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북한 무인기 5기가 서해안 영공을 침범해 강화도 일대와 서울 상공을 누볐다. 우리 군은 미상 항적을 포착한 이후 전투기와 헬기를 동원하여 대응에 나섰지만 단 한 대도 격추하지 못하면서 안보 우려를 야기했다. 이에 합동참모본부 강신철 작전본부장은 브리핑을 열고 “격추하지 못하였다는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라고 공식으로 사과했다.
그런데, 북한 무인기 남침 이후 뜻밖의 역주행을 겪은 유튜브 콘텐츠가 화제가 되고 있다. 국방홍보원은 지난 16일, 유튜브 국방TV 채널에 ‘드론? 무인항공기? 지상전? 다 드루와바! 비호복합이 다 막아줄께!’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자신감 넘치는 제목과 달리 북한 무인기는 영공을 활보했고,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40만 회를 돌파했지만 28일 오전 10시 기준 비공개로 전환되었다.
‘드론 잡는 킬러’로 주목받았지만
탐지 못해 목표물 포착 실패
국방TV의 영상에서 홍보한 비호복합은 K-30 자주 대공포 ‘비호’에 최대 4발의 신궁 지대공 미사일을 장착한 복합 무기체계이다. 비호복합은 저고도에서 진입하는 비행체, 특히 드론 등을 요격하기 위해 제작된 무기이며, 영상에서도 “21세기 현대전에서 드론의 위협이 커지면서 드론 잡는 킬러로 해외에서도 큰 주목을 받게 된 대표선수”라고 소개했다.
그렇다면 지난 26일 비호복합은 왜 제 기능을 하지 못했을까? 군에 따르면 이번 무인기 침범 당시, 발칸포와 비호복합 등 지상에 배치된 대공무기는 목표물을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자체 탑재된 장비에 목표물이 탐지되지 못했기 때문이며, 무인기가 유효 사거리나 탐지 범위를 벗어났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제기되는 비호복합 무용론
이대로는 수출길도 막힌다?
대공 무기의 허점과 공중전력 출격에 대해 산업연구원 장원준 연구위원은 “전방에서 경공격기 출격보다 먼저 레이더와 대공 무기 체계들이 제대로 작동했어야 하는데 대응이 아쉽다”라며 “지금 보면 과거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비호복합 무용론까지 제기되었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수출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소형 무인기 대응 작전은 군사 강국 미국 역시 어려워하는 전술로 꼽히며, 합참에 따르면 현재 우리 군 방공체계로는 3m급 이하 크기의 물체를 정확히 탐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김종하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장은 “소형 무인기가 여러 대 작동하면 비호만으로는 잡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재래식 무기뿐만 아니라 최첨단 무기 개발과 대응에 힘써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드론 전력 보강은 언제?
시기 앞당기겠다는 군
드론 방어체계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하는 가운데, 방산업계에 따르면 대드론 전력 보강은 202~2026년에나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화가 개발 중인 레이저 무기는 내년 블록Ⅰ 사업 완료가 예상되며, 방해전파를 발사해 무인기를 추락시키는 K-재머는 2026년 1월이 사업 종료 시점으로 예정되어 있다.
여론의 질타와 전문가들의 지적에 우리 군은 운용상 문제를 개선하고 대드론 자산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 강신철 작전본부장은 “다양한 능력의 드론 부대를 조기에 창설해 적의 주요 군사시설을 감시 및 정찰하겠다”라며 “물리적·비물리적 타격자산을 신속히 획득하고 전력화 추진 중인 장비의 시기도 최대한 단축하겠다”라고 말했다.