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전 세계에서 가장 실전 경험을 많이 치른 선진국인 동시에, 손에 꼽는 무기 제작 기술을 가지고 있는 국가이기도 하다. 여러 차례의 중동전쟁을 바탕으로 동구권과 서구권 무기를 모두 운용해본 노하우를 바탕으로 뛰어난 병기를 개발해왔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방호력을 가진 장갑차, 나메르 장갑차는 이스라엘의 자랑스러운 국산 무기이기도 하다. 전차 수준의 방어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나메르 장갑차의 배경은 과연 무엇일까? 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메르카바 전차 베이스 사용
뛰어난 방호력과 편의 사항
나메르 장갑차는 메르카바 전차의 베이스를 그대로 가져와 만든 장갑차로, 이스라엘 무기 특유의 경제성이 엿보이는 무기이다. 인구가 적은 이스라엘 병기들은 대부분 탑승자의 생존성을 극한으로 추구하며, 메르카바 탱크와 그 베이스를 활용한 나메르 장갑차 역시 승객의 안전을 가장 최우선으로 개발된 기갑 전력이었다.
문제는 이러한 배경 때문에 장갑차임에도 불구하고 나메르는 3.5세대 탱크 수준의 방호력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대부분 최신 전차의 방호력 확보 수단인 복합 장갑 등이 아니라 오로지 공간 장갑과 경사 장갑만으로 이를 달성했다. 물론 후속 기체에는 복합 장갑이 탑재되었다. 전차 내부에는 화장실과 공기 정화시스템, 전자레인지 등 병사들을 위한 다양한 편의 사항도 탑재되어있다고 한다.
시가전, 게릴라전 중심의 중동
거기에 속도도 안 밀린다
처음부터 전차를 베이스로 장갑차를 만들어야 했던 배경에는 중동에서 발생하는 전쟁의 공통점, 즉 개활지에서의 대규모 회전이 아닌, 시가지에서 게릴라를 상대로 산발적인 전투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곳곳에서 날아오는 대전차 화기를 버텨내면서, 동시에 이송 중인 군인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나메르 장갑차의 최우선 목표로 설정된 것이다.
또한 생존을 위해서는 방호력과 더불어 빠르게 접전 지역에 병사를 수용, 빠져나올 수 있는 속도도 필수적이다. 따라서 육중한 차체에도 불구하고 최대 속력이 60km/h에 달한다는 점도 눈여겨볼 사항이다. 이러한 성능을 바탕으로 나메르는 시가전에서 게릴라를 상대로 싸우기에 최적화된 중장갑차라는 평을 받곤 한다.
부족한 화력도 보충했다
한국에는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아무리 보병전투차라고는 해도 무장이 기본적으로 M2 브라우닝 중기관총이나 7.62mm 기관총, 혹은 60mm 원격조종 박격포 등이 다라 근거리 화력이 약하다는 평이 많았기 때문에 상부에 30mm 기관포를 달아 화력을 보충했다. 여기에 스파이크 대전차미사일도 탑재되었는데, 이스라엘군이 상대하는 하마스, 헤즈볼라 등의 무장단체는 중장갑차 량이 없기 때문에 이 정도 화력으로도 충분히 제압이 가능하다.
하지만 한국군과의 조합을 생각한다면 정확히 어긋난다고도 볼 수 있다. 북한 육군의 주요 전력은 구세대긴 해도 기갑 전력이며, 국군과 전투를 치를 공간도 도시보다는 산을 비롯한 험지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국군에서 차용하기에 나메르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