 잘 읽혀야 눈으로 따라가기도 수월해진다. 소리 내어 읽는 과정은 길을 낼 때 요철을 없애는 평탄화 작업에 속한다. 턱턱 걸리는 부분 없이 술술 잘 읽혀야 의미 전달도 빠르고 쉽다.
좋은 글을 쓰는 비결이란 사실 단순하다. 많이 읽고, 많이 써보고, 또 내 글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수정해봐야 한다. 그 과정을 자꾸 반복해야 실력이 는다. 여기에 이런 소소한 노하우 하나하나가 조금은 더 빠른 지름길로 안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