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회원국 튀르키예는 자국 이익을 위해 양측 진영 사이 아슬아슬한 줄타기 외교 정책을 펼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과의 관계가 가장 악화했던 때는 2017년으로, 당시 F-35 도입을 추진하던 튀르키예는 러시아제 S-400 방공 시스템을 동시에 계약해 서방의 우려를 샀다.
미국은 러시아제 방공자산에 F-35가 노출된다는 점에서 동시 운용을 완강히 거부했지만, 수차례 경고에도 튀르키예는 S-400 배치를 강행했다. 결국 튀르키예는 F-35 프로젝트에서 퇴출당했고 이후 도입 재허가권을 두고 여러 차례 협상을 펼쳐왔다.
미국 무기 원하는 튀르키예
S-400 지원이 화해의 제스처?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방안이 대두되던 지난해 3월, 미국은 튀르키예군 소속 S-400 방공 시스템을 우크라이나로 이전할 것을 제안했다.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요청은 아니었지만, 해당 사안은 양국 관계 진전을 위한 실무자간 논의의 일부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당시 튀르키예 방송인과의 인터뷰에서 “S-400이 오랜 골칫거리라는 점을 모두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며, 아마도 지금이 문제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순간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후 튀르키예 외무부 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는데, 최근 당시 일화가 전해졌다.
미국의 제안 거부했다
“F-35 먼저 준다면…”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튀르키예 외무부 장관은 Habertürk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S-400 이전 제안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은 우리의 주권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제안을 했다”라며 “우리의 독립권과 주권은 어디에 있습니까”라고 말했다.
튀르키예 당국자의 공식 입장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파흐레틴 알툰 튀르키예 대통령실 공보국장은 당시 “S-400 이전을 논의하기 전에 F-35 전투기와 패트리어트 시스템을 튀르키예에 인도해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아울러,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역시 “S-400 이전 방안은 튀르키예에 갈등을 일으키기 위한 책략이다”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