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드론 공습 통한 우크라의 푸틴 암살 시도 주장

현지 시각으로 지난 3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푸틴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야간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성명을 통해 “두 대의 무인기가 크렘린궁을 겨냥했으나 군이 전자전 체계를 적시에 사용해 무력화했다”라고 밝혔다.

이번 공격에서 크렘린궁 건물 손상은 없었으며,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사건 당시 모스크바 외곽 관저에 머물고 있었으며 예정된 일정 변경 없이 평소 업무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돔 근처에서 폭발한 비행체
강경파는 젤렌스키 암살 주장

텔레그램 등 SNS에 공개된 영상에선 무인기로 추정되는 회색 물체가 크렘린 상원 건물 돔 근처에서 폭발하는 모습이 담겼다. 사건 장면을 담은 영상은 2개로, 새벽 2시 27분과 2시 43분에 두 비행체가 각각 포착된 점을 고려하면 실제 폭발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크렘린궁은 성명에서 “우린 이번 사건을 러시아 대통령의 생명을 노린 계획된 테러 행위로 간주한다”라며 “러시아는 언제 어디서나 보복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라고 밝혔다. 강경파들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한 물리적 보복을 요구하기도 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젤렌스키와 그 일당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라고 말했다.

극구 부인하는 우크라이나
테러 위한 러시아의 자작극?

우크라이나는 이번 폭발이 자국과는 무관하며 러시아가 테러 수위를 높이기 위해 명분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핀란드를 방문 중인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 땅에서 싸운다”라며 “푸틴은 전장에서 승리가 없고, 그의 국민에게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로이터에 “향후 러시아의 대규모 테러 행위가 발생할 것을 명확히 암시한다”라고 밝혔다.

서방 전문가들 역시 의구심을 품는 분위기다. 표면적으로만 보아도, 우크라이나가 푸틴 대통령을 암살하려 했다면 방공망이 갖춰진 그의 집무실보단 다른 쪽을 선택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울러, 대반격을 앞둔 우크라이나가 9일인 러시아 전승절에 앞서 테러를 감행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