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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리터리샷 Aug 19. 2022

제비뽑기로 군대가는 태국...확률은 어느정도?

지난 대선을 통해 뜨겁게 화제가 되었던 ‘군 병사 월급 200만 원 인상안’과 모병제 도입 논의는 아직도 언론을 통해 회자되고 있다. 선거 당시 ‘이대남’의 표심을 잡기 위한 포퓰리즘 공약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지만, 인구 감소로 인해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우리나라는 헌법 제39조와 병역법 제3조에 따라 만 18세 이상 남성 국민에 한해 병역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1990년대 전후 유럽을 중심으로 여러 국가가 모병제로의 전환을 택했지만, 아직도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는 우리 외에도 그리스, 북한, 이스라엘, 베트남 등이 있다. 그런데, 마찬가지로 징병제를 시행하고 있는 태국에서는 제비뽑기로 징집 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빨간색 뽑으면 2년 군 복무
걸리자마자 실신하기도

약 30만여 명 규모의 태국군은, 연간 10만 명 정도의 입대자를 제비뽑기로 선발하는 독특한 징병 제도로 유명하다. 1954년부터 시행된 이 제도는, 지원병 모집이 끝난 후 부족한 자리를 채우기 위해 추첨식으로 진행되며 매년 4월 열린다.


신체검사를 통과한 청년들은 한 명씩 앞으로 나와 제비를 뽑아야 하는데, 검은색 종이를 뽑으면 면제, 빨간색 종이를 뽑으면 2년 동안 군 복무를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추첨 영상에서는 한순간 희비가 갈린 청년들의 격한 반응을 볼 수 있는데, 지원병의 경우 대졸은 6개월, 고졸은 1년만 복무하면 되기 때문에 뽑기로 징집 대상이 되는 것은 억장이 무너지는 상황이다.

지역별로 그때그때 확률 달라
대체복무 선택율이 압도적

태국의 입대 제비뽑기는 지역별로 시행되는데, 안정적으로 자원입대를 결정하는 인구가 매년 6~70% 정도여서 추첨식이 열리지 않는 곳도 더러 있다고 한다. 그래서 제비뽑기에 끌려갔다면 입대 확률도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데, 평균적으로 20% 내외이거나 더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에서는 대승불교의 승려이거나 성기 수술을 완료한 트랜스젠더일 경우 병역을 면제해주는데, 이 때문에 해당 사항이 없는 트랜스젠더나 스님이 추첨에 참여하는 사례도 있다. 더불어, 고등학교 3년간 군사교육을 이수하면 대체복무로 인정해주기 때문에, 추첨장에 가지 않기 위해 7~80%의 태국 남학생들이 이 과정을 선택한다고 한다.

“직관하고 싶다”
 네티즌들의 반응

한편, 제비뽑기를 통해 입대 여부를 가리는 태국의 징병제를 접한 네티즌들은, “우리는 저 기회도 없는데…”, “걸린 사람은 진짜 슬프겠다”, “우리나라도 도입되면 재밌겠다”, “대학 졸업하고 6개월 갔다 오는 게 맘 편하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태국에서 제비뽑기를 징병 제도로 채택한 바탕에는 ‘운명’을 중시하던 고대 브라만교의 원리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하지만 그 와중에 일부 고위층 집안의 자녀들은 꼼수로 추첨을 교묘하게 피한다고 하니, 권력으로 운명을 바꾸는 부조리는 어디서든 일어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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