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네덜란드 오픈소스 그룹 오릭스(Oryx) 발표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쟁 초기 투입했던 전차 3천 대 중 약 1,900대를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과 대전차 지뢰 등 미국이 지원한 무기에 러시아 전차들은 속절없이 무너졌고, 전장에 투입할 신형 전차 생산은 서방 제재에 차질을 빚고 있다.
결국 러시아군은 구소련 전차를 개조 및 보수하여 전장에 투입하고 있다. 영국 국방부는 1960년대 생산된 T-62 전차 약 800대가 전방으로 보내졌으며, 일부는 최정예 전차부대에도 조달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T-62 이전 모델인 T-54와 T-55의 전선 배치 정황도 끊임없이 전해지고 있다.
T-55 수송 정황 포착
1948년 배치된 유물급
지난 8일, CNN은 러시아가 전차 전력 보충을 위해 박물관에서나 찾을 수 있는 T-55 전차를 창고에서 꺼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T-54/55 전차는 1948년 구소련이 도입한 최초의 주력전차로 전 세계에서 10만 대 이상 생산됐다.
T-55 전차가 기차에 실려 전장으로 수송되는 장면은 앞선 3월 SNS상에서 화제가 되었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조사하는 자원봉사자 그룹 분쟁정보팀(CIT)은 해당 정황이 담긴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러시아군이 극동 아르세니예프 기지에서 수십 대의 탱크를 꺼내는 모습이 담겼고, 그중 일부는 T-55인 것으로 전해진다.
후방서 고정 사격 가능
징집병도 쉽게 사용한다
러시아는 전력 손실을 메꾸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구형 전차에 의존하지만, 실로 효과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외교정책연구소 로버트 리 선임 연구원은 CNN에 “T-55 중 일부는 일단 후방에 배치하여 장거리 포사격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 제국 전쟁 박물관의 큐레이터 존 딜레이니 역시 “전차전을 배제하고 특정 위치에서 포탑만 사용한다면, 반격을 방어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T-55는 현대 탱크보다 운용 및 보수가 쉽기 때문에 훈련이 부족한 징집병에 사용 편의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