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6 지원을 줄곧 거부했던 미국이 입장을 바꾸자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우크라이나 조종사 훈련에 대한 바이든 미 대통령의 입장 표명 이후 벨기에와 폴란드, 포르투갈 등이 이에 동참하겠다고 밝혔으며,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서방의 훈련 결정은 전투기를 인도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단계”라고 말하며 환영했다.
아직 어떤 나라가 F-16 기체를 내줄지, 훈련을 정확히 언제 시작할지 등 확정된 것이 하나도 없지만, 지원길이 열렸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여기저기서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일부 전문가 그룹은 F-16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게 클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제한된 양국의 공군력
F-16 결정적 카드 아냐
현지 시각으로 22일, 프랭크 켄달 미 공군 장관은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가 F-16을 받기까지 적어도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F-16이 우크라이나군에 당장 갖지 못한 능력을 더해줄 것이다”라면서도 “그러나 전체 군사 능력에 대한 극적인 게임 체인저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F-16을 원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공대공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활공폭탄 등을 활용해 지상 타격에 나선 러시아 전투기를 견제하겠다는 목적인데, 켄달 장관은 이번 전쟁에서 전투기가 상당히 제한적으로 사용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양측의 효과적인 지상 방공 체계는 공군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조달 자체도 숙제 남아
실효성 논란 지속될 듯
익명의 한 조종사는 미 CNN에 “F-16은 우크라이나의 사기를 높이고 제한된 전투 능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라면서도 “약간의 승리를 거둘 수 있지만, 전쟁의 진로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F-16의 전장 활약 외에, 정상적인 운용조차 신통치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영국과 미국은 올해 여름부터 우크라이나 조종사에 대한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F-16은 아주 기본적인 비행 숙달에만 최소 몇 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공군기지의 미흡한 인프라와 핵 종말 가능성을 언급하는 러시아의 위협도 걸림돌로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