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양산을 위한 9부 능선을 넘었다. 2001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국산 전투기 개발 구상을 선포한 이후, 2016년 1월 체계개발에 착수해 어느덧 실체에 가까워졌다.
지난 16일, 방위사업청은 KF-21이 약 2년여에 걸친 지상 시험과 200회 이상의 비행시험을 거쳐 양산 착수를 위한 주요 절차인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방사청 관계자는 “국방부와 합참, 공군, 개발업체 등 관련기관 간 긴밀한 협력과 노력을 통해 KF-21의 최초 비행시험이 성공적으로 완료됐고, 요구 성능이 충족됨에 따라 잠정 전투용 적합을 판정받았다”라고 설명했다.
내년 양산 계약 체결
2026년 실전 배치 목표
KF-21이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음에 따라 방사청은 8월까지 양산 사업 타당성 조사를 거쳐 내년 상반기 양산 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기존 KF-21의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 시기는 올해 11월경으로 계획되었지만, 내년도 예산 반영을 위해 6개월 정도 일정을 앞당겼다.
같은 날 최초 비행에 성공한 시제 5호기와 내달 비행이 예정된 6호기를 포함하여, 방사청은 공중급유, 공대공 미사일 유도발사, 전자전 장비 등의 시험을 추가로 전개할 방침이다. 내년부터 제작될 양산형 KF-21은 2026년 최종 전투용 적합 판정을 획득하여, 그해 하반기 공군 인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개발 사업은 일사천리
인니 분담금은 아직…
16일 첫 비행에 성공한 KF-21 시제 5호기는 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AESA) 레이더 등 항공전자 성능 검증 시험에 주로 동원될 예정이다. 아울러, 해당 기체는 2016년 체결한 공동개발 계약에 따라 연체된 분담금을 납부할 시 인도네시아로의 이전이 계획되어 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인도네시아 조종사가 시제 4호기에 처음으로 탑승했는데, 복좌기 후방석에 앉아 조종간을 잡지는 않았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내달 말까지 잔액 납부계획을 통보하기로 했으며, 우리 정부도 관련 세부 협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군 관계자는 “분담금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아 추후 진행 상황에 따라 비행 참여 정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