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카루 Apr 12. 2022

글 쓰는 방법을 배워도 좀처럼 늘지 않는 이유

 “어깨 내리고. 가슴 들고. 양팔 수평 유지. 복부 힘! 허리 뒤로. 턱 당기고. 호흡 거꾸로 됐죠? 들이마시고. 후~”

 처음 운동을 배우면 트레이너가 옆에서 이렇게 동작 하나하나를 지도해 준다. 자세에만 신경 쓰다 보면 호흡이 흐트러지기도 하고, 바벨 하나 제대로 못 들어 균형을 잃기도 한다. 모든 것이 엉망이다. 그래서 운동을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가벼운 무게로 자세부터 익힌다. 바른 자세가 먼저. 근육 만드는 건 다음이다.

 글쓰기를 운동에 비유한 바 있는데, 초보들이 한계에 부딪히는 시기마저도 운동과 닮았다. 글쓰기를 두고 흔히 재능이라 말한다. 물론 이 분야에도 천재들은 있다. 하지만 누구나 몇 가지 기술과 요령만 익히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아직 바른 자세를 모르고 근력이 부족할 뿐.


 글을 아무리 많이 써봐도 좀처럼 발전이 없다면 ‘자세’를 점검해봐야 한다. 제대로 된 스트레칭 방법부터 헬스장에 있는 기구 사용법을 배워야 하듯 글쓰기에도 올바른 자세와 요령, 기술이 분명 존재한다.

 처음은 누구나 서툴다 글쓰기 훈련은 크게 스트레칭과 글-근육을 키우기 위한 과정으로 나뉜다. 어깨에 힘을 빼기 위한 [글쓰기 스트레칭] 방법을 알려주면 거의 대부분은 즉시 한결 부드러운 글을 쓰게 된다. 간혹 몸이 정말 많이 굳은 사람도 있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릴 뿐 언젠가는 이완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스트레칭이 관절의 가동 범위를 늘려주듯, 글쓰기에서는 경직된 몸의 긴장을 풀어주어 사고를 더 유연하게 만든다.


 [퇴고]는 스트레칭보다는 좀 더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이 역시 빠른 변화를 보여준다. 다만 [구조화]는 경험상 수강생마다 속도 차이가 있다. 글은 목적에 따라 다양한 구조로 쓸 수 있는데, 이 구조화 공식 몇 가지만 익혀도 글 솜씨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다만 처음엔 오히려 글쓰기가 이렇게 어려웠나 싶을 수도 있다. 반대로 구조화 공식 덕분에 글쓰기가 한결 쉬워졌다는 이도 있고.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운동도 곧잘 따라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더디게 배우는 사람도 있듯이.


훈련 초반부터 찾아오는 작은 언덕

 초보가 한 번에 여러 기술을 익히다 보면 이내 턱하고 막힐 때가 온다. 아무 생각 없이 바벨 들던 때와 달리 트레이너가 옆에 붙으면 초반엔 오히려 어렵게만 느껴진다. 이것저것 신경 써야 할 점도 너무 많고, 전문가가 지켜본다는 생각에 몸이 생각처럼 잘 안 움직인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 없다. 아직 몸에 익지 않아서 그럴 뿐. 이 시기를 잘 넘겨야 실력이 는다. 태산 같아 보일지 몰라도 실제로는 한 호흡에 오를 만한 작은 언덕에 불과하다. 이 작은 언덕만 넘으면 다음부턴 쉽다. 작은 언덕 하나를 못 넘고 중도 포기하는 이들을 보면 참 안타깝다. 마치 에베레스트 등반을 포기한 거라 생각하겠지만 막상 오르고 나면 '산'이라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의 높이였음을 알게 될 것이다. 부디 오르막 초입에서 지레 겁먹지 마셨으면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상상력과 창의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