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전략핵잠수함 메인함(SSBN-741)의 다음 기항지가 한반도일지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발표된 워싱턴 선언을 통해 미국은 전략핵잠수함 등 전략자산의 정례적인 한반도 전개를 약속한 바 있다.
한미 정상회담 당시 메인함은 태평양 괌 미군 기지에서 위치를 공개했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에 맞춰 4주 만인 지난 19일 필리핀해역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통상 핵잠수함의 위치는 기밀 사항이기에 메인함의 경로 노출은 적대 세력에 대한 전략적 메시지로 해석되는데, 이에 질세라 러시아도 핵잠수함 배치 계획을 공개했다.
극동지역에 힘 싣는 러시아
캄차카반도에 핵잠 사단 구성
현지 시각으로 지난 24일, 러시아 해군 최신형 전략핵잠수함이 오는 8월 태평양함대로 이동할 것이라고 국영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익명의 러시아 국방부 관계자는 “제너럴리시무스 수보로프(Generalissimo Suvorov) 잠수함이 8월 북극 북부함대에서 태평양 함대로 전환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둔 확대와 일본의 군사력 증강을 비난하면서 극동지역에 힘을 싣고 있으며, 2025년 상반기까지 특별 핵 잠수함 사단을 캄차카반도에 구성하기로 했다. 올여름 태평양함대에 배치될 제너럴리시무스 수보로프 역시 캄차카반도에 영구 배치될 예정이다.
SLBM 최대 16기 탑재
미국에 건네는 경고장?
2022년 12월 진수된 보레이-A급 핵잠수함 제네랄리시무스 수보로프(K-553)는 길이 170m, 전폭 13.5m 크기의 24,000t급 대형 잠수함이다. 보레이-A급 잠수함은 최대 16기의 불라바 SLBM을 장착할 수 있으며, RSM-56 불라바의 최대 사거리는 1만km에 달한다.
제너럴리시무스 수보로프의 8월 태평양 함대 배치는 기존 러시아군 계획과 다르지 않으므로 이번 보도 역시 전략적 의미를 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바로 전날인 23일 베트남을 방문해 “핵으로 인한 종말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서방의 무기 지원 양상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