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비싼 차라도 피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좁디좁은 대한민국에서 차량을 소유한 사람이라면 대부분 겪는다는 “주차난”이다. 차량의 가격에 상관없이 대형 마트에선 모두 빈 공간을 찾아 주차장을 맴돌고 아파트에선 이중주차로 이웃 간 갈등이 격화되기도 한다.
이런 주차난과 동시에 수반되는 것이 주차장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문콕”의 위험이다. 프리미엄 차의 소유주라도 옆 차량과의 공간이 협소하다면 차 문을 최소한으로 열고 몸을 접어가며 문콕의 위험을 피하려고 애써야 한다. 이렇듯 도처에 위험이 산개한 대한민국 주차장에서 문콕의 위험을 막아줄 수 있는 편리한 기능들을 알아보자.
미니밴 차량에 장착된
슬라이딩 도어 방식
보편적으로 차량에 달린 문은 여닫이 방식의 레귤러 도어이다. 때문에 협소한 주차 공간에 어떻게든 차량을 끼워 맞춘다 하더라도 차량 문을 열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어떻게든 내려보려 좁은 문틈 사이로 내리려다 옷을 다 버리거나 문콕을 내버리는 일도 차주들에겐 흔한 경험이다.
특히 자녀를 태우고 다니는 차주들은 문콕에 대한 두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 활동적인 아이들이 옆자리에 주차된 차를 주의하지 않고 문을 활짝 열다가 옆 차를 찌그러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니발에 장착된 슬라이딩 도어는 활동적인 자녀를 둔 아빠들의 우려를 시원하게 없애준다.
카니발 후석에 탑재된 도어 방식은 일반적인 여닫이 방식의 레귤러 도어가 아닌 미닫이 방식의 슬라이딩 도어이다. 때문에 협소한 주차 공간에서도 아이들이 쉽게 오르내릴 수 있다. 문콕의 위험에서 차주들을 구출해낸 것이다.
게다가 슬라이딩 도어 방식은 공간 활용을 위해 시트 위치를 조절할 때도 편리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미니밴에 탑재된 슬라이딩 도어 방식은 패밀리카로 주로 사용되는 특성에 참으로 걸맞다고 할 수 있다. 차체가 긴 미니밴의 특성에 맞춘 도어 방식이겠지만, 슬라이딩 도어 방식엔 자녀를 둔 차주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따뜻한 배려가 담겨있을지도 모르겠다.
참신함과 기술력의 조화
테슬라 모델 X의 팔콘윙 도어
슬라이딩 도어 못지않게 아빠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도어 방식이 있다. 하늘로 문이 열리는 걸 윙 도어 방식이다. 벤츠의 300SL에서 시작된 걸 윙 도어 방식은 단순히 특이한 도어 방식을 넘어 오늘날 문콕의 위험에서 차주를 구출해내는 새로운 신기술로 다시 태어났다. 문제가 있다면 기술을 장착한 차량의 가격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이다.
1954년, 경영난에 시달리던 벤츠가 자사의 레이싱카 모델 300LR을 양산형으로 개량하여 시판한 차량이 벤츠 300SL이다. 벤츠 300SL이 세상에 공개된 직후 300SL은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의 도어, 걸 윙 도어 때문이었다.
300SL의 기반이 된 벤츠의 레이싱 카 300LR은 고속 주행에서 차체의 틀어짐을 막기 위해 특별히 고안된 특수 프레임을 사용하고 있었다. 때문에 300LR의 특수 프레임을 공유하는 300SL에는 일반적인 레귤러 도어를 장착할 수 없었다. 이에 고민을 거듭하던 개발진들은 새로운 방식의 걸 윙 도어를 고안해냈고, 역사에 남을 특별한 벤츠를 만들어 냈다.
당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걸 윙 도어 방식은 사실 특이한 모양 대비 실효성은 별로 없다는 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기존의 이러한 인식을 뒤집고 걸 윙 도어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하여 실효성을 극대화 한 차량이 있다. 바로 테슬라의 모델 X이다.
테슬라 X의 뒷좌석에는 걸 윙 도어를 개량한 “팔콘윙 도어” 방식의 문이 장착되었다. 새가 날개를 펼치듯 위로 접혀 올라가는 팔콘 윙 도어는 문 측면에 부착된 카메라 센서를 통해 옆 차와의 간격을 인식하고 각도를 조절하여 문을 개방한다.
기존의 걸 윙 도어 방식에 카메라 센서와 자동 각도 조절 개방이라는 최첨단 기술을 접목하여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낸 것이다. 상황에 맞게 각도가 조절되는 팔콘 윙 도어의 기술은 아무리 비싼 차라도 피할 수 없었던 문콕의 위험으로부터 차주를 구해주었다. 하지만 은혜로운 기술과 달리 가격만큼은 그다지 착하지 않은 모습이다.
현대 스마트 센스
원격 주차 기능
테슬라는 걸 윙 도어 방식에 첨단 기술을 탑재하여 문콕의 위험에서 사람들을 구출해냈다. 그런가 하면 최근 시장에 출시되는 신차들은 차량 자체에 첨단 기술을 탑재하여 사람들을 문콕의 위험에서 구출해내고 있다. 그 은혜로운 기술이 바로 “원격 주차 기능”이다.
최근 현대자동차에서 출시하는 신차에는 다양한 편의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그중 하나가 협소한 주차 공간에서 편리하게 주차할 수 있도록 돕는 원격 주차 기능이다. 원격 주차 기능은 차량을 주차시킨 후 문을 열 공간이 없어 차량에서 나오지 못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고안된 기능이다.
미숙한 운전자는 물론 숙달된 운전자라도 협소한 공간에 주차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다. 이러한 부담을 줄이고 문콕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원격 주차 기능이 탄생한 것이다. 이 기능을 통해 주차 공간 앞에 차량을 일자로 주차시킨 후 차에서 내려 원격으로 차량을 이동시킬 수 있다.
원격 주차 기능은 벤츠, BMW 등 다양한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에서 일찍부터 적용하고 있던 기술이었다. 하지만 주차 공간이 협소하고 문콕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한국은 프리미엄 급이 아닌 일반 양산형 모델부터 이러한 원격 주차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매일같이 주차 전쟁을 벌이는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은 국산차의 전략이 아닐까?
주차는 모든 운전자의
고민거리이다
주차는 모든 운전자들의 고민거리이다. 심지어 초보운전자 중에선 고속도로 주행보다 주차가 더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번 글에선 차주들을 위협하는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까지 고안된 다양하고 참신한 기능들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이런 기술들은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가 일상적으로 문콕을 막을 방법은 문콕 방지 도어 가드를 붙이는 정도일 것이다. 하루빨리 새로운 양산형 기술이 도입되어 대한민국 운전자들이 문콕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있길 기원해본다.
글.
차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