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레이더, 전자장비 등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인 전투기는, 개발 국가의 과학기술력을 상징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전투기를 독자 개발 및 생산할 수 있는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러시아, 프랑스 등 일부 군사 선진국에 국한되어 있다.
이 외의 국가들은 주로 라이센스 생산을 통해 조립 기술을 먼저 익힌 후, 공동개발에 참여해 관련 기술을 습득한다. 개발주도국 역시 비용 등 위험 부담을 나눌 수 있기에 전략적 동맹 관계를 맺는 것인데, 중국과 전투기 개발을 함께한 파키스탄이 최근 곤경에 빠졌다고 한다.
엔진 부품 없는 파키스탄
중국은 적극 협조 안 해
인도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재 파키스탄 공군이 운용 중인 JF-17 137기 중 절반 이상이 정상 비행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명으로는 FC-1로 불리는 JF-17 다목적 전투기는 청두 항공기 공업 그룹과 파키스탄 항공 그룹이 공동으로 개발한 로우급 4세대 전투기이다.
보도에 따르면, 다수의 JF-17에서 가이드 베인, 배기 노즐 등 엔진 부품 결함이 발견되었고 계약상 중국을 통해서 관련 부품을 조달해야 하는데, 중국은 이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파키스탄은 엔진 제작을 맡은 러시아에 직접 연락을 취했다.
러시아도 거래 힘들어
의구심만 드는 파키스탄
JF-17에 탑재된 RD-93 엔진은, 소련제 전투기 MiG-29의 RD-33 엔진을 단발형으로 개량한 형태이다. 이 때문에 엔진 수리 관련 부품 및 시설은 러시아를 통해 제공받아야 하는데, 현재 제작사가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어 금융 거래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JF-17은 개발 과정에서 상당히 진보한 전투기라는 평을 받았지만, 현재는 인도 공군의 미라주 2000과 Su-30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파키스탄에서의 실전 배치 이후 JF-17은 여러 차례 추락했고 이에 파키스탄 군부는 기체 적합성에 강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래도 중국 손 못 놓는다
JF-17 끝까지 가져가야 해
이런 실정에도 파키스탄은 중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전통적 친중국가인 파키스탄은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으로 인해 파키스탄은 빚더미에 오른 지 오래고, JF-17의 저렴한 가격 역시 중국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JF-17은 파키스탄을 비롯한 몇몇 국가의 수요를 맞추기 위한 수출 전용 모델이기 때문에, 중국이 품질 개선에 나서지 않을 거라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실제로 JF-17은 공개된 자료에 비해 내구성, 교전 능력, 전자 장비 등 모든 부분에서 저조한 성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파키스탄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